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면 마치 나이트라이프를 소개하는 글로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를 보겠다고 일찍 일어나 서둘다 보니 낮에 너무 피곤해서 숙소에 들어와 쉬다가 5시 정도에 다시 나갔다.

이번에는 그 유명한 부킷 빈탕으로 향했다.

쇼핑을 하려는 것이 아니고 저녁을 먹기위한 출발이었다.




낮에 Hope on Hope off Tuor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돌면서 대충 위치들을 익혀 두었고, 어떤 분위기인지도 파악을 했다.

참, 이 투어버스는 오자마자 아무 것도 모를 때 타기 보다는 약간이라도 방향감각을 갖게 되었을 때 타면 좋을 것 같다. 

주요 지점들이 그냥 걸어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데, 돌고 돌면서 마치 아주 먼 거리인줄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푸두 센트럴 터미널

통신 스트리트에 있는 마사지샵


숙소에서 가면서 어렵지 안하게 통신 스트리트 쪽으로 접어들었다.

처음 보게된 마사지집에 가격이 얼마인지 보다가 마사지사들이 나오는 바람에 그냥 따라 들어갔다.

1시간에 RM40하는 발마사지를 받겠다고 하고 들어갔다.

따듯한 물이 담긴 대야에 발을 담그게 하고는 돌아 앉게 하고는 먼저 어깨를 주무른다. 이상하다. 아무리 발마사지를 하더라도 마무리 할 때 어깨를 주물러주는데... 할 쯤 다른 마사지사가 메뉴판을 가져온다.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이미 발 마사지 한 시간 40링깃짜리 한다고 들어왔는데. 이 사람들 은근히 65링깃하는 어깨, 등, 머리까지 포함되는 것을 하라고 유도한다. 처음엔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몰라서 오케이했다가, 아닌 것 같아 다시 불러서 40을 가리켰는데, 하는 소리가 '어깨 등 머리까지 받는 것이 좋다'는 말을 반복하는 거다. 아~ 이런 바가지 상술이 있나! 태국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역시 중국계는 뭘해도 다르다. 마사지 숍의 분위기도 완전히 중국풍이고 마사지사들도 거의 중국 말을 쓰는 거다. 아~ 이렇게 화교들이 돈을 버는구나 싶었다. 그러면 안되지만 '귀찮아서' 알았다고 하고 마사지를 계속 받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 가냘픈 마사지사 아가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야무지게 마사지를 한다. 발마사지를 받을 때는 몇 번이나 잠이 들었는 지 모른다. 쓸어내리다가 걸리는 부분이 있으면 그곳을 더 집중적으로 하는 센스. 물론 그럴수록 더 아프지만 시원한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이니. 암튼 바가지 상술에 넘어가긴 했지만 시원한 마사지로 용서하기로 했다.


스타힐 갤러리


파빌리온




그렇게 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거의 7시가 되어 부킷 빈탕의 시작점이고 오늘의 부킷 빈탕을 있게한 파빌리온으로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파빌리온에서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나라 말레이시아는 큰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 곳 저 곳에 크고 거대한 것들을 잘도 만들어 놓았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백화점부터 저렴한 푸드코트까지 없는 것이 없는 것 같다.

그 크기며, 내부 구조가 입이 쩍 벌어졌다.

솔직히 거기서 팔고 있는 것들과 나는 별 관계가 없기에 바로 푸드 리퍼블릭을 찾아 지하로 내려갔다.

와~ 왜 리퍼블릭이라는 말을 붙였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끝이 안 보인다...

배가 고팠으므로 바로 한식당 다온에서 운영한다는 '삼삼'을 찾았다.

그리고 약간 고민을 하다가 가장 무난한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외국 여행 중에는 라면이 가장 그립고, 그 다음으로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이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는 아플 때 먹으면 병도 났는 것을 봤다. ㅋㅋ

외국에서 먹을 수 있는 김치찌개로는 이 정도면 됐다 싶을 수준의 딱 그 정도의 맛이었다.

추천을 하라고 하면 할까 말까 살짝 고민을...






파빌리온 안을 대충 돌아보다 나와서 숙소로 갈까 하고 방향을 잡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이름...

페트로나스!

맞다. 그 야경을 꼭 봐야한다고 다짐하고 있었는데.

고개를 돌렸더니 타워의 끝부분이 하얗게 빛나고 있는 거다.

가야한다. 꼭 가서 내 눈으로, 내 카메라도 담아오리라. 

작정하고 찾아 가려고 하는데, 지도도 없고, 어느 길로 가야하는 지도 모르겠어서 일단 낮에 버스로 이동했던 길을 더듬거리며 출발을 했다.

파빌리온을 겉으로 돌아 차도를 서너 개를 건너고 땀을 살짝 흘리며 걷고 있는데

이상하게 내가 가는 길 위로 터널처럼 생긴 육교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거다.

출발점은 내가 내려온 파빌리온의 반대쪽이었다.

좀 더 걷다가 올라가는 계단이 있길래 가서 봤더니 안내판에 수리아KLCC도 써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알게 됐다. 파빌리온에서 아쿠아리아 KLCC가 이 워크웨이로 연결되고, 계속 가면 KLCC공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글쎄 에어콘도 빵빵하게 나오고 있었다.

아~ 미리 알았으면 편하게 갔을텐데, 숙소에 와서 가이드북을 보니 팁 부분에 잘 안내가 되어 있었다.

아무튼 복잡한 도심 위를 위크웨이로 관통하도록 해 놓은 센스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사지숍에서의 경험을 생각해 보니 이거 혹시 차이니즈들의 발상이 아닐까 의심이 갔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다시금 마주한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는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공원에서는 음악에 맞춰 형형색색의 물줄기를 쏘아 올리는 분수 쇼가 벌어지고 있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분수 주변에 앉아서 물과 빛의 향연을 감상하고 있었다.

아~ 여기는 밤이 더 좋구나!!!

오전에 타워 관람 매표대에서 앞에 선 서양인 부부가 저녁 7시 것을 끊는 것을 보고 살짝 고민을 했었는데,

이 시간에 올라가면 낮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아래에서 이 거룩한(여기다 붙이면 안 되는 줄 알지만...) 빛에 감싸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황홀하고 만족스러웠다.


쿠알라 룸푸르는 밤이 더 좋아!


수리아 KLCC지하 로띠보이에서 빵과 번을 사들고 LRT를 타고 세 정거장 마지드 자멕 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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