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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에 내려가서 화요일에 감나무에 약을 치고 왔다.
가능하면 화학농약을 치지 않으려고 하는데,
워낙 벌레가 많이 붙어서 도무지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을 정도여서 올 해는 좀 서둘러 쳤다.
보통 감나무는 약을 치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감나무에 벌레가 많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제는 적어도 두세번은 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버렸다.

이것 역시 인간의 욕심이 부른 결과가 아닐까?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지나칠 정도로 많이 심고, 많이 따려고 하니
예전에는 다른 나무들에 의해 조절되었던 해충들이
감나무를 공격하게 된 것이다.

아무튼 더는 약을 치지 않고 감을 수확할 수 있으면 좋겠다.
7월에 한 번 쳤으니, 10월 하순에 딸 때는 농약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고, 벌레도 없고...

또 욕심이 과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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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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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식물이 섞여서 자라면 병충해가 없으나
모여서 자라면 병이 나기 마련이다.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 임락경 지음  12쪽

상주 집에서 들려 온 소식.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셨던 기씨 아저씨가 백혈병에 걸려 입원하셨다는 것 하나.
우리 집 터를 관리하는 땅부자 황씨 아저씨가 또 암으로 입원하셨다는 것 둘.

65세에서 70세 전후의 어르신들이 힘없이 쓰러지신다.
이유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는데,
그 분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신 분들이라는 데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바로 농약이다.

보호장구 없이 살포할 때 자연스럽게 속에 축적된 농약들이 몸을 고장낸 것이다.
농약의 해로움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요사이에도
마스크 하나도 쓰지 않고 아무렇지않게 약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그 전에야 오죽 했을까.

보기좋은 먹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뿌려온 농약이
그래서 보기 좋은 상품으로 돈을 벌게 해 준 그 농약이
농부의 생명을 갉아 먹고 있었던 것이다.

뭔가를 보기 좋게, 빨리, 크게, 대량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속지 말자.
그에 대한 대가를 누군가는 분명 치루어야 할 것이니.
혹시 모른다 우리 안에서도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지도.


학교라는 이름으로 생각없는 시민들을 대량으로 길러 내고,
교회라는 이름으로 겉만 번드르르하고, 말만 잘하는 신도들을 찍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들을 그 안에 빠져들도록 현혹시킨 거짓에 대한 대가를 누군가 분명 치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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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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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오전에 포도밭에 약을 쳤다.
무농약 농사에서 허용하는 유일한 살충제라는 석회유황합제(?)였다.
일단 작은 그릇에 녹여 큰 물통에 넣어서 정해진 양의 물에 희석한 후, 밭으로 갔다.
호스들을 재위치 시킨 후 경운기에 시동을 걸어 펌프를 돌아가게 하고,
뛰어가서 한 나무 한 나무 흠뻑 젖도록 뿌려 주었다.
아무튼 경운기로 약치는 도구들을 싣고 밭까지 간 것도 그렇고,
경운기를 돌려 약을 치게 되다니 이젠 정말 농부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약줄 놓는 것 하나도 물어 가며 해야 하는 초보농부이긴 하지만...

화학약품으로 만든 농약이든, 친환경제재로 만든 농약이든 간에 농약은 작물을 위해 친다.
병을 예방하거나, 해충을 박멸하거나, 영양을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작물에는 어쨌든 이로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농약병의 뚜껑을 열어서 그대로 작물에 붓지는 않는다.
간혹 가루를 잎 같은 곳에 직접 뿌리기도 하지만 거의 모든 농약은 물에 타서 사용한다.
한마디로 희석(稀釋, 용액에 물이나 용매 따위를 가하여 묽게 하는 일)을 시킨다는 것이다.
3k를 90리터의 물에 넣으라고 하면 30배 희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것은 100배, 200배 희석을 해서 치도록 한다.
아무리 이로운 것이라고 해도 원액 그대로를 뿌리면 오히려 작물을 죽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입에서 나오는 '말'도 그런 것 같다.
아무리 옳고, 바른 말로 상대방에게 필요하다고 해도 너무 직설적으로 내뱉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얘기다.
상대방을 살리겠다고 말하는 것이지만 반대로 죽게 만들 수도 있다.
그 말을 들을 때 너무 아프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도 좀 희석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상대방도 살리고, 나도 살 수 있도록 30배, 60배, 100배로 말이다.

2006.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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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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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이미 일어나신지 오래되어 밭에 다녀오시는 동네 어르신들께 늦은 인사를 드리며,
아침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패달을 밟는다.

그런데 오늘은 유난히 두 가지가 내 코를 자극했다.
하나는 논에 잔뜩 뿌려서 하루가 지나도 가시지 않는 농약 냄새이고,
또 하나는 수확기가 다 된 잘 익은 포도의 향기가 그것이다.
냄새와 향기...
맡아도 맡아도 더 맡고 싶은 향기와
조금도 맡고 싶지 않은 냄새가 공존하는 농촌의 아침이라.

농약냄새와 같은 악취는 언제든 풍겨 올 수 있는 것들이라면
포도 향은 때가 되어야만, 그러니까 무르익었을 때에라야 맡을 수 있는 향기이다.

나에게서도 그런 것 같다.
이기심이라는 악취는 언제든 시도 때도 없이 발산하여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지만,
내면으로부터 성숙된 향기는 좀처럼 풍겨져 나오지 않는다.
깊은 자기성찰과 영성이 만날 때, 무르익었을 때나 가능할까.

2005.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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