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차, 오스삐달 데 오르비고에서 엘 간소 가는 길 31.1km(2) 
     - 아스또르가를 지나며...



아스또르가의 로마시대 유적지.


비가오는 중에도 열린 아스또르가 장터.



가우디가 설계했다는 아스또르가의 주교관. 지금은 까미노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가우디에게 설계와 건축을 맡겼던 주교가 죽자 위원들은 건물의 형태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며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실망한 가우디는 손을 떼고 떠나면서 "열기구를 타고도 아스또르가 상공을 지나가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에 의해 완성이 되어 많은 부분이 변경이 되었다고 하지만 가우디가 시작해서 그런지 독특한 외관을 뽑내고 있다. 결국 오늘 가우디의 이름으로 아스또르가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겠다.



아스또르가를 벗어나 때쯤 보게 되는 엑세 오모 예배당Ermita del Ecce Homo. 

물이 나오는 곳 옆에 각 나라 말과 한글로 '신앙은 건강의 샘'이라고 씌어 있다.



까미노를 걷는 이유? 바로 마음의 평화의 문제가 아닐까. 결국 자신 안의 불안, 두려움, 그로인한 갈등의 파도를 잔잔케 하고자 이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가. 그럼에도 이 길 위에서 마음은 평화 가운데 있지 않다. 몸의 이상, 고통 때문이기도 하고, 매일 완수해야 하는 걷기, 숙소 잡기, 세탁하기, 식사 해결하기 등의 일상적 일들에 매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니 까미노라고 해서 이상적인 것만은 아니다. 만약 스스로를 깊이 성찰하는 과정을 빼버린다면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적 근심들에 휩싸여 마음에 평화로부터 멀어져 있는 떠나온 곳에서와 똑같은 시간을 보내고 갈 것이다. 

노란 화살표가 안내하는 길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물 흐르듯이 까미노를 흘러갈 때 조금은 마음에 평화에 근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잠시 짐을 풀고 숨을 돌릴 수 있는 곳을 지나치지 않을 수 있는 마음, 주변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 가운데 마음의 평화는 있지 않을까. 그렇게 쉼과 걷기를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목표한 곳에 도착해 있으니까.
201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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