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들어가는 추천 코스

라오스에 들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태국에서 육로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정확히 말하면 태국 치앙콩에서 출국하고 메콩강을 건너 라오스 훼이싸이로 입국 하는 것이다.

치앙콩은 치앙마이나 치앙라이를 중심으로 태국 북부를 돌아보다가 쉽게 갈 수 있다.

또 세 곳(위앙짠, 라오바오)으로 국경을 넘어봤는데, 치앙콩-훼이싸이 국경이 가장 통과하기 쉬웠다.

그렇다고 다른 곳들이 긴장을 해야하는 일이 있다는 말은 아니고, 시간이 좀 더 걸린 걸렸다는 얘기다.


훼이싸이에서 빡뱅을 경유하는 슬로우보트로 1박2일 만에 루앙프라방에 도착할 수 있다.

스피드보트를 이용하면 예닐곱 시간이면 갈 수도 있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다.

유유히 흐르는 메콩강의 진수를 맛보는데 슬로우보트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작은 마을 빡뱅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것도 나름 특별한 경험이 된다.

루앙프라방에서는 왕위앙이나 위앙짠, 아니면 더 북쪽에 있는 도시들로 갈 수 있다.


라오스 숙소 잡기

2013년 3월부터 4월에 걸쳐 태국북부와 라오스를 묶어서 여행을 할 때는 

아고다를 통해 숙소를 모두 예약을 해두고 예정 일정대로 움직였다(훼이싸이와 빡뱅만 예외).

숙소를 모두 잡아 놓고 여행을 하다보니 일정에 융통성이 없는 것이 불편했고,

또 하나는 라오스의 경우 아고다로 예약하고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고다 예약 바우터를 보여주면 무표정하게 맨 꼭대기 층이나 후미진 곳으로 안내했다.

왕위앙에서는 함께 도착한 일본인은 현장에서 숙박료를 지불하자 2층 방을 주고, 나는 4층 꼭대기 방으로 안내했다.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곳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반응이었다.

보통 부정적인 후기를 쓰는 것을 우려해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말이다.

그래서 라오스를 갈 때는 극성수기만 아니라면 숙소를 미리 잡아두지 말고, 

아고다 같은 사이트에서 평이 좋은 호텔과 숙박료만 조사해뒀다가 현장에서 흥정하고 지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위앙짠, 세 시간에 돌아보기 2013.4.5.

여행을 하면서 한 나라의 경제력을 보는 척도가 하나 생겼는데, 그것은 '도로'이다.

또 도로가 잘 닦여있는가를 보는 척도는 '흙먼지'이다.

캄보디아나 라오스는 어디나 흙먼지가 많다.

태국만 넘어가도 흙먼지가 줄고, 다시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면 흙먼지는 구경도 못한다.

고속도로라는 것은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도로의 최첨단 시스템인 것 같다.

우리나라의 고속화도로 수준의 길만 있어도 상당한 경제력이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라오스의 수도인 위앙짠으로 들어가면서도 흙먼지의 문제는 여전했지만 도심으로 갈 수록 잦아들었다.

위앙짠 곳곳에 선진국들의 원조의 흔적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위앙짠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로, 일장기가 떡하니 붙어서 일본의 원조를 알리고 있었다.

위앙짠 메콩강변은 한국의 원조사업으로 마치 한강의 고수부지를 보는 것 같았다.


위앙짠은 여행자에겐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볼거리들이 한 나절이면 돌아볼 수 있도록 단조롭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왓 파깨우, 왓 씨싸껫, 탈랏 싸오(아침시장), 빠뚜싸이, 탓 루앙 순으로 보면 

위앙짠에서 대표적인 곳을 다 가보는 것이 될 것 같다. 

물론 좀 더 먼 곳까지 가려면 탈랏 싸오 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도 있다.

왓 파깨우가 대통령궁 바로 옆에 있어서, 대통령궁이 눈에 들어올 쯤 멀찍이 자동적으로 멀리 돌아가려했다.

그런데 분위기를 보니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계속 갔는데 전혀 제재가 없었다. 

경비를 하는 경찰들도 길 건너 정문의 맞은편 초소에 있었다. 

혹시나해서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삼엄하게(?) 경비하는 한국의 청와대의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왓 파깨우




왓 씨싸켓



빠뚜싸이, 독립기념 탑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뜻은 승리의 탑이다. 바로 앞을 지나가는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




빠뚜싸이에서 바라본 왕위앙. 길게 뻗은 타논 란쌍(란쌍 대로)과 그 끝에 대통령궁이 보인다.


1566년 뒤에 보이는 탓 루앙을 세운 쎗타티랏 왕



탓 루앙은 라오스에서 가장 신성하게 여겨지는 불교 유적이고, 국가의 상징이기도 하다. 


탓 루앙 담에 있는 구멍으로 보이는 밖같 풍경.


조마 베이커리에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했다. 입에 안맞는 라오스 음식보다 ㅋㅋ(핸드폰 카메라 화질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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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앙에서 위앙짠 가기

*방비엥에서 비엔티엔 가기/ 동남아에서 버스로 이동하기

2013.4.4.

동남아에서는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것, 심지어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움직이는 것이 생각보다 쉽다. 여행자가 있는 곳에는 어디든 여행사들이 있고, 원하는 버스표를 구입할 수 있다. 라오스의 깊숙한 곳에 있는 왕위앙에서 태국의 우돈타니, 심지어 방콕이나 치앙마이도 갈 수 있다. 하루 전에 몇 곳에 가격을 알아보고 보다 저렴한 곳에서 구입하면 된다. 그러나 경험상 비싸다고 꼭 좋은 버스도, 싸다고 나쁜 버스도 아닌 그 때 그 때의 운에 맞겨야 할 듯하다. 

물론 그 곳에 살고 있는 분들(예를들어 한인식당)을 통해서 소개를 받는다면 확실하겠지만, 뭐 라오스를 발로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그럴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그저 주어지는 대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맞이하면 그 자체로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루앙프라방에서는 터미널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고, 왕위앙에서는 여러 여행사 중 좀 더 저렴한 곳에서 표를 끊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묵고 있던 말라니 호텔의 계열사 같았다. 숙소에서도 버스표를 파는 것을 봤는데, 거기서 살 걸 그랬다는 후회가. 호텔 가격표가 이상하게 싸더라는... 암튼 이튿날 아침 약속된 시간에 호텔 앞으로 온 픽업차량이 왔다. 그것으로 이동해 타게 된 버스는 수도인 위앙짠(비엔티엔)을 경유해 국경을 넘어 태국의 우돈타니까지 가는 국제버스였다.



왕위앙에서 위앙짠까지 오는 길 중간에 사진을 거의 못 찍었다. 위 사진은 버스가 라오스와 태국의 넝카이를 잇는 우정의 다리를 넘고 있는 장면이다. 우정의 다리를 태국에서 놓았기 때문인지 여기서부터 차는 왼쪽으로 달린다. 이 곳도 그런 것 같고, 훼이싸이 쪽에도 다리가 놓여지고 있는데 그것도 태국에서 놓는다고 한다. 라오스를 위해서가 아니라 태국을 위해서인데, 중국과 더 가깝게 교역하기 위해서이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하는 것 같다. 말은 우정이지만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이다. 그렇게 더 잘 사는 나라가 앞장선 개발(문명화)은 못사는 나라의 더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을 동반하게 된다. 빠른 수단이 생기면 느렸기에 먹고 살았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개발한다, 빠르게 한다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참, 왜 내가 국경을 넘고 있지? 원래 위앙짠이 목적지였는데, 버스 안에서 변수가 생겼다. 그 날이 목요일이었는데, 위앙짠에 2박하고 토요일에 태국 넝카이로 넘어가서 방콕으로 가겠다고 했더니, 버스에 함께있던 한인들이 토요일에 가면 표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이 버스가 국경을 넘으니 타고가서 예매를 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충고를 한다.

그래서 갈등을 하다가 선배들의 말을 따르기로 하고 비용을 더 지불하고 넝카이 터미널까지 가게 된 것. 기사는 국경을 넘어 바로 우돈타니로 가고싶은데 나 하나 때문에 넝카이 터미널을 들려야 하느냐고 약간 불편해했지만 옆에 있는 한인들의 도움으로 중간에 내리지 않고 터미널까지 갈 수 있었다. 넝카이에선 찬투어 버스로 방콕이 아닌 최종 목적지인 푸껫행을 예매했다. 거금 1,798밧이었지만 22시간ㅠㅠ 가는 것치곤 비싼 것은 아니었다.

버스표를 끊고 다시 위앙짠으로 돌아오는 것이 문제였다. 저녁 6시에 위앙짠 가는 국제버스가 있었는데, 너무 늦고 그렇게 국경을 넘는 것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옆에 있던 뚝뚝을 80밧이나 주고 국경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좀 전에 입국해놓고 몇 시간 되지 않아 다시 출국하고, 또 셔틀 타고 우정의 나리 넘어, 좀 전에 출국했는데 몇 시간 되지 않아 입국해서 라오스로 들어갔다. 몇 시간 되지 않아 라오스는 두 번째 방문이 되었고, 태국도 한 번 더 들어갔다 나온 것이 되었다. 한국 사람에게 국경을 마주한 나라를 넘나든다는 것은 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이다.

입국장을 나오자마자 택시 기사들이 10만낍에 속소까지 데려다 준다고 서로 자기 차 타라고 팔목을 잡았다. 왕위앙에서 위앙짠 오는 버스비가 5만낍인데 무슨 말이냐고 소리를 치곤 앞에 있는 뚝뚝에 올랐다가 시내로 들어오는 14번 버스를 발견하곤 양해를 구하고 버스로 옮겨탔다. 버스비는 가볍게 6천낍이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위앙짠 탈랏싸오 터미널에 도착했고, 숙소까지 그 놀라운 방향감각으로 걷고 걸어 찾아갔다.


라오스 국경 오른쪽은 출국장이고, 왼편은 입국장이다. 몇 시간 사이 출국하고 입국하는 헤프닝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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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왕위앙(방비엥) 여행 이야기3 - 탐 짱


탐 짱, 이틀 전 탐 푸캄 갔다와서 자전거 타고 찾다가 실패해서 다시 시도해 보기로했다. 이번엔 자전거가 아닌 두 발로 천천히 살피며 찾아가니 헤매지 않고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렇지, 빠를 땐 그만큼 눈여겨 보기 어려우니 지나쳐 갔던 것 같다. 

왕위앙 리조트 입구에서 다리 통행료를 먼저 지불하고 표(영수증 같은 것)를 받아 다리 앞에서 내면 다리를 건널 수 있다. 다리를 건너 좌회전해서 조금 더 가면 동굴 입구가 나오고, 그 곳에서 다시 동굴 입장권을 구입하면 동굴에 오를 수 있다. 워낙 탐 푸캄에서 실망을 한 터라 동굴에 대해서는 별 기대 없이 갔다. 그러나...




동굴 입장료 내고 조금 가면 동굴에 오르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이 너무 가파라서 오르는 내내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계단 꼭대기 동굴 입구에 다다르면 왕위앙이 한 눈에 들어온다.

왕위앙의 전체를 둘러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탐 짱은 충분히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동굴 내부는 탐 푸캄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동굴 안에 돌아다닐 수 있는 길을 잘 만들어 놓았고, 무엇보다 오랜 세월의 산물인 종류석들이 많아 볼 거리들이 가득했다.


라오스 젊은이들도 계단을 오르는데 헉헉거린다.



탐 짱에서 돌아오는 길, 길 옆에 소들이 한가로이 쉬고 있다.

개나 고양이도 그렇고 이런 소들도 마찬가지인데, 짐승들은 그 나라 사람들을 닮는 것 같다.

한국의 짐승들에 비해 라오스의 짐승들은 경계심이 적고 여유로워 보인다.

특히 개의 경우 태국이나 라오스에서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왕위앙의 마지막 저녁, 한적한 송강에 발을 담그며 한참을 거닐었다.


왕위앙에 와서는 유난히 한국음식이 땡긴다. 여행기간이 길어져서 그렇기도 하고, 더 중요한 이유는 라오스 음식이 태국 음식처럼 입에 붙지 않아서이다. 라오스 음식이라는 것을 몇 가지 먹었는데, 특별히 뭔지 잘 모르겠고 맛도 없다. 그래서인지 왕위앙에서 유난히 한국식당이 눈에 많이 띈다. 어제 저녁(된장찌개), 참 그저께 점심(라면)과 저녁(김치찌개)도 한국음식을 먹었다. 가격도 비슷하거나 약간 비싸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먹게 된다.

오늘 점심에 갔던 한인식당은 주인 아저씨 혼자 있어서 가능한 메뉴가 두 개 밖에 없었다. 할수 없이 그 중 하나인 라면을 주문해서 밥과 함께 먹었다. 식당에 있는 내내 먼저 와 있는 60대 부부와 주인 아저씨가 나누는 대화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주로 자식자랑에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주였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제 저녁 20대 초반 젊은이들과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어른들에 비해 젊은 사람들은 대체로 오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무엇을 보았고, 어떤 점이 좋았고, 무슨 생각을 했고, 또 뭘 하려고 한다는 것들이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이룬 것이 없으니 그 쪽으로 자랑할 것이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어제에 집착하는 기성세대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자녀나 이전에 있었던 어떤 일, 이룬 일들은 어제의 일일 뿐만 아니라 지금 자신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지혜가 아닐까. 오늘 내가 어떤 관심을 갖고 있고, 또 무엇을 보고 느끼며 어떤 선택을 하는가가 진정한 자신이 아닌가.

이 좋은 곳, 라오스 왕위앙에 와서 보는 것과 느끼는 것과 그것으로부터 떠오른 이후의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두고온 자식들 이야기에 과거의 흔적들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니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경험해도 이미 갖고 있는 생각의 틀을 넘어서지 못한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인지 마음이 굳어서 그런 것인지. 어쩌면 나이와도 상관이 없을 지도 모른다. 스스로 늘 새롭게 하려는 마음 자세가 없다면 20대, 아니 10대라도 변화는 꿈도 못 꿀지도 모른다. 본다는 것은 배우는 것이고, 배운다는 것은 새로워지(변화)는 것을 의미한다. 늘 새로울 수 없는 사람은 배우지 않는 사람이고, 배우지 않는 사람은 봐도 보는 것이 아니다. 

20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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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왕위앙(방비엥) 여행 이야기2 - 탐 남, 탐 쌍, 송강 카약킹


왕위앙에 도착한 첫날 눈에 띄었던 것 중 하나는 여행자들이 검은색의 큰 튜브를 하나씩 들고 강에서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왕위앙에 갔다왔다고 하면 저거 한 번 타봐야 하는 걸까. 스스로 질문하며 따라들어가서 비용과 일정을 물어보기도 했는데, 선듯 엄두가 나진 않았다. 이럴 때 누군가 있으면 '같이 탈까?'하고 밀고 들어가면 되는 데, 아주 조금 아쉬웠다.

일단 튜빙은 접어두고, 가이드북에 추천되어 있는 동굴과 송강 카약킹을 묶어놓은 1일투어를 해보기로 했다. 위앙짠에도 사무실이 있는 폰트레블에 가서 이튿날 투어를 예약했다. 투어는 오전 9시부터 모이기 시작해 한국 사람 일곱 명, 벨기에 사람 두 명, 일본인 아저씨들 두 명 총 열한 명이 함께하게 되었다. 한국 사람 중 하루 전 탐 푸캄 갔다 올 때 지나치며 인사나눴던, 한국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젊은 친구도 있었다. 스물네살인데, 그 때 이미 중국 베트남을 거쳐 3개월째 자전거로 세계 일주 중이란다. 압권은 루앙프라방에서 왕위앙까지 자전거로 왔다는 것, 3일이 걸렸는데 텐트 치고 자면서 이동했다고 한다. 나이 차이(ㅋㅋ)에도 불구하며 대화가 잘 통해서 자연스럽게 그 친구와 짝을 이루게 되었다.




탐 남으로 가는 길, 송강도 건너고 밭 사이로 난 길도 건넌다.



탐 남, 튜브를 타고 줄줄이 동굴로 들어간다. 다행히 우기는 아니어서 물의 높이가 동굴 탐사를 하기에 딱 맞았던 것 같다. 중간에 낮은 곳에서는 튜브를 들고 이동하기도 했는데, 가이드를 따라가는 것이 마치 유치원생들이 선생님을 따라 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재미있었다.



탐 쌍. 일명 코끼리 동굴인데, 코끼리 모양의 돌과 엄청 큰 부처님 발바닥 모양이 있을 뿐 깊지 않아서 동굴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해 보였다. 와봤다는 데 의의를 두어야 할 듯한 곳이다. 



드디어 남 송(송강) 카약킹~ 의외로 정말 재미있었다. 물살이 세지 않고, 물의 양도 적절했던 것 같다. 

한 가지, 약간 뿌연 대기로 인해 풍광이 좀 아쉬웠는데, 다른 한국 아저씨는 오히려 그런 흐릿한 광경이 더 멋있는 거라고 한다. 나중에 6월에 다시 올 기회가 있었는데, 맑을 때가 더 좋다는...ㅋㅋ




우리 훈남 가이드. 정말 착하고 성실한 스타일이었다. 가이드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장 좋은 유형은 보호자 같은 가이드이다. 이 친구가 바로 보호자 가이드. 그래서인지 인기가 있어서 마칠 때 여행자들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몰렸다.


튜빙을 즐기는 여행자들. 캬약킹을 하면서 보니 튜브는 전혀 매력이 없어 보였다. 

술병 하나씩 들고 시끌벅쩍하게 떠들며 장난치는 모습이 딱 서양인들에게나 맞겠다 싶었다. 




지금 라오스에 가면 한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다. 물론 세계 어디를 가든 마찬가지지만. 요즘 라오스가 한국사람들에게 뜨거운 곳이다. 한국사람들을 알아보는 방법은 '아웃도어 의류를 갖춘 단체 관광객'이다. 한국사람들의 특징은 실제보다 다소 과장된 엑션을 취한다는 것이다. 돈을 쓰는 것도 그렇고 말을 하는 것, 특히 관광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두드러진다. 한국 드라마에서 보는 것과 상반되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이란. 모든 관계를 자동적으로 갑을 관계로 놓고 적응하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그래서 현지에서는 한국사람들을 돈 이상도 이하도 아닌 수준에 딱 묶어놓게 되는 것 같다.

여행을 하면서 한국사람들을 좀 피하게 된다. 같이 취급되는 것도 싫고, 말을 섞으면 이런저런 개인적인 질문들을 서슴없이 던져서 당혹스러울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날 투어에서는 한국사람들과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다. 함께 카약을 탄 친구도 좋았고, 다른 한국인들도 좋은 성품을 가진 분들이었다. 자전거 여행하는 친구와 다른 젊은 남여 커플과는 함께 저녁도 먹었고, 이후 사진도 보내고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탐 남 튜빙 탐사, 남 송 카약킹, 그리고 함께한 이들... 왕위앙은 정말 물 좋은 곳이다.

20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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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왕위앙(*방비엥) 여행 이야기1 - 탐 푸캄&불루라군

*태국과 라오스가 영문 알파벳 V를 W로 발음하기 때문에 영어식 방비엥이 아니라 왕위앙이 맞는 발음이다.

 수도인 비엔티엔도 역시 위앙짠으로 발음하는 것이 맞다.


약간 황량한 벌판(옛 비행장 터) 같은 곳에 버스가 정차해서 조금 황당했다. 너무 더웠고, 먼지도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길에 사람도 별로 없었고, 그냥 시골 작은 읍내같은 분위기였다. 더구나 숙소는 맨 꼭대기층이어서 에어콘을 틀어도 후텁지근해서 약간 실망감이 들기도 했다. 그나마 저녁이 되니 바람도 잦아들고 차분해지면서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비호감은 그대로였다. 왜 여기를 여행자의 천국이라고 하는 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송강 쪽으로 나가서 그 주변을 보자 이전에 들었던 모든 의혹들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여기구나~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마치 태국의 팡아를 옮겨 놓은 것 같은 경치였다. 왜 소계림이라고 하는 지 알 것 같았다.




이튿날 루앙프라방 베이커리에서 저렴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산책을 하는데 자전거 대여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하루, 아니 저녁까지 사용하는데 30,000낍(8,000낍이 1달러)이란다. 수중에는 환전을 못해서 10,000낍 조금 넘게밖에 없었다. 다시 오겠다고 하자 그냥 10,000낍만 받겠다고 들어오란다. 이유는 손님이 없어서라고. 암튼 파격적인 가격에 자전거를 대여해서 탐 푸캄 탐사에 나섰다. 통행료가 없는 나무다리를 건너 강변 길로 해서 마을을 지나 동굴로 가는 길에 접어들었다.




길은 넓게 닦여 있는데, 포장되 있지 않았다. (사진으로는 감이 잘 안 오지만) 자갈이 너무 많아서 계속 퉁퉁거리며 자전거가 튄다. 속도 내기도 힘들지만 엉덩이가 너무 아프다. 가도 가도 그런길, 늘 겪는 한계상황이 온다. '돌아갈까?' 이정표도 제대로 없어서 엉뚱한 길로도 들어가고,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었지만, 그나마 주변 경관이 너무 좋아서 참을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탈 일이 많진 않지만, 걸을 때와 가장 큰 차이는 잘 멈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셔터를 눌러도 몇 번을 더 눌렀을텐데 멈추는 것이 번거로워 그냥 지나간다. 또 특이한 점은 자전거로 지나갔던 길을 다시 걸었을 때, 전혀 다른 곳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빠르기 때문에 멈춤이 어렵고, 그래서 놓치는 것도 많아진다. 시간은 좀 많이 걸리겠지만 걸어서 가는 것이 이 길을 재대로 즐기는 법일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차량으로 이동하는 사람에 비하면 자전거가 조금 나은 편이니 위안하며 열심히 패달을 밟는다.







그렇게 도착한 탐(탐은 동굴이라는 뜻) 푸캄은 길보다 더 실망스러웠다. 동굴로 올라가는 길도 가파르고 위험했고, 더구나 동굴은 규모나 볼거리가 기대했던 것에 한참이나 못 미쳤다. 그나마 블루라군은 약간의 매력이 있었는데... 서양 관광객들이나 라오스 젊은이들, 심지어 한국에서 온 아저씨 아줌마들까지 몸을 던져 다이빙하고 수영하며 노는데, 나는 선뜻 뛰어들지 못했다. 혼자이기도 하고, 푸껫에서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물이 약간 무서운 측면도 있었다. 은근히 깊어보였다는. 그래도 그냥 확 몸을 던졌어야 했는데.






정오를 훌쩍 넘기며 배가 고파서 매표소 옆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간판에 라면+밥, 김밥 등 한국 말이 적혀 있었는데 특히 라면에 확 꽂혀버렸다. 아주머니와 의사소통이 안되어 내가 원하는 것이 라면과 밥이라는 것이 겨우 전달했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커다란 냄비에 물을 담아 주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라면은 물 양이 중요하고, 타이밍도 중요한데, 이건 아니다 싶어 따라 들어갔다. 흠짓 놀라시더니 이내 자리를 내주신다. 나는 바로 물을 덜어냈다. 그 때 아주머니가 봉투 안에서 꺼내시는 것이... 신라면이었다. 와~ 감동, 오늘 두 번 감동이다. 자전거 대여점에서, 그리고 탐 푸캄 매표소 옆 식당에서 다시.

암튼 그렇게 내 스타일로 신라면을 잘 끓였고, 아주머니가 내놓은 밥과 맛나게 점심을 해결했다. 매표소에 있는 젊은이가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보곤 엄지손가락을 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 천낍도 안 깎아준다. 그래도 기분 좋아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또 오라는 인사를 들으며 자전거 패달을 밟았다. 들어갈 때 보단 할결 가벼운 마음으로, 그러나 쿵쿵 엉덩이의 고통은 한층 더 느끼며 돌아왔다.

20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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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사람들


라오스는 산 아니면 강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산과 강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그래서 도시에서 도시를 이동하려면 배를 타고 강으로 이동하던, 아니면 자동차로 산마루로 난 길로 이동해야 한다. 보통 길은 산 중턱이나 물길 옆으로 마을들이 있는 곳을 이어서 낸다. 그런데 라오스의 길은 산마루를 이어 오르락 내리락 한다. 버스가 오르막을 달릴 때도 겁이 나지만, 내리막을 달릴 때는 혹시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자를 붙들게 된다. 아마도 화전을 하며 살아가는 산족들의 마을들을 연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산에 길을 낸 것이 아닌지. 아니면 워낙 산세가 높고 깊어서 계곡에 가깝게 길을 내는 것이 불가능 했던 것일까. 4월이면 깍아지른듯한 산비탈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위 사진은 두번째 방문한 6월에 찍은 사진). 불을 질러 밭을 만들어 다년생의 바나나 나무를 기르고, 일년생 옥수수나 찹쌀을 재배한다고 한다. 재대로 서 있을 수도 없을 것 같은 곳에 오가며 화전을 일구는 이들의 삶이 기구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낭만적이기도 하다. 



루앙프라방 남부터미널.

하루 전날 가서 예매를 했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숙소 시내에 있는 여행사에서 예약을 해도 될 것 같은데, 약간의 변수는 있다.

오히려 여행사에서 가격이 저렴할 수도 있는데, 어떤 차를 타게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ㅎㅎ



VIP버스는 맞는데, 한 때 어디선가 그랬다는 뜻이다. 라오스의 버스들은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 들여온 중고차이다. 그 중 많은 차가 한국에서 들어온 현대차이다. 스타렉스와 버스류가 주를 이루는데, 한 때 그 중고차 수입 때문에 현대차가 라오스를 주름잡았다고 한다. 아쉽게도 법이 바뀌어서 중고차가 더는 들어가지 못해 중국산 신차나 일본산 자동차가 맹렬히 추격해 오고 있다고 한다.


불을 놓아 연기가 솟고 있는 야산.


이 사진과 아래 사진은 6월의 풍경이다. 대기가 맑아졌고, 산과 계곡도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그래도 곳곳의 경작지는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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