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예절
레22장
2 아론과 그의 아들에게 말하여 그들로 이스라엘 자손이 내게 드리는 그 성물에 대하여 스스로 구별하여 내 성호를 욕되게 함이 없게 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

오늘을 살아가며 레위기를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소위 율법이라고 하는 것들, 특히 생활에 관한 것들이 아닌 제사와 관련된 것들이라면 더욱.
그러면서도 레위기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율법 하나하나를 이르신 분이 하나님이신데,
그 하나님이 오늘 우리가 찾고 믿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이 놀라움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일한 하나님께서 3천 년 전에 이스라엘이라는 작은 민족을 붙들어 놓고
꼼꼼하게 이르신 가르침이 바로 레위기이고 구약의 율법들이다.
그러니 때로 이게 뭐야? 하면서 치워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다시금 붙잡고 씨름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해 진다.
'왜 하나님은 그 때, 왜 하나님은 그들에게, 왜 하나님은 이것을 중요하게 강조하셨을까?'라는 식의 물음들을 들고서 말이다.
그렇기에 평면적이고 문자적 접근보다는 입체적이고 의미적 접근을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 아닐까.

22장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무슨 결벽증 환자 같다(하나님, 표현을 용서해 주세요!).
눈에 띄는 단어들이 구별, 부정, 성물, 정결, 더럽히지, 속되게, 죄, 흠 등이기에 그렇다.
하나님께 바쳐졌던 성물을 먹는 문제와 바칠 제물에 관한 것인데,
이것은 하나님을 만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하나님과 식탁에 마주 앉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크신 하나님과 식탁에 마주 앉다니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 줄 그들은 알았을까?
예수님과 함께 만찬을 즐기며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지 보지 못했던 제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제 걸음마 단계를 막 지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똑바로 걸을 수 있도록 정도를 가르치고 계신 것이리라.
그러니 아무나 아무렇게나 참여할 수 있게 허용하실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격을 정하시고, 그들의 몸 상태까지 따져 묻도록 하시는 것이다.

마음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 겉모습 이야기를 하실 수밖에 없다.
사실은 마음이 없다면 겉모습도 제대로 갖추기 쉽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겉모습으로 그 속마음까지 판단해 버리는 세태이다.
각자의 다른 형편을 헤아려 보려하는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

레위기가 말하는 하나님 앞에서의 예절이 겉으로 만의 형식이 아닌
안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심이 될 수만 있다면
그래서 마음이 통하는 일이 생긴다면
때로 겉모양이 조금 미흡해 지는 일이 있더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진실된 믿음의 자세는 외모를 압도하는 정결함이 될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이 당신의 식탁에 우리들을 초청하시며 바라시는 것이 이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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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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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을 뗄 때
레21장
6 그들의 하나님께 대하여 거룩하고 그들의 하나님의 이음을 욕되게 하지 말 것이며 그들은 여호와의 화제 곧 그들의 하나님의 음식을 드리는 자인즉 거룩할 것이라

왜 항상 다른 삶을 요청하시는 것일까요.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이 더 편하고 즐거울 수 있다면야 누구나 손들고 껴들려고 할 테지만,
그렇지 않고 더 어렵고 힘든 여정이라면 누가 그 길을 선택하려 할까요.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쩌면 힘겨운 현실을 보내고 있습니다.
노예이긴 했지만 안정된 삶의 자리에서 떠나 집도 절도 없는 광야에서 불확실한 내일을 향해 하루하루를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더욱 기막힌 것은 모세라는 지도자를 통해 하루가 멀다 하고 율법이라는 강화된 행동지침들이 하달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조금은 과장을 해서 표현해 본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 말씀들을 읽으며 나와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조차 머리가 아픈데 당시 사람들은 오죽했을까요.
더구나 제사장들은 더욱 엄격하게 율법이 적용된다고 말씀하시는 대목에서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요.
두려운 마음으로 받아놓고, 한 켠에 나와 상관이 없을 거야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지는 않았을지.
아, 당시 사람들의 수준을 너무 높여서 생각한 것 같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정보와 지식수준은 아니었을 테니 말입니다.
일단 그들이 당시 처한 상황과 거기까지 오면서 목격하고 경험한 사건들이 그들에게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분명하게 인식시켜 놓았으니 이런 요구 앞에 불평할 수 없는 것이었겠죠.

어쩌면 하나님께서 21장의 말씀처럼 제사장과 관련된 말씀을 주시면서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든 나(하나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언제든 어떤 상태이든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뭐 이런 저런 전재조건을 달아 놓는다는 것이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수준의 문제일 수 있어 보입니다.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수준을 결정해 버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이들에게 열어 놓으신다고 성막을 아무렇게나 허름하게 만들어 놓고
제사장은 아무나 하고 싶다는 사람으로 하게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은 하나님을 그 수준으로 생각하고 격하시켜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까다로운 절차를 따라 성막과 제사장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하나님을 크게 보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인간들의 한계를 아시고
인간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서 한 발 떨어져 서 계시기로 작정하신 것입니다.
중간에 성막도 있고, 자격을 갖추고 잘 훈련된 제사장들이 서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이 정말 어떤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그래서 수준이 높아지면
하나님께서 어떤 모습으로 오시던 그 분은 거룩하신 하나님으로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볼품없는 한 인간으로 오신 하나님인 예수님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하는 것입니다.
율법이 하나님께 이르는 과정에서 한시적으로 주신 몽학선생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 율법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젖을 뗄 때를 알아야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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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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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병'에 와서 멈춰버렸습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이 유출병 이야기를 가지고 너무 '영해'를 한 나머지
교회 공동체 내에 유출병이 걸린 것과 같은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은 나병에 걸린 사람들보다 더 위험하다는 식의 글을 올려놓은 것도 보았습니다.
때로 성경을 읽으면서 그 말씀을 끼워 맞추기 식으로 해석하는 함정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함정이라기보다 습관이고, 또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줄로 알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혹시 저도 그런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15장만 지난다면 레위기의 가장 험한 능선을 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에 힘을 내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쉽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진솔한 공동체
레15장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누구든지 그의 몸에 유출병이 있으면 그 유출병으로 말미암아 부정한 자라

정상적이지 않게 몸에서 체액이 흘러나왔을 때
당시로서는 그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해 잘 알 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병리적인 것인지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해 공동체를 위태롭게 할지도 추측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거리를 두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부정하다고 하시고, 절차와 기간을 정해주십니다.

결국 이 역시 제가 계속해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정함과 부정함을 관계의 측면에서 이해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의 건강을 해치지 않고, 소중하게 여겨줄 수 있는 상황은 선하고 정한 것이고,
반대로 그럴 수 없는, 때로는 그것을 판단할 수 없을 때는 일단 거리를 두고 부정하다고 하며 안전을 기하도록 하신 것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나병에 대한 진단에서와 마찬가지로 유출병이 있을 때도
부정하다고 하며 특별한 절차를 밟는 것은 그 사람을 정죄하고 죄인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사자와 함께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진단이 사라질 때 공동체는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서로를 향한 진심어린 관심의 부재, 또 속내를 깊이 감추는 데서 야기됩니다.
그래서 제사장의 역할은 공동체를 보다 진솔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었습니다.
더이상 말할 수 없는 것이 없는, 또 어떤 허물이든 정화할 수 있는 그런 공동체.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전하시는 율법의 목적지가 어딘지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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