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출퇴근을 할 때 버스를 이용한다.
그러다 보니 버스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물론 사람에 대한 생각이 주를 이룬다.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면서 차도 가운데 버스 승강장이 설치되었다.
그 승강장에 버스가 많이 서봐야 세네 대 정도 설 수 있다.
그래서 버스가 들어 올 때 먼저 들어 온 버스는 당연히 앞 쪽으로 가서 서 주어야 한다.
만약 초입에 서거나, 중간에 서 버리면 들어오는 버스들이 문도 열지 못하고 줄줄이 서서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버스가 들어 올 때 몇 번째로 들어 오느냐에 따라서 적당한 곳에 서 있는 것도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센스 중 하나이다.

그런데 가끔 볼 수 있는 광경이 있는데,
특히 나이가 좀 드신 아주머니들이 핸드백을 아래위로 열심히 흔들면서
자신이 선 곳에 버스가 서라고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버스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사람에 맞추어 정차 할 수 없다.
그러니 첫 번째로 들어온 버스일 경우에는 한 참 더 앞쪽으로 가서 설 수밖에 없다.

자신이 선 곳에 버스가 서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갖는 생각이다.
하지만 버스는 내가 선 곳에 설 수 없을 때가 더 많다.
버스는 버스가 서야 할 곳에 서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내가 생각한 대로, 내가 계획 세운 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는 얘기와 같다.
정한 때가 되었을 때, 때가 찼을 때, 나름의 원칙에 따라,
하나님께서 이미 부여하신 질서에 따라 돌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조급하게,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조작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대로, 하나님의 때에 이루어질 일을
울고불고 자신이 선 자리에 세우려 하는 것이 또 우리의 기도는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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