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차례 어머니께서 올라오신다.
뭐 어머니는 청소도 해 주시고, 밑반찬도 만들어 주신다고 올라오시지만,
아들들은 그 마음을 잘 몰라주는 것이 사실이다.
자유롭게 지내다가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게 되니.

아무튼 가장 큰 차이는 잘 먹지 못하던 아침을 먹게 되는 거다.
또 밖에서 먹고 들어가던 저녁도 집에서 먹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희안한 것은 어머니께서 차려주시는 밥이 맛이 없다는 거다.
오히려 내가 해 먹었던 밥이나 국이 더 맛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만든 음식이 정말 더 맛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것은 착각이었다.

내가 집에서 밥을 차려 먹을 때는 배가 고플 때이다.
그래서 배고픔을 참으며 헐래벌떡 음식을 만들어 상을 차린다.
그러니 당연히 '시장'이라는 반찬을 놓고 먹는 것이니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차려주시는 상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먹기 싫을 때 먹게 된다.
먹기 싫으니 당연히 맛도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먹기 싫을 때가 먹어야 할 때가 아닐까?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먹기 싫어도 정해진 때에 식사해야 한다.

내가 먹고 싶을 때, 내가 하고 싶을 때만 뭔가를 한다면
즐거울 수는 있겠지만 더 길게 보면 나에게 해로운 것일 수 있다.
입맛이 없어도 규칙적으로 거르지 않고 밥을 먹는 것이 건강을 지켜주듯이
하기 싫어도 규칙적으로 나를 갈고 닦는 일을 빼먹지 않는 것이 나의 실력을 키워 줄 것이다.

입맛이 없어도 맛없다고 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먹는 것이 몸에도 좋고
어머니께도 효도하는 길이다.
나를 갈고 닦는 일도 하기 싫을 때도 기꺼운 마음으로 할 때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길이다.

'깨어살리 > 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의 유형 네가지  (1) 2007.03.28
버스는 내가 선 곳에 서지 않는다.  (0) 2007.03.17
힘은 흐른다.  (0) 2007.03.03
게으름과 부지런함...  (0) 2007.02.23
거짓된 청결함  (0) 2007.02.15
블로그 이미지

dols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