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작은 마을 박뱅은 어떤 여행 가이드북에도, 또 어떤 이의 블로그에도 그리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은, 아니 솔직히 다룰만한 소재가 없는 그런 곳이다. 여행을 시작하며 웬만한 도시의 숙소는 미리 예약을 하고 갔는데, 이 곳은 아예 이름 자체가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서 숙소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초보여행자로서 내심 걱정을 하고 갔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슬로보트에서 내리면서 바로 알 수 있었다.

그저 사람들이 가는 대로 따라가다가 적당한 위치에 있는, 저렴한 숙소를 잡고 하룻밤 묵어가면 된다. 더 있다가라고 잡지도 않을 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 마을의 시작점에서 끝까지 3분이 채 걸리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기 때문이다. 정말 훼이싸이에서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또 반대로 가는 슬로우 보트가 해가 떨어진 후 움직일 수 없어 하루 묵어가는 것으로 존재하는 마을이었다.

그런데 이 작은 마을 빡뱅이 이렇게 내 가슴을 설레이게 할 줄은 몰랐다. 너무도 작은 마을이고, 숙소는 더도 말고 딱 200밧(8,000원) 정도 수준이고, 식당은 하루 쉬어가는 나그네들에게 딱 맞는 허름한 인테리어와 소통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런 마을에 하루가 아니라 며칠 묵어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콩강을 타고 내려오다, 또 거슬러 오르다 쉬어간 수많은 나그네들의 온기 때문일까.  

빡뱅에서 느낀 따듯함은 이후에도 불쑥불쑥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아, 여행의 참 맛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부터 오는 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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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보트 티켓은 훼이싸이에서 탈 때, 

여행사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예약할 경우 950밧에서 1,000밧 사이이고, 

루앙프라방에서 탈 때는 1,200밧으로 좀 더 비싸다. 

내가 사기를 당한 것이 아니라면 거슬러 올라가는 배가 더 비싼 것이 아닐까 한다.

훼이싸이에서 루앙프라방을 오가는 슬로우보트의 의자가 편한 의자로 바뀌었다. 

폐차하는 승합차에서 모아온 의자들이다. 

승객의 수에 따라 의자의 수나 배열이 다른 보트를 탈 수 있다. 

아래 사진은 거의 만석 수준으로 꽉꽉 채워 놓았을 때의 의자 배열이다. 

다리긴 서양인들은 많이 불편할 듯 하다.


보트 뒤편에 간이 매점이 있는데 많이 비싸다고 보면 된다.

맥주나 스넥을 팔고, 먹을만한 컵라면도 있는데, 모두 태국 것들이다.



빡뱅 입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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