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에 고려대를 자퇴하며 대자보를 붙였던
김예슬의 그 때 그 선언이 작은 책으로 출판이 되었다.

대자보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어느 한 구석도 빼놓을 수 없을만큼 놀라운 필력으로 써내려간 글이다.
사실 좀 화도 났다. 이렇게 어린 친구가 이런 생각을 하고 또 글을 쓰다니...

내용을 요약하려는 것은 아니고,
이 책을 손에 들고 며칠을 씨름하며 나의 오늘을 많이도 반성하고 있다.
오늘 나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할까?

만약 내가 20대로 돌아간다면 이 친구처럼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는 않을 거다.
최소한 이렇게 알려지고 힘을 얻지는 못할 거다.
어쨌든 고려대 학생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으니 가능한 얘기일수도 있으니.
고려대생의 선언이니까.. 하며 폄훼하려는 생각은 없다.

아무튼 내가 20대로 돌아간다면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양심적병역거부다.
김예슬의 선언을 보면서도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지만
종교적 신념(여호와의 증인) 때문도 아니면서 평화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병역을 거부하며 불이익을 감수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한 없는 부끄러움을 이미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나도 거부한다.
일상 속에 만연한 무감증과 무력함, 그리고 진리를 외면하고 물질을 숭배하고
숫자 놀음에 파묻혀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현실을.
그리고 생각은 리버럴하지만 생활은 급진적이지 않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던 나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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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그대로 아름답다.
여기에 이유를 달면 사족이 된다.

어린이날 청소년부 선생님들과 부천식물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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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거금을 주고 구입한 오디오다.
TV가 없다보니 라디오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요사이는 MC들의 말이 너무 많아 집중하기가 어려워 대개 CD로 음악을 듣는다.
주로 클래식, 째즈, 영화음악을 듣는다.

위층에서 시끄럽다고 할까봐 볼륨을 높이지 못한다.
조용하게 나오다 높은 음이 나오면 달려와서 줄이기 바쁘다.
그런데 최근에 들은 얘기로 볼륨을 낮게 고정해두면 스피커가 그 수준에 굳어버린단다.
그래서 오늘은 볼륨을 높여 보려고 했는데 조금 올렸다가 또 낮추고 말았다.
너무 커서, 누군가에게 피해가 갈까봐, 싫은 소리 들을까봐...

오늘날 우리들이 주로 배우는 것이 이 것이 아닐까.
소리를 낮추는 것! 조용히 있는 것!
그래서 이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법을 잊어버리고 있다.
자신이 얼마나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고 살고 있다.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를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있다.
그 영혼을 깨우는 곳이 학교이고 교회여야 할텐데 이젠 두 곳 모두 그 정체성을 버리기위해 경쟁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린 지금보다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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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월)
정말 오랜만에 상주에 내려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나? 어머니께서 '그럼 밭 갈면 되겠네!'하셨다.
뭐 쉬려고 내려간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걸린거다.
다행히 친구가 트렉터로 뒤집고, 나는 관리기로 골만 탔다.
만약 경운기를 팔지 않아서 경운기로 해야 했다면 정말 끔찍했을 작업이 아주 순식간에 마무리가 되었다.

친환경 농사를 짓는 분들 중에는 무경운을 주장하기도 한다.
저렇게 육중한 농기계가 들어가서 땅을 뒤집는다고 왔다갔다 하면
겉은 부드럽게 갈리지만 속은 더 눌리고, 또 그 안에 형성되고 있는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해 두 해 거듭하면서 땅이 스스로 부드러워지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일면 맞는 말이어서 그렇게 하고 싶지만 기계의 도움 없이 흙을 다룬다는 것이 힘에 부치는 일이어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
또 밭을 부모님이 경작하시기에 그런 것을 강제할 수도 없다.

암튼 잘깐 내려가서 일년 농사의 첫 삽을 뜨고 올 수 있어서 좋았다.
문제는 날씨인데, 여전히 추워서 파종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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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 도심교회와 지역교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도심교회는 과거에는 지역교회였지만 주거지가 외곽으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도시 가운데 남아 있는 교회를 가리키고, 지역교회는 당연히 주거지에 있는 교회를 말하는 것이다.

요즘 강하게 드는 물음은
'도심교회가 왜 부흥해야 하는가?'이다.
도심교회는 당연히 쇠퇴하여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아니면 그 주변에 살고 있는 몇 안 되는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면 딱 좋다.
그런데 교회는 서울 한 복판에 있는데 성도들은 일산, 분당, 구리, 인천, 심지어 천안에서도 온다.
그러면서 여전히 교회가 더욱 커져야 한다는 강한 소명(스스로)에 사로잡혀 있다.

일단 도심교회를 포함한 일부 대형교회(주거 지역에 있으면서 그 지역을 넘어선)의 부흥은 여러가지 사회적 폐해를 낳고 있다(그냥 떠로르는 대로 적어 봄).
1. 먼 거리를 오가기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하면서 매연(특히 이산화 탄소 배출)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가중시킨다. 물론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도 있겠다.
2. 사는 곳과 교회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 공동체 형성을 저해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다른 지역의 교회를 다니면서 생활권과 교회의 거리로 인해 단절 현상을 경험한다.
3. 시간적 한계로 인해 신앙생활에 있어서 더 깊은 여정으로 나가는 것을 어렵게 한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 교회 저 교회를 전전하는 교회 유목민을 양산한다.
4. 먼 곳에 있는 교인들을 붙잡아 놓기 위해서 교회는 본질에 충실하기 보다는 프로그램 중심으로 교회를 운영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5. 먼 길 오가는 것은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차 안에서 서로 간에 긍정적인 에너지 보다는 불화의 단초들을 제공하게 된다.
6. 교회도 먼 곳에서 오는 사람들에 맞춘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있게 편안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한다.


교회가 모든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교회가 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애처롭다.
특히 도심교회는 그 지역의 독특함보다는 모두에게 맞추려고 애쓰고 있다.
교회는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그 지역의 사람들과 호흡하는 장이 되어야 하는데
요즘 교회는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알리는 현수막 걸어 놓고 호객하는 백화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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