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 룸푸르는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다. 최소한 여행자에게 그렇다는 말이다. 

보통 많이 찾게 되는 주요 포인트들의 위치를 알게 되면 바로 옆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차이나타운 입구



메르데카 광장 건너편 국립 섬유 박물관


메르데카 광장


중앙 시장



차이나 타운을 걷다가 육교 길 몇 개만 건너면 국립모스크가 있고, 

부킷 빈탕을 걷다가 워크웨이라는 긴 육교를 따라가면 수리아 KLCC가 갈 수 있고

마지드 라멕을 지나면 바로 마르데카 광장,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이 있고,

거기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차이나 타운도 있고, 센트럴 마켓도 있다.

그렇게 오가다 고개를 돌려보면 KL타워가 따라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러니 지역 어디엔가에 숙소를 잡으면 굳이 비용 들여가면서 택시나 버스를 타고 다닐 필요도 없다.

LRT나 모노레일을 타도 세 정거장 이상 가는 일도 없다.

예외적으로 바투 동굴에 갈 때는 KTM코뮤터를 타고 일곱 정거장을 가니 그게 제일 길게 타는 노선이 된다.


국립 모스크


스리 마하 마리암만 사원(힌두교)




그렇게 걸으면서 들게 되는 생각 중 압도적인 것이 '다양함'이다.

일단 사람들의 피부색이 다양하다. 

말레이인, 중국인, 인도인, 기타 여러 소수 인종들이 모두 말레이시아인으로 살고 있고,

내 앞으로 옆으로 지나다닌다.

이렇게 다양한 인종이 별 문제 없이(1969년에 사건이 있긴 있었다고 함) 살고 있는 것,

그리고 그 인종의 다양함으로부터 나온 종교와 그 종교 시설(사원)들의 다양성 또한 놀랍다.

페낭에도 있었지만 말라카에도 있는 조화의 길이 이런 현실을 반영하는 명칭이다.

다양함을 조화로 이끌어낸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지혜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이런 다양성을 조화로 이끌 능력이 있는 나라가 앞으로의 시대에 힘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세안의 국가들이 이미 관세를 없애거나 낮추었고 2015년까지 지역통합을 하게 될텐데,

그럴 때 말레이시아의 이런 노하우는 큰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

아무튼 이런 말레이시아의 역사적 인종적 배경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 같다.


말레이시아 왕궁


KL타워


페트로나스 빌딩 아래 분수대 앞 소풍 온 어린이들


어느 도시이든 다른 점과 같은 점을 가지고 있다.

관건은 같아지려고 하기보다 달라지려고 하는 노력에 있는 것 같다.

다른 것이 결국 우리를 규정하는 것 아닐까?

이것은 국가와 한 도시의 문제가 아니라 한 개인에게도 해당된다.

같아지려는, 한 가지 기준에 맞추려는 애씀보다 나를 나로 구분할 수 있는 독특함을 찾고 그것을 발전시켜 가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럴 때 도시는 관광객이 알아서 찾아드는 것이고,

개인은 앞으로 나서지 않아도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자리에 있게 될 것이다.

백화점, 빌딩들은 똑같은 것들이지만 얼마나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느냐는 능력이다.

어떤 면에서 쿠알라 룸푸르는 어느정도 성공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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