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은 더 이상 홀로 살 수 없게 된 것 같다.
그것들을 돌봐주는 누군가, 바로 사람이 필요하다.
물론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것들도 있지만,
그것들의 몰골은 개의 그것이 아니다(사람의 입장에서 그렇겠지만).

아무튼 개만큼 사람에게 가까운 짐승은 없다.
사람에게 개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나 다름없다.
여러 측면에서 인생에 참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뿐만 아니라 닭이나 오리, 소 같은 것들도 서로에게 의존하여 생활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들과 사람들은 오랜 시간 공생하며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주고받았다.

반면에 참 아름답게 보이지만 재앙이 되어 버리는 관계가 있으니
다름 아니라 개미와 진디물의 공생이다.
개미는 진디물을 마치 가축과도 같이 사육을 한다.
적당한 곳에 옮겨 주고 그것들의 분비물을 받아 간다.
여기까지는 아주 신기하기도 하고 관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이 개미가 진디물을 고추 잎이나 오이 잎에 옮겨 놓았을 때,
마냥 들여다보고만 있다가는 참담한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작물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비실비실 죽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농약(흙살림에서 나온 친환경 농약)을 물에 타야한다.
그리고 열심히 진디물이 있는 곳, 있을 만한 곳, 번질 가능성이 있는 곳에 구석구석 뿌려준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사람과 개, 개미와 진디물이 같지만
한 쪽은 긍정이지만 한 쪽은 부정이다.

이미 생태계 순환의 고리를 끊고 절대자가 되어버린 사람에게
다른 어떤 존재와의 진정한 공생은 가능한 것인가?

200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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