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후배들하고 같이 잘 일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앉아 있는데 한 후배가 이불을 개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보통은 이불을 갤 때 길게 한 번 접은 상태에서 접어야 삐져나오는 부분 없이 잘 갤 수 있다.
군대 언어로 한다면 각이 잘 나오게 할 수 있다는 얘기고, 가지런히 정리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렇게 개면 어떻게 하냐!’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맴 돌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방식이 반드시 옳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가 그렇게 접는다면 또 그것이 옳은 것이고,
혹 또 다른 방법이 있다면 또 그 방법도 옳은 것이란 생각이 든 것이다.
어떻게 매사에 나의 방법, 이제까지 해 왔던 내가 아는 방법만이 옳을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것을 다른 이에게 강요 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각각의 다양한 시선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틀림에 대한 정죄가 아닌 다름에 대한 조화의 미덕을 살려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도 나의 방법으로 갠 이불을 그 친구가 개어 놓은 이불 위에 올려놓았다.

200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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