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차, 엘간소에서 몰리나세까 가는 길 32.4km(1) 



라바날 델 까미노 초입 바Bar. 과일과 코콜릿바를 샀다.







폰세바돈은 해발 1500m 좀 못되는 곳에 위치한 마을이다. 그냥 지나쳐 가기 아쉬워 바를 겸한 알베르게에서 오렌지 주스와 빵을 주문해 간단히 요기를 했다. 하루밤 묵어가고 싶은 곳이다.


까미노 시작 하루만에도 중단하고 돌아갈 충분한 이유와 핑계와 명분을 얻을 수 있다. 걷지 못할 이유를 찾기 시작하면 한 두 가지가 아니니. 그러나 가고자하는 의지, 걷겠다는 결심이 하루이틀 쌓여 순례를 계속할 수 있게 한다. 발이 너무 아파서 중단할 수도 있고, 무릎에 이상이 있어서 멈출 수도 있고, 베드버그로 인해 정이 떨어져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이유들보다 산띠아고를 향하여 걷겠다는 마음이 더 크기에 그 모든 핑계거리들을 다독이며 마치 아프지 않은 것처럼, 마치 아무런 근심이 없는 양 또 걷기 위해 길을 나설 수 있는 것이다.
201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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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차, 오스삐달 데 오르비고에서 엘 간소 가는 길 31.1km(3) 

산따 까딸리나 데 소모사를 벗어날 때 눈에 들어온 광경.






엘 간소의 유일한 바와 레스토랑 ㅋㅋ


작은 마을치곤 의외로 너무 좋았던 알베르게, 가비노Gabino.




예상치 못한 좋은 알베르게로 인해 행복한 오후, 까미노에서 처음으로 만난 싱글베드!


길 위에서나 하룻밤 쉬어가는 숙소에서 순례자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때로 좋은 인상으로 또는 불편한 인상으로. 그렇다고 감정이 쌓이진 않는다. 헤어지면 잊혀지거나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하게 되니.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그래도 까미노 길벗으로 매너는 알아야겠다. 서로 너무 깊이 묻지도 말하지도 말고, 서로 부담을 주고받지도 말자. 짐을 덜어 줄 수 있지만 더해 주지는 말자. 그래서 듣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낫다. 가능하다면 혼자의 시간을 더 많이 즐길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왜냐면 말하기 시작하면 생각은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조용히 머물 때 길의 속삭임, 그 분의 음성을 듣게 되지 않을까.
그러다보면 참 좋은 만남은 의도하지 않아도 다가오게 되어 있다. 엘 간소는 정말 작은 마을이었지만, 꽤 괜찮은 알베르게와 멋있는 순례자를 만나게 해 주었다. 토담(닉네임)이라는 재미교포 아주머니였는데, 엘 간소 유일의 레스토랑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이런저런 꿈이 담긴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은 것 무척 아쉽다.
201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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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차, 오스삐달 데 오르비고에서 엘 간소 가는 길 31.1km(2) 
     - 아스또르가를 지나며...



아스또르가의 로마시대 유적지.


비가오는 중에도 열린 아스또르가 장터.



가우디가 설계했다는 아스또르가의 주교관. 지금은 까미노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가우디에게 설계와 건축을 맡겼던 주교가 죽자 위원들은 건물의 형태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며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실망한 가우디는 손을 떼고 떠나면서 "열기구를 타고도 아스또르가 상공을 지나가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에 의해 완성이 되어 많은 부분이 변경이 되었다고 하지만 가우디가 시작해서 그런지 독특한 외관을 뽑내고 있다. 결국 오늘 가우디의 이름으로 아스또르가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겠다.



아스또르가를 벗어나 때쯤 보게 되는 엑세 오모 예배당Ermita del Ecce Homo. 

물이 나오는 곳 옆에 각 나라 말과 한글로 '신앙은 건강의 샘'이라고 씌어 있다.



까미노를 걷는 이유? 바로 마음의 평화의 문제가 아닐까. 결국 자신 안의 불안, 두려움, 그로인한 갈등의 파도를 잔잔케 하고자 이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가. 그럼에도 이 길 위에서 마음은 평화 가운데 있지 않다. 몸의 이상, 고통 때문이기도 하고, 매일 완수해야 하는 걷기, 숙소 잡기, 세탁하기, 식사 해결하기 등의 일상적 일들에 매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니 까미노라고 해서 이상적인 것만은 아니다. 만약 스스로를 깊이 성찰하는 과정을 빼버린다면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적 근심들에 휩싸여 마음에 평화로부터 멀어져 있는 떠나온 곳에서와 똑같은 시간을 보내고 갈 것이다. 

노란 화살표가 안내하는 길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물 흐르듯이 까미노를 흘러갈 때 조금은 마음에 평화에 근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잠시 짐을 풀고 숨을 돌릴 수 있는 곳을 지나치지 않을 수 있는 마음, 주변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 가운데 마음의 평화는 있지 않을까. 그렇게 쉼과 걷기를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목표한 곳에 도착해 있으니까.
201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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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차, 오스삐달 데 오르비고에서 엘 간소 가는 길 31.1km(1) 


비야레스 데 오르비고의 광장과 알베르게



저 멀리 산띠바녜스 데 발데이글레시아가 보인다.




아스또르가가 멀리 보이는 산마루에 세워진 싼또 또리비오 돌십자가.



>>까미노 하루 일과
06:30전후 - 기상, 볼일 보기, 세면, 짐 꾸리기, 발에 바세린 바르기, 간단히 요기하기 
어르신들은 비교적 일찍 출발하고 젊은 사람들은 좀 늦게 출발하는 경향이 있다.
07:00전후 - 출발, 숙소 도착 때까지 걷기 
08:30전후 - 아침식사: Bar에서 카페 콘 레체와 또르띠아나 빵 종류로. 보까디요는 잘 안 먹음
12:30전후 - 점심식사: 길에서 전날 준비한 바게뜨빵과 과일로
아침과 점심을 먹는 방식이나 장소는 순례자에 따라 유동적이다.
13:00에서 16:30 사이 - 숙소 도착, 짐 풀기, 샤워, 세탁 
늦게 도착하면 빨래를 해도 잘 마르지 않는다. 
17:00경까지 - 마을 돌아보기(마을 순례라 함), 저녁 준비 
17:00에서 20:00 사이 - 저녁 식사: 숙소에서 요리해서 먹거나 레스토랑에서 순례자메뉴로
아침과 점심을 거의 길에서 해결을 한다고 보고, 저녁은 레스토랑이나 숙소 주방에서 만들어 먹게 되는데, 워낙 몸의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충분한 양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저렴하고 입에 맞게 직접 요리해서 먹는 것이 더 좋다.
20:00에서 22:00전까지 - 취침 준비스트레칭, 발 마사지&안티프라민(멘소레담) 발라주기 
특히 일과 중 빼먹어서는 안되는 일은 가장 혹사당하고 있는 발과 무릎을 만져주면서 고마움과 격려의 마음을 전하는 일이다. 그리고 다음 날의 까미노를 확인하는 일도 이 시간에 필수적인 일이다. 지나가는 마을이나 길의 상태 등을 꼼꼼히 챙겨두는 것이 좋다.
22:00 - 취침(대개의 알베르게의 불이 꺼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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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차, 오스삐달 데 오르비고 




주방에서 내다 본 알베르게 1층 응접실?!


왼편은 화장실과 샤워부스이다.



알베르게 뒤뜰에 전시되어 있는 예전 농기구들이다.












혼자 주방을 독차지 해서 만들어 먹은 만찬이다. 

국물은 멸치가루를 주재료로 한 '원물'이라는 것을 넣어 끓이고 달걀을 풀면 근사한 국이 된다.

그리고 고추장과 김이면 까미노 최고의 메뉴가 되고, 스페셜 셀러드가 더해진다.


오스삐딸 데 오르비고에 있는 순례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산 미겔San Miguel 알베르게에 묵었다. 까미노 시작 이후 처음으로 하루를 더 묵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알베르게였다. 우선 오스삐딸로(봉사자)가 무척 친절하고, 순례자들이 많지 않아서 모두 이층침대 아래만 사용해도 될 정도로 여유로웠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갤러리 같기도 했고, 주방도 널널하게 혼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마을에 괜찮은 수퍼마켓이 있었던 것도 매력을 더했다(다리를 넘어오자마자 바로 왼편에 있음). 2유로 더 내면 아침도 먹을 수 있는데, 토스트 빵과 잼&버터에 음료수를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침실 사진을 찍지 않아 내내 아쉬웠다. 
201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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