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계속 온다.
어제 밤부터 쉬지 않고...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와주기를 바랬다.
메마른 대지를 위해서도 그렇고,
실은 좀 방에 쳐 박혀 있고 싶은 소망에서도 그랬다.
대부분의 농부들은 비가 오더라도 쉬는 날은 아니다.
논 물고도 봐야 하고, 뒷집 형처럼 비를 맞으면서도 제초작업은 한다.
그러나 나 같이 농사 흉내만 내고 있는 사람은 별 일이 없다.
단, 아침부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고추가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비를 맞으면서까지 나가서 줄을 매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오고, 날도 어두워져 가니 좀 걱정이 된다.
고추가 기절하다 못해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어쩔까 해서.

때로 학수고대하여 그 일이 실현이 되면
막상 그 현실이 지루해질 때가 있다.
변덕스런 이놈의 인생에게 인지상정이겠지만.
지금이 그렇다.
비가 그만 왔으면 좋겠다.
닭장에도 비가 그만 뿌리쳤으면 좋겠고,
소리와 토리에게도 비 걱정 않고 풀어놓아 자유 시간을 주고 싶다.
그리고 고추나 허브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장마는 어찌 날지...)

비오는 날,
난 집안에 틀어박혀서 대나무로 이것저것을 뚝딱뚝딱 만들었다.

200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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