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 룸푸르 숙소 Hotel Happy Holiday

쿠알라 룸푸르 푸두 터미널에 4시에 도착했고, 숙소에 도착하니 5시가 좀 못되었다.

숙소 자체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복이 터졌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쿠알라 룸푸르 대중교통의 중심인 KL 센트럴 다음가는 곳인 마지드 자멕 역 코앞에 숙소가 있는 것이다.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고다에서 잡은 것인데, 감동에 감동이다. 1층에는 커피숍, 세븐 일레븐, 버거킹이 있고, 길 건너에는 맥도날드도 보인다.

여행을 하면서 가능한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이 원칙이지만 늘 그럴 수만은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버거킹도 얼마나 반가운 지 모른다.

더구나 태국보다 많이 부족하지만(이상한 점) 세븐 일레븐도 바로 호텔 로비 옆에 있으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KTM Komuter



숙소에 들어가 짐을 풀지도 않고 바로 첫번째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바로 '바투 케이브(동굴)'이다.

LRT 마지드 자멕 역에서 KL 센트럴 역으로 가서 KTM Komuter Sentul Line으로 갈아탄다.

KL센트럴 역은 정신없기가 장난이 아니다. 

서울역보다도 작은 공간인 것 같은데 몇 개의 노선이 교차하는 지, 거기다 공항버스와 택시까지 연계되어 있다고 안내를 하고 있다.

암튼 내가 타고온 LRT 라인과 바트 동굴로 가는 KTM라인은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표 끊는 시간만 없다면 곧바로 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아쉬운 것은 장기권이야 연계가 되어 있는 것 같은데, 1회용의 경우는 연계해서 끊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BRT와 MRT의 역이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아 환승의 의미가 없었던 방콕보다는 낫지만,

티켓 사정은 매한가지였다. 그런 불편을 모두 느낄텐데 왜 개선하지 않는 것일까.

(KL센트럴 사진, 또 열차 티켓 두 가지 사진)


바투 동굴로 가는 열차는 정말 천천히 갔다.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이 계속 보여서 신기해 하고 있을 즈음 밖이 어두워지더니 빗방울이 열차 유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뭐 많이 올까 했는데, 점점 굵어지는 거다. 아이고 이러면 안되는데...


바투 케이브 역 도착



바투 동굴 역에 내렸는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역을 떠나지 못하고 빗방울이 잦아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바로 왼편 사원에 거대한 푸르둥둥한 원숭이 영웅하누만 상이 인상적이었다.

아~ 저기 거대한 무르간 상도 보이는데, 참 답답한 노릇이었다.

쿠알라 룸푸르에 머무는 날 수는 4일이지만 오늘도 좀 있으면 다 가고 내일은 토요일, 모레는 일요일인데 투표일이라고 한다. 그러니 주말과 투표가 있는 일요일이 얼마나 정신없이 지나갈까. 그리고 마지막 월요일은 말라카에 갔다가 바로 공항으로 가야한다. 그러니 다시 바투 케이브로 올 수 있는 여유가 없다.

그런 생각의 줄다리기가 오가고 있을 때, 비가 약간 잦아든 느낌이었다. 물론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지만.

그래 다시 올 수 없을 지도 모르니 비가 나를 막을 수는 없지.

가방 꼭 붙들고 뛰었다. 일단 거대한 황금 무르간 앞까지. 


황금색 거대한 무르간


와~ 탄성이 나오는 거대한 크기. 42.7m가 그냥 큰 정도가 아니었다. 

저런걸 하나 떡 하니 세워두니 이 곳이 완전 업그레이드됐을 것은 뻔한 거다.

사실 그 옆에 계단이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데, 272개의 계단이면 작은 규모가 아닌데 무르간 덕분에 별거 아닌 것으로 보이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비 때문에 서둘러 오르다가 숨차서 죽을뻔 했다.

세 개로 구분되어 있는 계단은 과거에 지은 죄, 현재 지은 죄, 미래에 지은 죄를 각각 오르고 내리며 참회하라는 뜻으로 그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사실 이 바투 동굴 투어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계단을 오르는 것까지가 아닐까 싶다.


동굴 내부




동굴은 거대하고 또 아름다운(?)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렇게 확 다가오지는 않았다.

힌두교 신자들이 기도를 할 수 있는 사원이 있는데 그 규모도 작고 동굴과 조화를 이루고 있지도 못하다.

비가 오는 저녁에 봐서 그런지 최소한 내 느낌은 그랬다.

비만 안 왔어도 계단을 천천히 오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텐데 참 아쉽다.


바투 동굴 후기

비는 어떻게 됐을까?

점점 더 내려서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 

곳곳에 물웅덩이가 만들어졌고, 하나 있던 우산파는 가게도 문을 닫아버렸다.

겨우 편의점까지 달려가서 허기를 달래고는 문 앞에 서서 또다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지만 전혀 그럴 기미가 안보였다. 

그래서 신발 벗어 들고 가방 끌어 안고 기차역까지 달렸다. 와 이건 비를 향해서 달리는 것이었다.

내리는 모든 물줄기가 다 나에게 쏟아지는 것 같았다.

비맞은 생쥐꼴로 어설픈 자세로 열차 안에 앉아 에어컨 바람에 옷과 머리를 말리며 다시 온 길을 거꾸로 돌아왔다.


바투 동굴 관광을 한 것이 아니라 쿠알라 룸푸르의 우기를 보고왔다.

비가 쏟아질 때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어쩔 수 없으면 맞으면 된다.

그 비도 그칠 때가 있을 것이고, 흠뻑 젖은 옷과 몸은 다시 몸의 열과 바람에 마르게 될 것이다.

비가 온다고 불평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잘 피했다고 너무 기뻐하지도 말자.

지금 보는 것, 지금 가진 것, 지금 상황은 내 소망과 예측대로 계속되지 않을테니까.

그저 비가 내리면 비를 맞고, 개이면 말리면 된다.

이것이 땅에 발을 딛고 빗방울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인간의 길이 아닐까.



빗물에 흠뻑 젖은 운동화에서

코를 댈 수 없을 만큼 악취가 나서

바로 요걸 구입해 사용했는데

정말 효과 만점이었다는...

하얀 부분을 운동화에 깔창에 대고

누르면 운동화 안쪽까지 분사가 되서

사용하기도 정말 편리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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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낭에서 쿠알라 룸푸르 가기


늘 긴장되는 것이 이동하는 일이다.

자유여행을 할 때, 스스로 찾아 다니며 예약하고 승하차하는 과정은 여간 신경이 곤두서는 일이 아니다.

말레이시아를 여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않았었기에 부족한 준비로 더 애를 태웠다.


페낭에 온 것도 신기한데, 이제는 수도 쿠알라 룸푸르까지... 대단한 여정이다.

페낭과 다른 도시를 연결하는 터미널이 숭아이 니봉 터미널이다.

다른 곳을 여행할 때는 항상 먼저 답사하고, 예매도 했었다.

페낭에서는 주로 이동하는 길에 터미널이 위치하지 않아 인연이 닿지를 않았다.

올 때는 조지타운으로 바로 왔고, 중간에 갔다올 짬이 나지 않았다.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예기치 않은 사람에게서 터미널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는 정보를 얻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데, 인도계 말레이시아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처음엔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이 사람의 정체는 다른 게스트 하우스를 홍보하기 위해 살짝 들린 사람이었다.

자신의 게스트 하우스를 아는 사람들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하면서,

쿠알라 룸푸르로 가는 방법을 꼼꼼하게 일러줬다.

쿠알라 룸푸르로 갈려면 우선 게스트하우스에서 예매하지 말란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RM40을 받지만, 콤타에 가면 RM30이면 된단다.

 

콤타는 시내버스들이 통과하는 터미널인데, 쿠알라 룸푸르로 가는 버스도 있나?

의구심이 들었지만 페낭힐을 가는 길에 콤타에서 장거리 버스회사 사무실들을 확인했다. 

정확히 말하면 콤타에 있는 여행사 사무실에서 예매를 하면, 콤타에서 승객을 태운 버스가 숭아이 니봉 터미널로 가고,

그 버스 그대도 갈 수도 있고, 여정이 다를 경우 다른 버스로 옮겨타고 가게 된다고.

아~ 참 편리하다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 다른 점은 버스티켓이 RM30이 아니라 35였다는 것.


5월 3일 오전 11시 버스인데, 콤타에 30분 일찍 나오라고 해서 시간 맞춰갔다.

나 말고도 네 명이 더 있었고, 터미널까지 실어다 준 버스는 말라카행 버스였다.

버스를 옮겨타고 인원 점검을 하고 출발하니 11시 10분 쯤이었다.

 

가이드북이나 인터넷 여행기에 보면 네 시간 걸린다고 되어 있고, 사무실에서는 5시간 걸린다고 했는데, 이체하고 쉰 시간을 빼면 네 시간 걸렸다.

에누리 없이 오후 4시에 쿠알라 룸푸르 푸두 센트럴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계산해 보면 10분 늦게 출발했고, 중간에 40분 쉬고, 푸드 센트럴 오기 전에 다른 곳에서 몇 명 내려주느라 돌고. 그런 것 생각해 보면 네 시간 걸리는 것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 같으면 네 시간은 쉬지도 않고 갔을텐데.


이미 핫야이에서 말레이시아 넘어올 때부터 느낀 것이었지만

말레이시아의 고속도로, 도로는 정말 잘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일단 현대건설이 만든 페낭과 버터워스를 잇는 다리부터 시작해서 고속도로는 정말 한국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어떤 구간은 더 잘 정비한 것 같았다.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휴게소였다. 이게 휴게소인지 주차장인지 분간이 안 가는 곳에 서더니 40분이나 쉰다.

화장실은 저 멀리 언덕 위에 있고, 길거리 간식거리 파는 부스 세 개 정도 있는 데 거기에 

과일과 빵 종류와 스넥, 음료가 조금 있을 뿐이었다.

아직 이런 부분에서는 발달이 되지 못한 것 같다.



인터넷 글들에 보면 푸드 센트럴에서 말레이시아의 모든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써 놓은 것을 봤는데, 그렇진 않아 보였다. 주로 북쪽으로 가는 버스들이 오가고,

말라카 같은 곳은 반다르 타식 셀라탄 역에서 연결되는 TBS에서 갈 수 있다.


20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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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모험을 즐기지 않는 여행자의 페낭 먹거리 이야기 ㅋㅋ

2013.4.30~5.2.


대체로 가이드북을 보면 그 나라나 지방의 음식을 소개하며 '맛있다', '꼭 먹어봐라'하면서 '거기'를 정해준다. 꼭 봐야 하는 곳과 함께 꼭 거기서 먹어야한다는 말이 얼마나 마음을 사로잡는 지 모른다. 그래서 점심 때, 저녁 때가 되면 약간은 긴장하면서 그 곳을 찾게 된다. 관광명소에 비해 식당은 찾기가 어려울 때가 많아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보통 관광지에 가면 두어 곳 먹어보고 입에 맞는 곳이 있으면 그 곳을 중심으로 가게 된다. 먹을려고 여행하는 것은 아니니 모험을 하긴 싫고, 또 경제적인 이유도 있기 때문이다.

페낭에 와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푸드코트가 많고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태국에서도 몇 곳을 경험하긴 했지만 이렇게 다양한 메뉴에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또 특징은 굉장히 저렴하다는 것이다. 보통 식당들에서 MR10(태국 100밧, 한화 약 3,500원)이면 저렴한 편인데, 푸드코트에서는 MR5를 넘으면 비싼 메뉴에 속한다.


에스플러네이드 푸드코트 - 조지타운 북쪽 해안가 위치



숙소에서 가깝고 저렴해서 첫째날과 둘째날 저녁을 해결했다. 첫 날엔 차퀘티아우 집에서 미고랭을 MR4를 주고 먹었고, 둘째 날엔 겁없이 페낭 락사를 MR3.5를 주고 먹었다. 조금 비릿했지만 못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가격이 착하다보니 서비스가 어떻고, 양이 어떻고, 분위기가 어떻고 따질 필요가 없다. 아쉬운 것은 혼자라서 한 가지 메뉴만 먹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여럿이면 꼭 눈에 띄는 여러 메뉴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과일을 잔뜩 싣고 깎아 잘라 담아 파는 자동차 노점상이 있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수박, 자두, 사과 등을 사들고 밤에도 먹고 아침에도 먹었다. 조지타운에 머문다면 이 푸드코트만 가도 식사는 별 문제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문제는 가이드북에서 최고, 인기있는 곳이라는 표현을 따라 갔을 때, 전혀 동의가 안되는 경우도 종종, 아니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음식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작용하는 것 같다. 특히 나에게 있어서 동남아 음식은 태국이든 라오스든 말레이시아든 간에 조금 어렵다. 그 맛도 그렇거니와 길거리에서 조리해서 담아내는 그 과정이 썩 마음이 가지 않는다.

사실 가장 어려운 점은 그 맛이다.


Maj 무슬림 레스토랑 - Ah Quee스트리트에 위치


찾기 쉬운 위치에 있는데 약간 헤매면서 더 기대가 되었던 로컬 식당이었다. 페낭에서 로티 차파티 2대 맛집이라는 말에 더욱 끌려서 약간은 주린 배를 참으며 포기하지 않고 결국 찾아냈다. 정말 허름하기도 하고, 인도사람이 운영하는 식당 사람들이 모두 남자들이어서 그런지 일하는 것이 어설퍼 보이기도 했다. 어렵게 주문을 하고 내가 다 받아 들고 자리로 왔다. 맨밥에 해산물이 든 커리를 붓고, 차파티 두 장을 곁들여 먹었다. 음~ 솔찍히 먹기 힘들었다. 차파티는 그냥 밀가루로 구운 부드러운 난이라고 할까? 난에 비해 밀가루 향이 더 났다. 커리는 내 입에는 좀 강했다. 맵고 감칠맛은 없는...

이런 것이 개인차인 것 같다. 어떤 사람에겐 별미가 될 수 있지만 어떤 사람에겐 약간 고역이 될 수는 있는... 그런데 재미있었던 것은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계산할 때 '서울 코리아 얼마죠?' 하고 서로 묻는 거다. 그래도 그렇게 열심히 움직이며 미소짓는 점원들이 있어 정이 들뻔 했던 식당이다.


산토리니 - 튠 호텔 근처에 위치

젊은 층을 겨냥했고, 깔끔하고, 착한 가격이라는 말에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갔다. 생각해 보니 내가 젊은 층은 아닌데 착각을 한 것 같다. ㅋㅋ 점심에는 메뉴에 MR2만 추가하면 음료와 아이스크림이 함께 나와서 더욱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림만 보고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킨 내 실수... 메뉴 이름은 생각이 안나는데 라면 면발 같은 것은 태국의 팟타이처럼 볶고 거기에 튀긴 치킨 조각들을 더한 것이다. 그림도 그렇고 느낌상으로도 맛있을 것이 뻔한 메뉴이다. 그런데 이게 왠일, 치킨은 치킨 맛인데, 볶은 면이 아무 맛도 안나는 거다. 다 먹고서는 케첩이라도 달라고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다. 암튼 외국에 나와서는 그림만으로는 맛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단, 아이스 초코는 맛있었다.


두둥 두둥!

거니 드라이브 - 거니플라자를 통과해서 해변길로 나가 왼쪽으로 30~40미터

페리 터미널 앞에 있는 버스 터미널에서 103번 버스를 타고 갔다.


아직 시간이 이른지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는다.




페낭에서, 아니 말레이시아 전체에서 음식으로 정평이 자자한 곳, 거니 드라이브를 버스 103번을 타고 갔다. 버스는 RM2 정도 할 줄 알았는데, RM1.4라서 가깝다는 것을 직감했다. 가이드북에 '거니 플라자 옆에 위치'라고 되어 있어서 그 옆을 찾느라 더운날 땀좀 흘렸다. 규모면에서 다른 푸드코트에 비해 크고 좀 더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내가 갔을 때는 시작하는 시간이라 막 문을 열고있는 집도 많았고, 빈자리도 꾀 많았다.

계속 국수를 먹었던 터라 다른 음식을 먹고 싶어서 돌아보다 튀김 종류를 쌓아 놓고 골라 주면 썰어서 소스를 뿌려주는 음식(이름이 뭐더라)에 꽂혔다. 에스플러네이드에서 가장 눈길이 갔었기 때문에 거니 드라이브에서 맛을 보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음식점을 잘못 선택한 것인지... 맛이 뭐라 할까... 정확히 표현해서 내 입에 안 맞았다. 그렇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인데 다른 메뉴를 먹었어도 그랬을 것이다. 음식에 대한 판단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 아무리 말레이시아의 내로라 하는 곳이라 해도 난 아닌 것 같다.

아마도 내 입맛이 너무 한국적 음식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것 같다. 동남아시아에서 얼마간 더 머물 것인데,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로 몇 차례의 도전을 해보겠지만, 음식에 대해서 내가 좀 너무 까다롭게 구는 것 같다.



>>말레이시아가 음식 값이 싸다?


가 본 곳이 몇 곳 없어서 라오스와 말레이시아를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특히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루앙프라방과 페낭이 비교된다. 뭐라고 할까, 여행자로서 가장 피부로 다가오는 것이 밥값이다. 라오스의 도시 루앙프라방과 열 배는 잘 사는 말레이시아 페낭 중에 어디서 더 밥값이 저렴할까. 답은 페낭이 더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유를 따져보면 식자제의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라오스에서는 음식 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해도,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루앙프라방에서는 보통 3,200원 정도만 되도 싼 편에 속했는데, 페낭에서는 1,600원짜리 식사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라오스에서는 관광지가 형성이 될 때 일어난 현상은 그 곳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이 소외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루앙프라방이나 왕위앙(방비엥)의 관광지는 현지인들이 먹고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모두 외곽으로 이동해서 그들을 위한 로컬식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에 태국도 그렇고 말레이시아는 비록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되고 모든 것이 외국인들을 위한 것으로 맞추어지는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현지인들을 위한 인프라는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소위 로컬 식당들이 존재하고,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들에게 효자노릇을 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경제력과 관련이 있어보인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이 관광지로 개발이 될 때 그 빠른 변화에 적응하고 맞추어 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을 때는 말레이시아처럼 로컬 문화도 함께 살아 있는 것이고, 그렇지 못할 때는 라오스처럼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라오스의 경우 사람이 좋다고 하는데, 관광지를 중심으로 여행할 경우엔 그 좋은 사람들의 표정을 만날 수 없다. 모두 여행자를 상대하면 살아남은 사람들만 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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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낭, 시내버스로 여행하기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의 다른 나라들보다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되어있었다. 아무래도 경제력의 차이인것 같다.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넘어 오면서도 느꼈지만 일단 도로가 잘 닦여 있고, 페낭의 경운 시내버스가 잘 운영되고 있었다. 버스 번호와 노선만 잘 알면 페낭의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 켁록시나 페낭힐은 물론 거니 드라이브를 갈 때도 시내버스로 이동했다.


켁록시 사원, 극락사

거의 모든 시내버스가 콤타 버스 터미널을 경유한다. 


켁록시에 가면서 처음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기사가 일일이 표를 끊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원을 오르며 내려다본 페낭 도심.



켁록시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큰 불교사원이다. 절에 갈 때 느끼는 것이지만, 절에서 형상화된 인물이나 동물들이 힌두교와 묘하게 오버랩된다는 것이다. 불교는 힌두교와는 많이 다르지만 인도라는 같은 토양에서 태동했고, 또 후발주자이기에 불교가 힌두교의 상징들을 차용한 것 같다. 켁록시 사원은 더더욱 혼합되어 있다는 것이 부쩍 더 눈에 띄었다. 규모면에서 보면 상상초월하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큰 감흥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사원들이 작지만 단아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고 있는 나에겐 더욱 그랬다.

저기 가운데 앉아 계신 부처님은 왜 팔이 저리 많은 것일까. 같은 대답이다. 인도라는 배경과 여러 지역을 지나며 팔 뿐만 아니라 다양한 덧붙임이 있었던 것이다. 당연하다. 그런 것들을 잘 살펴보면 종교에 인간의 근본적이고 다양한 욕구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깨달은 자 고타마 싯다르타 하나로는 부족하다. 관음보살, 지장보살, 무슨무슨 보살, 금강역사 등등이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있어야 중생들을 절로 불러들이고 절에 묶어 놓을 수 있는 거다.

종교의 속성으로 본다면 기독교도 별반 다르지 않다. 히브리문화가 헬라·로마문화를 만났고, 또 로마주변 민족들의 토착문화들과 섞였다. 별도 중요하고, 태양도 중요해지고, 성탄절이 필요해지고, 마리아도 천사도 성자도 필요했다. 심지어 정치적 구조까지 가져와 교황도 만들어냈다. 이런 것들로부터 벗어나려고 프로테스탄트(개신교)가 등장했지만, 오늘날 프로테스탄트 역시 다시금 사람들의 욕망에 편승해 그들의 구미에 맞는 것들로 교회를 치장하고 있다.

켁록시 사원을 보며 느끼는 이물감이 오늘 한국 교회들 가운데서도 별반 다르지 않으니 슬픔 크고, 아픔이 크다. 21세기에 종교를 어떻게 다시 정의하느냐가 중대한 숙제가 아닐까.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종교성 강한 나라들 한 가운데서 더욱 종교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왤까.


페낭힐에서 바라본 페낭


823m 페낭힐 정상까지 관광객을 싣고나르는 모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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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낭 도보여행 2 - 역사와 종교


콴인텡 사원, 관음사


관음보살을 모신 사원이라고 하는데, 어떤 것이 관음보살인지 도통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정신없는 사찰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한쪽은 기름 같은 것들이 더러운 통에 담겨 쌓여 있고, 흘려내려 찌들어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다른 쪽도 정신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불결하고 무질서한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은 향을 하나 둘도 아니고 한 움큼씩 들고서 불을 붙여 흔들며 옮기느라 여념이 없다. 이런저런 잡다한 문화들이 혼합된 혼합불교라고 해야할까. 신심이 느껴지지 보다는 의아함이 느껴질 뿐이다.


스리 미리암만 사원


힌두교 사원은 형형색색으로 치장되어 언듯보고서 (좀 생뚱맞지만) 유치원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긴 하지만 들어가고 나오는 데 있어서 정말 마음이 편했다. 힌두교 자체가 모든 것을 흡수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특별한 경계심을 갖지 않는 분위기였다. 사제인지 신도인지 웃통을 벗은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이 손짓으로 따라오라고 해서 갔더니, 파라핀 조각으로 불을 피우고 하얀재를 내 이마에 바르고는 돈을 내라고 했다. 그래서 1링깃을 줬더니 오케이 하면서 사라졌다. 

어쩌면 이렇게도 상상력이 풍부할까? 앙코르 와트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조금 봤다고 몇 가지 그림이나 부조들이 뭔지도 알겠는데, 정말 다양한 신들과 이야기들을 생산해 낸 인도사람들의 종교성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카피탄 클링 모스크


1801년에 세워졌다고 하니, 이 역시 2세기가 넘은 사원이다. 이름의 유래나 페낭에서 그 위치에 대해 전이해를 갖고 갔는데, 그 규모나 분위기에 약간은 김이 빠졌다. 일단 더운 나라의 모스크여서 정면을 제외한 세 방향이 모두 오픈되어 있어서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카자흐스탄의 모스크에서 느꼈던 그 경건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카자흐스탄은 추운 나라라서 사방을 막아 어두운 채광으로 자연스럽게 엄숙한 분위기가 만들었던 것 같다. 모스크에 들어가며 저절로 기도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서 그랬고, 덧입은 옷에서 냄새가 많이 나서 또한 비호감이었던 것 같다. 


쿠콩시/ 입장료 10링깃



원래 순서상으로 얍콩시를 먼저 갔어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쿠콩시를 먼저 가게 되었다. 중국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가문의 결속을 다지고 외부로 힘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개인적 사원이다. 가문의 조상들을 모시고, 그 조상을 신격화해 신앙화의 단계로 끌어올린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지 일년에 한두번 상을 차리고 제사지내는 정도가 아닌 아예 사원을 만들어서 가문의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로까지 견고한 터를 다지는 매개체가 된 것이다. 가족이라는 것이 종교가 되고, 다시 권력을 공유하고, 또 재산을 유지하고 늘려가는 공동운명체로 발전해 간 것이다. 

그들을 존재하게 하는 것은 과거의 조상들일까, 아니면 그 조상들을 중심으로 모이는 오늘의 구성원들일까. 조상의 가장 가까이에 있으며 또 그들의 유지를 대변한다고 하는 이들로 인해 조상은 힘을 쓰게 될 것이다. 


쑨얏센 박물관


처음엔 쑨얏센이라는 이름이 생소해서 지나쳐 갔다가, 그 이름이 우리 식으로 쑨원이라는 것을 알고는 다시 방문했다. 중국의 청나라의 간판을 내린 장본인이 아닌가. 바로 이 곳 페낭에서 그런 대업을 이루는 기반을 다졌다니 감격의 현장이었다. 원래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깊숙한 곳까지 보고 나오는 곳인데, 입구에 아무도 없어서 로비에서 조금 더 들어가 뚤린 천정으로 하늘이 보이는 정원에서 돌아 나왔다. 꼭 내부를 꼼꼼하게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쑨원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았다는 것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우리 나라 독립운동가들도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활동을 했는데, 이렇게 잘 보존하고 관리되었으면 좋겠다.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 여러 곳이 방치되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이 실망했었던 것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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