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간

깨어살리/돌소리 2006. 10. 16. 19:30
소리와 토리가 저녁을 먹고 나서 아직 날이 어두워지지 않았을 때,
둘은 자유 시간을 얻게 된다.
마음 놓고 뛰어다닐 수 있도록 풀어주는 것이다.

평소 얌전하기만 하던 소리는 얼마나 힘 있게 마당을 뛰어다니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토리는 소리를 쫓아다니면서 같이 놀자고 들러붙는다.
내 주변을 맴돌면서 번쩍 번쩍 뛰어 오를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닭장 앞에도 가보고, 장독대 위에도 올라가 보고
짧게 주어지는 자유 시간을 만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인다.

풀어놓고 키울 수도 있겠지만 소리는 이제 덩치도 있고
짖을 때는 처음 보는 사람들은 겁이 날 정도다.
그러니 나가서 무슨 사고라도 치면 안 되는 일이다.

개들은 묶여 있는 것이 더 이롭다.
사람들에게도 그렇지만 자신들에게는 더 그렇다.
먹이도 제때 받아먹을 수 있고, 똥도 사람들이 깨끗하게 치워준다.
최소한 겉보기에는 그렇다는 얘기다.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손쉽게 ‘자유’라는 말을 내 뱉지만
사실 늘 자유롭지 못한 나 자신을 발견한다.
누구도 나를 잡아 매 놓지는 않은 것 같은데
무언가에 묶여서 그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나.

자유...
소리와 토리에게 자유시간을 좀 더 주어야겠다.

*소리-풍산개♀, 토리-삽살개♂

200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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