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깨어살리/돌소리 2006. 10. 16. 19:46
사랑은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것은 보고 또 보고
무엇인가 해 주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리라.

작물도 동물도 또한 그러하다.
자주 가서 보고, 필요한 것들을 제때에 해주지 않으면 분명 무슨 일이 생기고 만다.

고추밭이 바로 집 옆에 있지만,
근래에 담 너머로만 흘깃 쳐다보고는 ‘괜찮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고추나무 사이로 들어가서 보니 풀도 많이 자랐고,
잦은 비에 커진 가지를 바로 세우지 못해 꺾여 있는 놈들도 많았다.
좀 더 일찍 줄도 더 매어주고, 풀도 매주어야 했던 것이다.
몇 개의 가지는 아예 부러져서 고추만 따서 바로 식탁으로 보냈지만,
다 먹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문제다.

토리(삽살개, ♂)에게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소리(풍산개, ♀)에 비해 벼룩이나 진드기가 더 많은 것도 아닌데,
아마도 비를 흠뻑 맞으면서도 나와서 짖어대서 그런지,
온 몸이 벌레 물린 흔적에, 쉴 새 없이 긁어 대는 바람에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덕분에 털도 듬성듬성 빠져있었다.
어제까지 몰랐다.
근래에 더 심해진 탓도 있지만
밥만 가져다주고, 똥 치워주면서도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털갈이를 심하게 하는 구나 정도로 밖에는
그런데 정말 심각한 몰골을 보고서는 소름도 끼치고, 불쌍하기도 했다.
그래서 목욕을 시키고 몸에 약을 뿌려 주었는데
털이 검어서 벼룩도 잘 보이지 않고,
여전히 쉴 새 없이 긁어대니 나을까싶다.

보지 않으면 뭘 해줘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러기에 더 보려하지 않게 된다.
자주 보면 애정이 생기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생각이나 말만이 아닌 사랑 담긴 행동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다.

2005.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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