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카 도보여행2


말라카는 강을 중심으로 네덜란드 광장 인근과 강 건너 존커 스트리트 인근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네덜란드 광장 주변의 유적들은 주로 교회나 요새 같은 서구인들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산티아고 요새나 세인트 폴 교회 같은 경우 아예 폐허가 되어 있어 시사하는 바가 있어 보인다.


세인트 프란시스 사비에르 교회



산티아고 요새



세인트 폴 교회


지붕 뻥 뚤린 것이 인상적이다. 하늘로 열린 교회... 오히려 더 교회 다운 모습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생각이 들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루앙프라방, 페낭, 말라카 등에서 목격하는 것들은 유럽건축물의 아류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이 지나간 흔적이었다. 그럼 유럽에 가야 진짜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규모도 그렇고 완성도에 있어서도 월등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그 유럽이 어떻게 그렇게 화려한 건축물들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인가. 그들의 미적 감각과 우수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에서 빼앗은 부이다. 대개 평화로웠던 땅에 침입해 사람들을 죽이고, 노동력과 그 땅의 것들을 빼앗아서 얻은 것이다. 오늘날에도 남태평양 호젓한 섬에 프랑스, 미국, 영국의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현재진행임을 알 수 있다. 아르헨티나 코 앞에 있는 포틀랜드도 영국 것이다. 80년대에 그거 놓고 무력충돌도 있었지 않나.

이건 지극히 내 생각인데, 그런 나라들에게 가서 일본 옛날 지도에 독도가 한국땅으로 되 있다고 보여준다 해서 그것을 인정해 줄까. 지들이 100년 전 200년 전 자기 땅이 아니었던 곳을 빼앗아서 자기 땅이라고 하고 있는데 말이다. 결국 힘센 나라가 자기 땅이라고 하면 되는 것이 지구별의 규칙이다. 그러니 지금 일본이 하는 말이 더 먹히고 있다고 봐야한다. 아직 일본이 한국보다는 더 강한 나라니까. 그러니 국제 분쟁지역이 되지 않도록 같이 싸우지 말아야 하고, 일본의 양심세력을 깨워서 일본 내부에서 싸우도록 하는 방법이 더 좋을 것 같다. 독도 문제 가지고 국제사회 운운해봐야 그놈이 그놈이다. 도와줄 것 같은 미국도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지 국제 정의에는 관심 없지 않은가.

동남아에서 들었던 이런저런 생각, 유럽에 대한 선망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이었는 지. 오히려 작고 화려하지 않은 것들에 눈길을 주고, 그 속에 담긴 사람냄새에 다가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아시아도 가 볼 곳이 너무 많다. 누구 것을 빼앗아서 이루지 않은 단아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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