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감장사가 감나무 네 그루 중 세 그루에서 감을 따갔다.
높은 나무에 달린 감들을 어떻게 딸까 하고 지켜봤는데,
전문가여서 그렇겠지만 생각보다 쉽게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작지만 감나무가 열 그루가 넘는다고 자랑은 하고 다녔지만
막상 수확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닥쳐오자 두려움도 역시 같이 찾아 왔다.
또 새로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몸에 익숙하지 않은, 해 보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은 늘 긴장되는 것이 사실이다.
아니 두렵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높은 나무에 있는 감들...
홍시가 되어버린 것들은 한두 개 따 먹는 것이야 쉽지만
전부 따는 일이야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약을 치지 않아서 다른 집들보다 더 빨리 익어 물러지니 지켜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고.

그런데 오늘 오전에 두 사람이 작업하는 것을 목격하고 나서는 좀 자신이 생겨서
해거름에 장대 높이 들고 시험 삼아 따 보았는데 할 만 했다.
괜히 값싸게 넘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한 가지를 배우고 알아간다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리라.
수업료 비싸게 지불했다고 생각하며 내년에는 잘 해보리라 어머니와 다짐했다.
그래서 내일은 남아있는 나무들의 감을 딸 작정이다.
저온 창고에 넣어 두었다가 적절할 때 깎아 말려서 맛있는 곶감을 만들어야지!

200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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