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550건

가끔 연기자들이 쇼프로에 나와서 인생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은 가소롭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들이 살았으면 얼마나 살았다고 함부로 삶을 논할 수 있어?'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생각이 바꿨다.
그들은 이름하여 연기자들이다.
일정기간을 자신과 전혀 다른 어떤 사람을 연기한다.
경찰도 될 수 있고, 강도도 될 수 있고, 사장도 됐다가 길거리의 불량배도 되었다가,
유학생도 되고, 농부도 되고, 택시 기사도 되는 거다.
물론 한시적이고 '연기'이긴 하지만
최소한 그들의 삶을 경험해 봤다고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사람의 삶', '살아감'에 대한 시야가 조금은 더 넓어지지 않았을까?

때때로 내가 누군가를 판단하는 근거는 바로 나의 경험일 수밖에 없다.
기껏해봐야 삼십대 중반의 삶의 연륜으로,
그것도 학생, 학생, 교육전도사 정도의 삶을 기반으로 하는
물론 부모님도 보았고,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쌓아놓은 견해가 있긴 하지만
그것으로 누군가의 인생을 담아 낼 수 있을까.
마치 뭔가를 통달한 척 설교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사람들에게 다가갈까.

어설프긴 하지만 농부로 약 2년을 채워 오고 있다.
그래서 정말 쪼금은 농부에 대해 알 것 같다.
하지만 솔직히 모르는 것이 더 많다.
그래서 농부가 어쩌니 저쩌니 하는 얘기는 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할 수 있다면 나에 대한 이야기들 뿐...

어제는 포도주 병을 군포에 있는 두산공장에서 실어왔다.
1톤 포터트럭에 4단으로 가득 싣고 오는데 솔직히 겁나는 일이었다.
트럭을 몰고 다니기는 했지만 그렇게 짐을 온전히 실어 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온갖 모양의 병들이 쌓여 있는 공장에서 매일 끊임없이 들어오는 화물차들에 병을 올려주는 아저씨들을 만났다.
어리버리한 트럭기사에게 친절하게 대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왜냐면 처음 가본 곳이어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모르면 바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다른 세상, 인생들을 만나고 온 거다.
뭘 더 그곳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시점에서...

말하려 하기 보다 겸손히 듣는 것이 상책이다.

'깨어살리 > 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들어 많이 듣게 되는 질문  (0) 2007.02.14
인터넷을 끊다.  (3) 2006.12.20
세 번 울고, 세 번 웃는 농사  (0) 2006.10.26
적당히  (0) 2006.10.26
포도포장 속 인사글  (0) 2006.10.26
블로그 이미지

dolsori

,
간만에 동해안의 울진(후포)과 영덕의 해안과 항구를 휙 돌아 왔다.
바다, 하늘, 갈매기, 고깃배가 보여주는 그림도 인상적이었지만,
또 하나의 세상을 보고 온 것 같아 가슴 뿌듯하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 생선 상자를 나르는 예순 가까이 되어 보이는 아저씨,
혼자서는 도저히 들 수 없을 것 같은 뱃머리 한 가득 들어찬 굵은 밧줄들,
위험해 보이는 갈고리가 달린 막대기를 들고 아무렇지고 않게 뛰어 가는 예닐곱살의 소녀,
딸랑딸랑 종소리를 내며 뭔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연이어 내뱉는 경매사...

후포항에 정박해 있는 작은 어선들.

작지 않은 배 한 척이 빠른 속도로 항구로 들어 왔다.

그리곤 박스에 꽉 채운 갖 잡은 생선들을 내려 놓았고,
바로 종을 치는 경매사가 달려와 사람들을 모으고 경매에 들어갔다.

생선을 내린 배에서는 쉴틈도 없는지 그물 손질이다.

영덕 해맞이 공원, 약간 흐린 날씨 덕에 저물어가는 해조차 잘 보진 못했다.
땅과 바다와 하늘의 조화!

손뻗으면 잡힐듯...
블로그 이미지

dolsori

,

어제 늦은 오전에 서리태(검은콩)를 뽑으러 낫하나 들고 콩밭으로 갔다.
많은 양은 아니었기에 아버지와 1시간여 작업을 마쳐가고 있을즈음 후두둑하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기상예보에 비가 온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하늘이 전혀 올 것 같지 않았기에 전혀 준비를 하지 않고 갔는데,
조금씩 더 굵은 방울이 떨어졌다.
조그맣지만 속을 꽉꽉 채우고 있는 배추도 좀 살펴보고 오려고 했는데,
안되겠다 싶어 집으로 거의 달리다시피 해서 돌아와야 했다.

게으른 농부는 비가 오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비가 오면 안되는 시기에는 그렇지 않겠지만,
농부가 맑은 대낮에 할 일이 없다고 집안에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평소 미루어 두었거나, 눈에 거슬리는 일들을 찾아서 해야 한다.
그런데 비가 오면 이런저런 생각 다 짚어 치우고 집 안에서 빗소리만 들으며 '비오네!'하면 된다. 속 편하게...

농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부지런함이 아닐까.
가만히 있지 못하고 뭐라도 해야 하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몸을 놀려야 속시원한 체질 말이다.
지식, 기술 다 떠나서 가장 우선 되는 것일 거다.
그런면에서 난 농촌과는 좀 거리가 먼 것일지도 모른다.
컴퓨터 하는 것이나 좋아하고,
가만히 앉아서 말하는 것이나 좋아하니...

'시골살이 > 초보농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굴이 아니라...  (0) 2006.11.26
농촌 아낙네는 쉴새가 없다.  (0) 2006.11.25
최고 브랜드  (2) 2006.10.28
녹두  (0) 2006.10.28
수확 전 수확  (0) 2006.10.28
블로그 이미지

dolsori

,
도망을 안 가네!
산조팝 꽃
1폭포 중간에 나타난 하트모양
3폭포
전혀 다는 두 나무가 엉켜 사랑을?
고로쇠 나무, 가지로 두 나무가 연결됨!
소나무가 세 갈래로 잘 자람

'여행본능 > 벗따라 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마을  (0) 2006.11.29
후포, 영덕을 가다.  (0) 2006.11.11
통영, 거제  (0) 2006.11.09
보길도, 청산도  (0) 2006.11.09
참, 육도에 다녀왔었지!  (1) 2006.11.09
블로그 이미지

dolsori

,
2006년 2월15-17, 2박3일 간의 통영·거제 여행...

통영을 사랑하는 시인 부부가 아름답게 가꾸어가고 있는 집

시인의 집으로 들어가는 길 옆의 돌담, 바닷가는 역시 돌담!

이충무공을 기리는 충렬사

우리나라 3대 목조건물에 드는 세병관에 들어 가는 문
대개 이런 문은 오른쪽은 들어가는 문, 왼쪽은 나오는 문, 가운데 문은 신이나 왕이 들어오는 문이라고...


거제도 몽돌해변의 아침

'여행본능 > 벗따라 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마을  (0) 2006.11.29
후포, 영덕을 가다.  (0) 2006.11.11
주왕산에서 만난 다람쥐  (0) 2006.11.09
보길도, 청산도  (0) 2006.11.09
참, 육도에 다녀왔었지!  (1) 2006.11.09
블로그 이미지

dols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