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관공서에 다니는 것을 대체적으로 꺼린다고 한다.
나 역시 이런저런 서류들을 갖추는 일이 번거롭기도 하고, 귀찮게 느껴져서 가능하면 안 하자는 주의다.
작년에 내려오자마자 천여 평 되는 밭의 농사를 시작을 하긴 했지만
그것으로 계약서 써서 농지원부 만드는 일이 귀찮아 차일피일 미루다 해를 넘겨 버렸다.
그런데 올 해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포도밭을 빌려서 농사를 짓는데, 저농약, 무농약 인증을 받으려면 친환경 작목반에 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서류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기본이 농지원부다.
그래서 지난주엔 땅 주인과 계약서 쓰고, 어제는 이장님 도장도 받고,
오늘 면사무소 산업계에 신청서식에 맞춰 제출했다.
그런데 자판을 뚝딱뚝딱 하더니 ‘한 부 가져가실래요?’하는 거다.
‘얘! 바로 되요?’라고 할 밖에.
그래서 두 부 발급해 달라고 했다.
한 부는 작목반 관련 서류로 제출하고, 한 부는 집에 두고(!) 보려고.ㅋㅋ

(아무래도 감동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오늘은 정말 김민태의 생애에 역사적인 날이다.
농부가 된 것이다.
아니 국가공인 농부가 된 것이다.

대한민국에 농부가 한 명 더 늘었다.

*농지원부 : 행정관서에서 농지의 소유 및 이용실태를 파악하여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 관리하기 위하여 작성 비치하는 것인데,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이것을 기초로 하는 것 같다.

20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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