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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깨어살리/돌소리 2006. 10. 16. 19:41
아침에 방 청소를 하는데 이름 모를 벌레들의 시체(?)가 섞여 나왔다.
서울에 살 때는 보지도 못하던 놈들이다.
어머니도 쥐며느리 비슷한 놈을 발견하고 신속한 동작으로 처리를 하셨다.

이런 것들을 발견하며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꼭 그럴 일도 아닌 것 같다.
보다 다양한 개체들이 살 수 있는 곳이라면
사람도 살기에 좋은 곳일지도 모른다.
물론 습하거나, 건조한 곳에서 잘 살아가는 벌레들도 있겠지만
극단적인 것만 아니라면
적당한 동거는 가능할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신들을 다른 개체로부터 분리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그래서 이룩한 문명의 이기들이 지금은 오히려 사람들을 해롭게 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에게 다가가서 공존의 삶을 선택한다면,
사람에게도 유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2005.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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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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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내려오면서 한 가지 놀란 부분이 있는데
이웃집들을 가보면 마당을 콘크리트로 포장을 해버린 것이다.
포장을 하더라도 일부만 하고 흙을 살렸으면 좋겠는데 흙은 전혀 보이지 않게 덮어 버린 집도 있다.
그것도 조금 여유가 있는 집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비가 오면 흙바닥이 질어져서 그런가?
아니면 잡풀이 나는 것이 싫어서 그런 것인가?
아무튼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개를 키우면서도 그렇다.
바닥을 콘크리트로 포장을 하고 거기에 말뚝하나 박고, 개집을 올려놓는다.
똥을 치우고 물로 청소하기도 좋고, 깨끗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냄새다.
물로 청소를 하는 일도 번거롭거니와 그렇게 한다고 해도
오줌은 스며들기 마련이고 은근하게 악취를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장이 있는 주위에서는 역겨운 악취가 심하게 풍긴다.
그런데 그냥 흙바닥에 개를 기르면 한결 악취가 덜하다.
똥은 치우지만 오줌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는데도 말이다.
내 생각에 아마도 흙에 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흙이 개의 배설물들을 처리해서 흙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흙이 포함하고 있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콘크리트는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고 축적해 버리니까 악취가 나는 것이리라.

흙은 살아 있고, 콘크리트는 죽었다.
살아 있는 땅은 살리는 에너지를 발산하지만,
콘크리트는 죽었기 때문에 죽음을 넓혀 갈 뿐이다.

내가 밟고 서 있는 곳은 살아 있는가, 죽어 있는가?

2005.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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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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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간 서울, 아니 양수리를 다녀왔다.
차를 황간역 앞에 주차해 놓고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가 버스타고 다시 내려왔다.
이전까지는 황간과 서울을 오가는 버스가 40분 간격으로 있었는데,
몇 일 전에 세 번으로 줄어들었단다.
중부내륙고속도로 덕분에 발생한 일이다.
처음에는 모서면에 있는 터미널의 버스가 하루 세 번으로 줄어들고,
이제는 황간까지 세 번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미 기차는 KTX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무궁화호가 하루 세 번만 다닌다.
아무튼 세 번이 최후의 보루인 샘이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KTX가 생겨서 전국이 몇 시간의 생활권으로 바뀌었고,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내륙의 교통에 획기적인 전기가 열렸는데,
실상 이 곳은 더 열악해 지고 말았다.
일이 있어서 서울이나 다른 곳을 가더라도 몇 편 되지 않는 버스나 기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야 하고,
조금만 시간을 잘못 맞추면 대전으로 가서 한참을 기다려 차를 갈아타고 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속도가 빨라지면 자주 멈출 수 없고,
길이 잘 뚤리면 옛 정거장은 잊혀지게 되는 법인가 보다.

개발을 통해 주목받는 곳이 생기면 소외되는 지역은 그 몇 배가 된다.
그 개발주의자들의 기치였던 ‘속도’는 이들에게 오히려 저만치 남의 일이 되어버린다.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누군가 빼어난 능력을 발휘해 두각을 나타낸다는 것은
결국 그의 몇 배의 사람들이 그의 그늘 아래 머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귀함을 발견하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너무 한 사람에게 집중하고 마음 쓰는 일을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
가까이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 작아 보이는 존재까지도 사랑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보면 좋겠다.
시선을 너무 빨리 돌려서 그 누군가의 존재를 놓쳐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2005.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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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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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고추모종을 주셨던 선배님께서 팥 모종을 주셔서 밭에다 옮겨 심었다.
아버지께서 거의 매일 오셔서 풀을 맨 밭인데도 조금만 방심하면 풀이 잔뜩 자라니
모종을 심는 것인지, 풀을 뽑는 것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모종 하나를 심으려면 대충 열 개 이상의 풀을 뽑아야 하는 것 같다.
그러니 진도도 안 나가고 쪼그리고 앉아 있는 다리만 아프다.
하도 느리게 하고 있으니 멀리서 들깨 모종을 심고 계시던 아버지께서 오셔서 신속하게 풀을 매주셨다.
하여간 4개월여의 기간 동안 아버지는 풀매는 데는 전문가가 되신 것 같다.
제초제 사용하지 않고 이만한 넓이에 밭을 일굴 수 있는 것은 모두 그 덕이다.

이 뽑혀야 하는 풀들을 잡초라고 불리는 것은 사람 중심의 사고이긴 하지만
이놈들이 얼마나 번식력이 좋은지 모른다.
반대로 작물들은 관리해 주지 않으면 잘 자라지도 못하고,
풀들한테 기선제압을 당하면 속수무책이다.

어쩌면 우리의 영혼과도 비슷하다.
정말 좋은 어떤 것을 옮겨 넣으려고 하면
그 안에 이미 주인행세를 하고 있는 오류와 편견, 오만 같은 그릇된 것들을 뽑아내지 않고는 안 된다.
그리고 그 놈들은 번식력도 좋아서 관리해 주지 않아도 우리의 영혼을 잠식해 버린다.
그러면 그 사람은 아무 열매도 얻을 수 없는 잡초 가득한 황폐한 땅이 되어 버린다.
영혼을 가꾸고 관리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부지런히...

2005.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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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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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화장실에 똥을 펐다.
장마가 오기 전에 해치워버리려 했는데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가슴을 조리다가(?)
오늘 날이 좋아서 드디어 작전에 들어갔다.
먼저 사시던 분들이 사용했던 똥바가지를 수선하고,
퍼 나를 통도 준비하고,
똥을 넣을 구덩이도 파고,
왕겨도 잔뜩 뿌려놓고서.

막상 푸기 시작을 하니 좁은 공간인데다
냄새를 참으며 하려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용변 후 왕겨를 뿌려왔기 때문에 심한 악취는 나지 않았다.
암모니아 냄새가 좀 났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쏟지 않으려, 몸에 튀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는데,
한 번 두 번 오갈 때마다 점점 뚝뚝 떨어지는 횟수도 늘고
급기야 언제 묻었는지 옷에도 똥 자국들이 늘어갔다.

대여섯 번 오가고 나서야 끝이 났다.
막판에 똥바가지가 망가지는 바람에 물바가지를 가져다 사용했는데 본 사람은 없다.ㅋㅋ
그래서 바가지, 똥 담았던 통, 똥이 흘러 넘쳐 똥 범벅이 된 손수레를 물로 깨끗이 씻었다.
똥 묻은 옷도 벗어 버리고 몸도 씻었다.
겨우 두 시간 여 했을 뿐인데 진이 빠진 것 같다.

똥을 푸면서 똥을 묻히지 않을 수 있을까?
매일 똥을 배설하면서 똥이 더럽다고 멀리 하는 사람들.
섬김과 봉사를 떠들며 실제 바로 자기 주변에 있는 이들을 섬기지 못하는 사람들.
똥을 푸면서 똥을 묻히지 않는 정말 고상한 사람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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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왜이리 억지를 쓰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하다보면 건질만한 것이 나오겠지...^^;

2005.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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