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차, 오스삐달 데 오르비고에서 엘 간소 가는 길 31.1km(3) 

산따 까딸리나 데 소모사를 벗어날 때 눈에 들어온 광경.






엘 간소의 유일한 바와 레스토랑 ㅋㅋ


작은 마을치곤 의외로 너무 좋았던 알베르게, 가비노Gabino.




예상치 못한 좋은 알베르게로 인해 행복한 오후, 까미노에서 처음으로 만난 싱글베드!


길 위에서나 하룻밤 쉬어가는 숙소에서 순례자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때로 좋은 인상으로 또는 불편한 인상으로. 그렇다고 감정이 쌓이진 않는다. 헤어지면 잊혀지거나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하게 되니.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그래도 까미노 길벗으로 매너는 알아야겠다. 서로 너무 깊이 묻지도 말하지도 말고, 서로 부담을 주고받지도 말자. 짐을 덜어 줄 수 있지만 더해 주지는 말자. 그래서 듣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낫다. 가능하다면 혼자의 시간을 더 많이 즐길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왜냐면 말하기 시작하면 생각은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조용히 머물 때 길의 속삭임, 그 분의 음성을 듣게 되지 않을까.
그러다보면 참 좋은 만남은 의도하지 않아도 다가오게 되어 있다. 엘 간소는 정말 작은 마을이었지만, 꽤 괜찮은 알베르게와 멋있는 순례자를 만나게 해 주었다. 토담(닉네임)이라는 재미교포 아주머니였는데, 엘 간소 유일의 레스토랑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이런저런 꿈이 담긴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은 것 무척 아쉽다.
201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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