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은 사원의 도시이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구도심의 곳곳에 사원들이 있고, 주황색 천을 걸친 승려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압권은 아침(보통 오전 6시 전후)에 이루어지는 탁밧(탁발)이다. 다른 곳(나라)에서는 혼자 혹은 둘이나 셋이서 오전 시간에 집집을 찾아다니는데, 이 곳에서는 돗자리 깔고 줄지어 공양하는 이들 앞을 승려들 역시 줄지어 지나가며 그릇에 먹을 것을 받아간다.

그 모습이 워낙 볼거리라 이제는 관광상품으로 변하여 투어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관광객들로 그 이른 시간이 북적인다. 심지어 관광객을 위해 돗자리 깔고 공양할 음식을 놓아두고 오라고 손짓하는 이들도 있고, 돌아다니며 공양할 음식을 판매하는 이들의 모습은 일상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환경은 그렇게 변하고, 변질되었다고 하더라도 승려들의 삶은 그대로의 '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신의 그릇 만큼만 받아 갈 뿐만 아니라, 받는 족족 곁에서 구걸하는 이들에게 내어 놓음으로 그릇이 넘치지 않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누어주면서도 전혀 생색을 내지 않는 '무심한' 표정 역시 보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우린 오늘도 우리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마음을 담아 서로를 무겁게 하고 있지 않나. 나는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고, 이내 길가에 걸터 앉아 스쳐 지나가는 이들의 흔적을 카메라가 아닌 가슴에 담고 있었다. 루앙프라방은 사원의 도시이고, 아침의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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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원을 유지보수하는 일을 승려들이 담당한다. 

그것이 그들의 수행하는 삶의 일부라고 한다.

어린 승려들이 지붕과 담을 보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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