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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감장사가 감나무 네 그루 중 세 그루에서 감을 따갔다.
높은 나무에 달린 감들을 어떻게 딸까 하고 지켜봤는데,
전문가여서 그렇겠지만 생각보다 쉽게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작지만 감나무가 열 그루가 넘는다고 자랑은 하고 다녔지만
막상 수확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닥쳐오자 두려움도 역시 같이 찾아 왔다.
또 새로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몸에 익숙하지 않은, 해 보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은 늘 긴장되는 것이 사실이다.
아니 두렵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높은 나무에 있는 감들...
홍시가 되어버린 것들은 한두 개 따 먹는 것이야 쉽지만
전부 따는 일이야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약을 치지 않아서 다른 집들보다 더 빨리 익어 물러지니 지켜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고.

그런데 오늘 오전에 두 사람이 작업하는 것을 목격하고 나서는 좀 자신이 생겨서
해거름에 장대 높이 들고 시험 삼아 따 보았는데 할 만 했다.
괜히 값싸게 넘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한 가지를 배우고 알아간다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리라.
수업료 비싸게 지불했다고 생각하며 내년에는 잘 해보리라 어머니와 다짐했다.
그래서 내일은 남아있는 나무들의 감을 딸 작정이다.
저온 창고에 넣어 두었다가 적절할 때 깎아 말려서 맛있는 곶감을 만들어야지!

200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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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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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할머니께서 벼 추수할 때 좀 도와줄 수 있냐고 해서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했다.
들의 벼들이 노랗게 익은 모습을 보면서 언제 부르시려나 했는데,
드디어 그 날이 오늘로 결정이 되었다.

뭐 잠깐, 길면 두 시간이요, 짧으면 한 시간 정도 간단히 끝나는 작업이려니 했다.
여기서부터 크게 오해가 있었던 것!
농촌 일이 어디 간단히, 힘 안들이고 끝나는 일이 있던가?
그런 일이면 나를 부르지도 않지.
화물차를 끌고 가서 콤바인으로 구분한 나락들을 40킬로 부대에 담아 놓은 것을 싣고
할머니 댁으로 와서 부려놓고, 또 오가기를 몇 차례하고,
그리고 30여 부대는 수매하기위해 추풍령으로 갔다.
난생처음 벼 수매하는 곳에 갔는데 그 풍경이란...
마당이 화물차, 경운기, 심지어 화물칸을 매단 트랙터들로 가득했다.
83번 순서표를 받아서는 순서가 될 때가지 장장 5시간을 더 기다려야했다.

일단 농부의 역할은 여기까지이지만
시멘트 공장을 방불케 하는 내부 구조를 가진 벼 수매장의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수매하면서 이미 분리가 시작되어 건조시키고 탈곡하고, 포장해서 매장에 내는 일까지.
그러면 그 때부터의 일은 소비자들의 몫이 되는 것이다.

쌀 한 톨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몇 명의 손을 거치는 것인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무엇인들 쉽게 만들어져 나에게까지 오겠는가마는
비교적 농산물에 대한 생각들은 실제 그 가치에 상당히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생각들 끝에 자신들의 역할을 끝낸 사람들인 농부들의 표정이 밝지 못하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해를 거듭할수록 뭔가 나아지고, 희망이 있어야 할 텐데
수매가가 계속 곤두박질이니 뭐 할 맛이 나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나이들도 더 먹어 가는데 당신들이 하는 일을 이어갈 사람도 또 보이지 않으니.
박통이나 전통을 추억하는 것을 들으며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할 수만도 없었다.

200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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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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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 봐도 가장 힘든 일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인 것 같다.
그가 가족이든, 친구든, 동료든 간에 말이다.
사람이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방을 내 생각의 틀로 넣으려 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내가 그리는 어떤 상(像)과 맞지 않으면 불평하고 거부하게 된다.
그래서 나의 삶은 끊임없는 자극의 연속이다.
그 자극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정하지도 못하고 본능적으로 행동한다.
그러니 늘 불완전한 인간관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상대방이 넓은 마음을 가졌다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일은 마치 산불이 번지듯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스티븐 코비의 일곱 가지 습관 중 첫 번째 습관인 ‘주도적이 되라’가 늘 내 머리 속에 맴돈다.
이 첫 습관을 설명하는 주된 구절 중 하나가 ‘자극과 반응 사이의 간격’이다.
시시각각 나를 자극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어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 즉 그것에 대한 반응을 좀 더 심사숙고해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반응을 내가 그리는 이상적인 나의 모습의 선상에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요즘 내가 만든 말은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을 상대하는 나의 태도에 관심하라’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태도, 즉 나이지 상대방의 어떠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을 알면서도 열 번 중에 한 번 정도 실천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너무 약해서이기도 하고, 또 감정적이기도 해서 그렇다.
자극과 반응 사이의 간격을 띄우는 것,
나의 태도를 바꾸어는 가는 것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아자!

200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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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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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깨어살리/돌소리 2006. 10. 26. 20:43
어제 친구 결혼식이 있어서 서울에 다녀왔다.
서울에 한 번 올라 갈 때마다 사실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가능한 올라가지 않으려고 하고, 가야 한다면 중요한 용무들과 만남을 묶어서 해결하고 오는 방식을 취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금요일에 올라가서 선배님을 만나 밥도 얻어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한시미션에 가서 늦은 저녁시간과 밤 시간을 보냈다.

아무튼 결혼식에 참석했고, 아름다운 가정이 탄생하는 것을 목격했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결혼 스케줄을 두 개나 더 얻어가지고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10월과 11월에 꼭 가야할 것 같은 결혼식만 4개가 됐다.
어떤 분은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 결혼식에는 가지 말란다.
그러면 갈 곳이 거의 없는데...

결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계절인데...
친구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지금까지의 나를 지키려하는데서 출발한다고 했다.
어쩌면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그를 위해 자신을 바꾸는 것을 할 수 없다면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준비도 필요하고, 기도도 필요한가 보다.
교회가 신비이듯 결혼도 신비인 듯 하다.
전혀 다른 삶의 이야기를 가진 남녀가 만나 이루는 신비...
더불어 빛과 그림자가 혼재하는 현실이기도 하고.

2005.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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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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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stream

깨어살리/돌소리 2006. 10. 26. 20:43
농촌에 내려와 살지만 매 월 몇 개의 유무료 잡지들을 받아보고 있다.
우체부 아저씨가 두툼하게 우편물을 넣고 가면 왠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달려가 꺼내든다.
그 중에서도 교육과 관련된 잡지가 하나 있는데,
석 달에 두 번 한 페이지 정도 내가 쓴 별 것 아닌 글이 실린다.
잘 아는 분이 내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정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그래서 내가 쓴 부분을 살펴보고 이리저리 앞뒤를 살펴본다.
그런데 대개는 아쉬움을 넘어 실망감을 갖게 한다.

이런 저런 글들과 세미나들이 준비되고 있다는 정보들이 눈에 띄는데,
문제는 하나같이 도시, 그것도 서울 중심이라는 것이다.
서울에 살 때도 그런 비판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었는데 여기 와서 보니 더 그렇다.
강사로 나서는 사람, 자료들의 출처가 거의 대형○○라고 할 수 있는 곳의 것들이다.
그러니 웬만한 지방이나 농촌 사람들은 가봐야 별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이것을 두고 mainstream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 말이다.

하지만 정말 그래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반성은 필요하다.
mainstream이라고 하다가 자칫 매인stream이 되지는 않을지
숫자에 매이고, 돈에 매이고, 인기에 매이고, 크기에 매이고, 편리함에 매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저마다 mainstream을 타려고 하는데,
정작 무언가에 매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2005. 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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