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왕위앙(방비엥) 여행 이야기2 - 탐 남, 탐 쌍, 송강 카약킹


왕위앙에 도착한 첫날 눈에 띄었던 것 중 하나는 여행자들이 검은색의 큰 튜브를 하나씩 들고 강에서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왕위앙에 갔다왔다고 하면 저거 한 번 타봐야 하는 걸까. 스스로 질문하며 따라들어가서 비용과 일정을 물어보기도 했는데, 선듯 엄두가 나진 않았다. 이럴 때 누군가 있으면 '같이 탈까?'하고 밀고 들어가면 되는 데, 아주 조금 아쉬웠다.

일단 튜빙은 접어두고, 가이드북에 추천되어 있는 동굴과 송강 카약킹을 묶어놓은 1일투어를 해보기로 했다. 위앙짠에도 사무실이 있는 폰트레블에 가서 이튿날 투어를 예약했다. 투어는 오전 9시부터 모이기 시작해 한국 사람 일곱 명, 벨기에 사람 두 명, 일본인 아저씨들 두 명 총 열한 명이 함께하게 되었다. 한국 사람 중 하루 전 탐 푸캄 갔다 올 때 지나치며 인사나눴던, 한국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젊은 친구도 있었다. 스물네살인데, 그 때 이미 중국 베트남을 거쳐 3개월째 자전거로 세계 일주 중이란다. 압권은 루앙프라방에서 왕위앙까지 자전거로 왔다는 것, 3일이 걸렸는데 텐트 치고 자면서 이동했다고 한다. 나이 차이(ㅋㅋ)에도 불구하며 대화가 잘 통해서 자연스럽게 그 친구와 짝을 이루게 되었다.




탐 남으로 가는 길, 송강도 건너고 밭 사이로 난 길도 건넌다.



탐 남, 튜브를 타고 줄줄이 동굴로 들어간다. 다행히 우기는 아니어서 물의 높이가 동굴 탐사를 하기에 딱 맞았던 것 같다. 중간에 낮은 곳에서는 튜브를 들고 이동하기도 했는데, 가이드를 따라가는 것이 마치 유치원생들이 선생님을 따라 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재미있었다.



탐 쌍. 일명 코끼리 동굴인데, 코끼리 모양의 돌과 엄청 큰 부처님 발바닥 모양이 있을 뿐 깊지 않아서 동굴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해 보였다. 와봤다는 데 의의를 두어야 할 듯한 곳이다. 



드디어 남 송(송강) 카약킹~ 의외로 정말 재미있었다. 물살이 세지 않고, 물의 양도 적절했던 것 같다. 

한 가지, 약간 뿌연 대기로 인해 풍광이 좀 아쉬웠는데, 다른 한국 아저씨는 오히려 그런 흐릿한 광경이 더 멋있는 거라고 한다. 나중에 6월에 다시 올 기회가 있었는데, 맑을 때가 더 좋다는...ㅋㅋ




우리 훈남 가이드. 정말 착하고 성실한 스타일이었다. 가이드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장 좋은 유형은 보호자 같은 가이드이다. 이 친구가 바로 보호자 가이드. 그래서인지 인기가 있어서 마칠 때 여행자들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몰렸다.


튜빙을 즐기는 여행자들. 캬약킹을 하면서 보니 튜브는 전혀 매력이 없어 보였다. 

술병 하나씩 들고 시끌벅쩍하게 떠들며 장난치는 모습이 딱 서양인들에게나 맞겠다 싶었다. 




지금 라오스에 가면 한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다. 물론 세계 어디를 가든 마찬가지지만. 요즘 라오스가 한국사람들에게 뜨거운 곳이다. 한국사람들을 알아보는 방법은 '아웃도어 의류를 갖춘 단체 관광객'이다. 한국사람들의 특징은 실제보다 다소 과장된 엑션을 취한다는 것이다. 돈을 쓰는 것도 그렇고 말을 하는 것, 특히 관광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두드러진다. 한국 드라마에서 보는 것과 상반되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이란. 모든 관계를 자동적으로 갑을 관계로 놓고 적응하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그래서 현지에서는 한국사람들을 돈 이상도 이하도 아닌 수준에 딱 묶어놓게 되는 것 같다.

여행을 하면서 한국사람들을 좀 피하게 된다. 같이 취급되는 것도 싫고, 말을 섞으면 이런저런 개인적인 질문들을 서슴없이 던져서 당혹스러울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날 투어에서는 한국사람들과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다. 함께 카약을 탄 친구도 좋았고, 다른 한국인들도 좋은 성품을 가진 분들이었다. 자전거 여행하는 친구와 다른 젊은 남여 커플과는 함께 저녁도 먹었고, 이후 사진도 보내고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탐 남 튜빙 탐사, 남 송 카약킹, 그리고 함께한 이들... 왕위앙은 정말 물 좋은 곳이다.

20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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