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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월)
정말 오랜만에 상주에 내려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나? 어머니께서 '그럼 밭 갈면 되겠네!'하셨다.
뭐 쉬려고 내려간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걸린거다.
다행히 친구가 트렉터로 뒤집고, 나는 관리기로 골만 탔다.
만약 경운기를 팔지 않아서 경운기로 해야 했다면 정말 끔찍했을 작업이 아주 순식간에 마무리가 되었다.

친환경 농사를 짓는 분들 중에는 무경운을 주장하기도 한다.
저렇게 육중한 농기계가 들어가서 땅을 뒤집는다고 왔다갔다 하면
겉은 부드럽게 갈리지만 속은 더 눌리고, 또 그 안에 형성되고 있는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해 두 해 거듭하면서 땅이 스스로 부드러워지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일면 맞는 말이어서 그렇게 하고 싶지만 기계의 도움 없이 흙을 다룬다는 것이 힘에 부치는 일이어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
또 밭을 부모님이 경작하시기에 그런 것을 강제할 수도 없다.

암튼 잘깐 내려가서 일년 농사의 첫 삽을 뜨고 올 수 있어서 좋았다.
문제는 날씨인데, 여전히 추워서 파종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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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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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목적은 경운기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계속 세워만 놓는 것 같아서 필요한 사람에게 팔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려간 김에 텃밭이지만 적지 않은 농삿일에 품을 보탰다.
참깨 순치기.
정확히 말하면 더이상 자라지 말고 이미 달린 열매들이 더 실해지라고 맨 위에 꽃이 달린 부분을 잘라주는 거다.
손톱 끝이 시컴해지고, 끈적끈적해 졌지만 나름 즐거운 작업이었다.

(핸드폰 카메라가 좋지 않아서 사진이 영 불량하지만...)



집 앞에 울타리를 탱자 나무로 하고 싶어서 한 뼘 남짓한 것을 옮겨심었는데,
3년만에 이렇게 자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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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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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옮겨 심는 일이 끝난 우리 집은
요즘 밭뿐만 아니라 집 주변의 풀들과 한판 전쟁을 치르고 있다.
손쉽게 제초제를 뿌리면 간단하게 끝나겠지만,
잠깐의 편리를 위해 땅을 죽이고, 생태계를 죽이고, 결국 사람을 죽게 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미련해 보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호미를 들고 달려드는 것이다.

낫으로 처낼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뿌리까지 제거하는 것이 더 낫기에 손으로 뽑고 잘 안되면 호미의 도움을 받는다.
풀들 중에 지독한 것이 뿌리로 번식하는 놈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쑥이다.
줄기에 붙어 뿌리까지 나오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뿌리가 땅 속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서,
뽑아내도 또다시 싹을 띄우고 땅위로 올라온다.
그러니 이런 놈들은 ‘뿌리를 뽑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대개의 작물들은 일단 줄기에 달려있는 뿌리가 나오면 뽑힌 것이다.
쑥처럼 뿌리를 뻗혀서 질긴 생명을 이어가는 작물이 있다면 농사짓기가 쉬울 것 같다.

내 안에 못된 습관들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닐지.
일견 뿌리가 뽑힌 것 같지만 잠시 긴장을 늦춘 사이 또다시 싹을 돋우니.
인내심을 가지고 주변을 파고 또 파야 어느 정도 뿌리들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미처 찾지 못한 뿌리들은 여전히 기회를 엿보고 있다.

2005.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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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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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쇠스랑으로 땅을 파다보면 내가 흙이 되고, 흙이 내가 된다.

‘이 흙은 언제부터 여기 있었을까’를 물어보면,
‘나는 언제부터 있었지?’라는 물음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여기 이곳에서 숫한 해를 보냈을 이 흙들이 나보다는 훨씬, 아주 많이 선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선배님들을 선배대접하지는 못할망정
풀이 많네, 돌이 많네 하며 투덜거리기만 했으니.
나는 그러고 보면 참 버릇없는 후배다.

어쩌면 난 이 흙들보다도 더 거친 흙일지도 모르는데...
하나님께서 이 거친 흙을 갈면서 얼마나 손목이 아프실까?
아니 어쩌면 돌들이 섞여 있고, 풀들이 빽빽이 자라도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시며,
내가 스스로 갈아엎어 가기를 기다리고 계실지도 모른다.
앞집 할머니 같으면 제초제 뿌려서 씨를 말려 버리셨겠지만,
우리 하나님은 생태주의자시니 그런 모진 짓은 못하시고,
답답하지만 참아 기다리실 거다.

흙은 참 마음이 넓다.
나도 받아 주었으니...
아니다.
나도 흙이다.
너무 늦게 돌아온 것일 뿐.

내가 흙이고, 흙이 나다.
“여호와 하나님이 에덴동산에서 그 사람을 내어 보내어 그의 근본된 토지를 갈게 하시니라” 창3:23

2005.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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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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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와서 어르신들에게 자주 듣는 얘기들이 몇가지 있다.
그 중에서도 농사와 관련된 것으로
제초제와 농약의 사용에 관한 것이다.

농사에 있어 제초제를 사용해야 하는 단계,
농약을 사용해야 하는 단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 때 반드시 사용하지 않으면 그 것은 농사가 안되는 것으로 여기신다.
심지어는 당신들이 살고 계신 집 주변에 자라는 풀들도 그냥 보지 못하시고
제초제를 뿌려서 다 고사를 시켜야 직성이 풀리신다.

그런 모습을 비판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농사를 지으며 그것들이 고된 일손에 얼마나 도움이 주었을까?
그래서 이제는 농사에 있어 제초제, 농약 그러면 상식이 되어 있는 것이리라.

아니 어쩌면 믿음의 대상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웃도, 때로 자신도 믿지 못하지만 제초제와 농약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신이 되어버린 ...

200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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