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앙에서 위앙짠 가기

*방비엥에서 비엔티엔 가기/ 동남아에서 버스로 이동하기

2013.4.4.

동남아에서는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것, 심지어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움직이는 것이 생각보다 쉽다. 여행자가 있는 곳에는 어디든 여행사들이 있고, 원하는 버스표를 구입할 수 있다. 라오스의 깊숙한 곳에 있는 왕위앙에서 태국의 우돈타니, 심지어 방콕이나 치앙마이도 갈 수 있다. 하루 전에 몇 곳에 가격을 알아보고 보다 저렴한 곳에서 구입하면 된다. 그러나 경험상 비싸다고 꼭 좋은 버스도, 싸다고 나쁜 버스도 아닌 그 때 그 때의 운에 맞겨야 할 듯하다. 

물론 그 곳에 살고 있는 분들(예를들어 한인식당)을 통해서 소개를 받는다면 확실하겠지만, 뭐 라오스를 발로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그럴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그저 주어지는 대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맞이하면 그 자체로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루앙프라방에서는 터미널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고, 왕위앙에서는 여러 여행사 중 좀 더 저렴한 곳에서 표를 끊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묵고 있던 말라니 호텔의 계열사 같았다. 숙소에서도 버스표를 파는 것을 봤는데, 거기서 살 걸 그랬다는 후회가. 호텔 가격표가 이상하게 싸더라는... 암튼 이튿날 아침 약속된 시간에 호텔 앞으로 온 픽업차량이 왔다. 그것으로 이동해 타게 된 버스는 수도인 위앙짠(비엔티엔)을 경유해 국경을 넘어 태국의 우돈타니까지 가는 국제버스였다.



왕위앙에서 위앙짠까지 오는 길 중간에 사진을 거의 못 찍었다. 위 사진은 버스가 라오스와 태국의 넝카이를 잇는 우정의 다리를 넘고 있는 장면이다. 우정의 다리를 태국에서 놓았기 때문인지 여기서부터 차는 왼쪽으로 달린다. 이 곳도 그런 것 같고, 훼이싸이 쪽에도 다리가 놓여지고 있는데 그것도 태국에서 놓는다고 한다. 라오스를 위해서가 아니라 태국을 위해서인데, 중국과 더 가깝게 교역하기 위해서이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하는 것 같다. 말은 우정이지만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이다. 그렇게 더 잘 사는 나라가 앞장선 개발(문명화)은 못사는 나라의 더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을 동반하게 된다. 빠른 수단이 생기면 느렸기에 먹고 살았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개발한다, 빠르게 한다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참, 왜 내가 국경을 넘고 있지? 원래 위앙짠이 목적지였는데, 버스 안에서 변수가 생겼다. 그 날이 목요일이었는데, 위앙짠에 2박하고 토요일에 태국 넝카이로 넘어가서 방콕으로 가겠다고 했더니, 버스에 함께있던 한인들이 토요일에 가면 표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이 버스가 국경을 넘으니 타고가서 예매를 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충고를 한다.

그래서 갈등을 하다가 선배들의 말을 따르기로 하고 비용을 더 지불하고 넝카이 터미널까지 가게 된 것. 기사는 국경을 넘어 바로 우돈타니로 가고싶은데 나 하나 때문에 넝카이 터미널을 들려야 하느냐고 약간 불편해했지만 옆에 있는 한인들의 도움으로 중간에 내리지 않고 터미널까지 갈 수 있었다. 넝카이에선 찬투어 버스로 방콕이 아닌 최종 목적지인 푸껫행을 예매했다. 거금 1,798밧이었지만 22시간ㅠㅠ 가는 것치곤 비싼 것은 아니었다.

버스표를 끊고 다시 위앙짠으로 돌아오는 것이 문제였다. 저녁 6시에 위앙짠 가는 국제버스가 있었는데, 너무 늦고 그렇게 국경을 넘는 것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옆에 있던 뚝뚝을 80밧이나 주고 국경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좀 전에 입국해놓고 몇 시간 되지 않아 다시 출국하고, 또 셔틀 타고 우정의 나리 넘어, 좀 전에 출국했는데 몇 시간 되지 않아 입국해서 라오스로 들어갔다. 몇 시간 되지 않아 라오스는 두 번째 방문이 되었고, 태국도 한 번 더 들어갔다 나온 것이 되었다. 한국 사람에게 국경을 마주한 나라를 넘나든다는 것은 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이다.

입국장을 나오자마자 택시 기사들이 10만낍에 속소까지 데려다 준다고 서로 자기 차 타라고 팔목을 잡았다. 왕위앙에서 위앙짠 오는 버스비가 5만낍인데 무슨 말이냐고 소리를 치곤 앞에 있는 뚝뚝에 올랐다가 시내로 들어오는 14번 버스를 발견하곤 양해를 구하고 버스로 옮겨탔다. 버스비는 가볍게 6천낍이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위앙짠 탈랏싸오 터미널에 도착했고, 숙소까지 그 놀라운 방향감각으로 걷고 걸어 찾아갔다.


라오스 국경 오른쪽은 출국장이고, 왼편은 입국장이다. 몇 시간 사이 출국하고 입국하는 헤프닝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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