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550건

예전에 한 후배가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앞에 앉아 있는 선배에게
“형! 맛없어서 못 먹겠어요” 했다.
그랬더니 그 선배 하는 말 “야 그냥 집어넣어 둬”하더란다.
참 재미있어서 생각할 때마다 웃는다.
물론 정말 맛없는 학교 밥을 생각하면 답답하지만...

먹는 것과 집어넣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짐승들에게 아침저녁으로 먹이를 주다보면
먹는 놈이 있고 집어넣는 놈이 있다.
비슷하기는 하지만 차이를 찾는다면 소리(♀, 풍산개)는 천천히 맛을 느끼면서 먹는 것 같고,
토리(♂, 삽삽개)는 정신없이 입으로 집어넣는다.
닭과 오리를 비교하면 닭은 부리 구조상 물이든 모이든 조금씩 먹는 반면
오리는 넓은 부리(주둥이라고 해야 하나?)로 게걸스럽게 집어넣는다.
고양이는 특히 맛에 민감하다.
비린 생선이나 고기를 넣어주면 특유의 소리를 내며 먹는다.
먹이 주고 물주고 정신이 없지만 이놈들 관찰하는 것도 재밌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 사람은 먹는 것인가, 아니면 집어넣는 것인가?
당연히 먹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 먹는 것, 맛있는 것을 먹는다는 것을 빙자해
방방곡곡 식당이 없는 곳이 없고,
또 그 오염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그 뿐인가 맛있는 먹거리를 위해 지불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호텔에서 먹든 분식집에서 먹든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지는 것을.

음식의 맛보다는 음식을 대하는 멋이 더 필요하다.

나도 너무 맛만 찾지 말고
에너지 보충을 위해 집어넣어야겠다.

2005. 6. 29.

'깨어살리 > 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으려면 뽑아내야 한다.  (0) 2006.10.16
똥묻은 이야기  (0) 2006.10.16
더러운 놈들  (0) 2006.10.16
자유시간  (0) 2006.10.16
비 오는 날  (0) 2006.10.16
블로그 이미지

dolsori

,
처음에 강아지 한 마리로 시작해 이제 우리 집에는 개 세 마리, 닭 여섯 마리, 오리 두 마리에
몇일 전에 고양이 한 마리까지 더해 졌다.
아침저녁으로 이놈들 먹이 주는 일도 중요한 일과다.
고양이와 강아지 한 마리만 풀어 놓고 기르고,
나머지는 묶어 놓거나 가둬서 기른다.
그러다 보니 농부의 손길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먹을 것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똥을 치우는 일도 필수적인 일들이다.
그런데 이놈들은 똥을 누고 밟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심지어는 먹기까지 한다.
사람이 보기에 똥은 그 성분을 떠나서 더러운 것이다.
더러운 것이기에 깨끗하게 치워버려야 한다.

깨끗하게!

‘깨끗하다, 더럽다’를 말하는 것은 사람뿐이 아닐까.
짐승들은 전혀 그런 부분을 개의치 않는다.
몸에 묻어도 그것을 불쾌하게 여기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아무튼 사람도 적당히 더러운 것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일부러 더럽게 살 필요는 없지만,
깨끗하기 위해 너무 애쓸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우리의 삶이 조금은 더 단순해 질 수 있을 것이고,
삶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깨끗해질 때 어딘가는 더러워지고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실 우리가 더럽다고 말하는 것들이 정말 더러운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하지만,
소위 더럽다고 말하는 것들을 보는 것, 만지는 것, 걸치는 것, 먹는 것을 조금씩 늘려가자.

2005. 6. 27.

'깨어살리 > 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똥묻은 이야기  (0) 2006.10.16
먹는가, 집어 넣는가?  (0) 2006.10.16
자유시간  (0) 2006.10.16
비 오는 날  (0) 2006.10.16
노가다2  (0) 2006.10.16
블로그 이미지

dolsori

,
예수님과 함께 배를 타고 갈릴리 바다를 건너던 제자들.
바람이 불고 높은 파도가 치며 풍랑이 일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풍랑을 해쳐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은 결국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을 깨워 살려달라고 부탁을 드리는 마지막 선택을 했다.
다음 순간 그 험악했던 바다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잔잔해 졌다.
그런데 이 가운데 예수님은 ‘어찌하여 두려워하느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라는 책망의 말씀을 하셨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두고 제자들이 간구하여 풍랑이 잔잔케 된 것처럼
간절히 기도하면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종종 들었던 것 같다.
맞는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인생이라는 것이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고,
때때로 풍랑이 일어 고생을 하지만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께 구함으로 해결함을 받을 수 있다는...

그런데 좀 더 생각해 보면 몇 가지 질문이 가능하다.
예수님이 타고 계신 배가 과연 가라앉았을까?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워서 간청했기 때문에 풍랑이 잔잔해 지고 그들이 살아난 것인가?
예수님은 살려달라고 불렀던 제자들을 칭찬하시기는커녕 책망하셨다.
분명히 예수님께서는 기적 같은 일을 하시면서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다.
예수님께서 풍랑을 명하여 잠잠하게 하는 일은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자들의 바른 자세는 예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시간을 견뎌 냈어야 하는 것이다.

풍랑은 잔잔해지지 말았어야 했다.

나의 삶에도 작든 크든 풍랑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멈추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는다.
그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고,
주님께서 나와 함께하신다면 잠잠해지는 기적이 없더라도
배가 침몰해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풍랑은 잔잔해지지 말았어야 했다.

2005. 6. 20.

'말씀새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울이 아쉽다.  (0) 2007.02.16
블로그 이미지

dolsori

,

자유시간

깨어살리/돌소리 2006. 10. 16. 19:30
소리와 토리가 저녁을 먹고 나서 아직 날이 어두워지지 않았을 때,
둘은 자유 시간을 얻게 된다.
마음 놓고 뛰어다닐 수 있도록 풀어주는 것이다.

평소 얌전하기만 하던 소리는 얼마나 힘 있게 마당을 뛰어다니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토리는 소리를 쫓아다니면서 같이 놀자고 들러붙는다.
내 주변을 맴돌면서 번쩍 번쩍 뛰어 오를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닭장 앞에도 가보고, 장독대 위에도 올라가 보고
짧게 주어지는 자유 시간을 만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인다.

풀어놓고 키울 수도 있겠지만 소리는 이제 덩치도 있고
짖을 때는 처음 보는 사람들은 겁이 날 정도다.
그러니 나가서 무슨 사고라도 치면 안 되는 일이다.

개들은 묶여 있는 것이 더 이롭다.
사람들에게도 그렇지만 자신들에게는 더 그렇다.
먹이도 제때 받아먹을 수 있고, 똥도 사람들이 깨끗하게 치워준다.
최소한 겉보기에는 그렇다는 얘기다.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손쉽게 ‘자유’라는 말을 내 뱉지만
사실 늘 자유롭지 못한 나 자신을 발견한다.
누구도 나를 잡아 매 놓지는 않은 것 같은데
무언가에 묶여서 그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나.

자유...
소리와 토리에게 자유시간을 좀 더 주어야겠다.

*소리-풍산개♀, 토리-삽살개♂

2005. 6. 11.

'깨어살리 > 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먹는가, 집어 넣는가?  (0) 2006.10.16
더러운 놈들  (0) 2006.10.16
비 오는 날  (0) 2006.10.16
노가다2  (0) 2006.10.16
공생_더불어 살기  (0) 2006.10.16
블로그 이미지

dolsori

,
비가 계속 온다.
어제 밤부터 쉬지 않고...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와주기를 바랬다.
메마른 대지를 위해서도 그렇고,
실은 좀 방에 쳐 박혀 있고 싶은 소망에서도 그랬다.
대부분의 농부들은 비가 오더라도 쉬는 날은 아니다.
논 물고도 봐야 하고, 뒷집 형처럼 비를 맞으면서도 제초작업은 한다.
그러나 나 같이 농사 흉내만 내고 있는 사람은 별 일이 없다.
단, 아침부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고추가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비를 맞으면서까지 나가서 줄을 매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오고, 날도 어두워져 가니 좀 걱정이 된다.
고추가 기절하다 못해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어쩔까 해서.

때로 학수고대하여 그 일이 실현이 되면
막상 그 현실이 지루해질 때가 있다.
변덕스런 이놈의 인생에게 인지상정이겠지만.
지금이 그렇다.
비가 그만 왔으면 좋겠다.
닭장에도 비가 그만 뿌리쳤으면 좋겠고,
소리와 토리에게도 비 걱정 않고 풀어놓아 자유 시간을 주고 싶다.
그리고 고추나 허브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장마는 어찌 날지...)

비오는 날,
난 집안에 틀어박혀서 대나무로 이것저것을 뚝딱뚝딱 만들었다.

2005. 6. 10.

'깨어살리 > 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러운 놈들  (0) 2006.10.16
자유시간  (0) 2006.10.16
노가다2  (0) 2006.10.16
공생_더불어 살기  (0) 2006.10.16
생명 없는 생명  (0) 2006.10.16
블로그 이미지

dols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