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들이 라오스의 제일가는 관광도시 루앙프라방에 와서 어떤 느낌을 받을까? 자신들의 지배로 사찰을 제외하고 라오스의 전통은 사라지고, 유럽의 작은 마을을 연상하게 하기에 그것에서 만족스러움을 느낄까? 이처럼 인도차이나 곳곳에 식민지배의 흔적들이 이제는 관광상품으로 각광받으며 외화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이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수리와 재건축을 통제받으면서 루앙프라방의 모습은 그렇게 이국적인 모습을 계속 유지할 거다.

한 도시가 세계적인 관광지게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곳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의 소외를 의미하는 것 같다. 특히 라오스처럼 경제력이 미약한 나라에서는 현지인들은 관광지의 높은 물가를 감당할 수 없어 외곽으로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도시 내부는 관광객들을 위한 숙소, 식당, 여행사, 마사지샵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웬만한 식당의 음식 가격은 주변에 더 잘 사는 태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높다. 관광객들을 위한 음식의 식자제들이 거의 수입에 의존되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아무튼 관광지 물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라오스는 사람이 좋아서 찾아가는 곳이다. 그런데 루앙프라방을 포함한 대개의 관광지에서는 그 '사람'을 만나기 어렵게 되어버렸다. 좀 과한 표현이긴 하지만, 온통 관광객들의 주머니만 노리는 이들로 가득할 뿐이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 좀 더 걸어나가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라오스... 참 좋은 곳이지만, 그것이 관광객들 만을 위한 것인 것 같아 좀 씁쓸하다.



숙소 레스토랑에서 먹은 아침 식사. 완전 유럽의 어느 바Bar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메뉴이다.


나이 지긋한 서양인 관광객들이 가이드르이 설명을 듣기위해 모여있다.

같은 단체여도 한국인 단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소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이고, 복장 또한 아웃도어 일색인 한국사람들에 비해 훨씬 편안해 보인다. ㅎㅎ


나이트 마켓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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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으로 내려가는 슬로보트 안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한 여성이 뒤쪽에 있는 화장실 문에 손이 끼여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의사를 찾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그 보트 안에 의사가 다섯 명이나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자 자신의 크고 작은 가방(키트)을 들고 뒤쪽으로 갔고, 응급처치가 이루어졌다. 다행히 부상이 심하진 않았던지 잠시 후 의사들은 속속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 중 한 사람이 사진의 주인공인 캐나다 출신의 의사다. 뭐 내가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니고, 앞뒤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가 어디 출신인지를 알 수 있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옆 자리에 앉아서 하루 정도를 같이 이동했지만, 별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보통 서양인들은 자기들끼리 어울리고 동양인에게 별 관심이 없다. 아마 예쁜 여성이었다면 말을 걸어왔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이틀 동안 한 배에 타고 루앙프라방에 도착해서는 각자의 숙소를 찾아갔다.

도착한 날 저녁에 나이트 마켓과 식당 등을 돌아다닐 때 같이 배를 타고 온 이들을 보게 되지만 아는 척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캐나다 출신 의사는 친해진 다른 서양인들과 함께 시장으로 들어서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너무도 반갑게 인사를 한다. "Hello! How are you?" 하며 나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지나간다. '한 배를 탔던 인연'을 기억하고 있다는 너무도 강렬한 표현이었다.

우연이겠지만, 여행을 하면서 동양인인 나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준 사람은 거의 예외없이 캐나다인이었다.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다고 비판을 듣는다해도, 난 캐나다 사람들이 제일 친절하고 잰틀하다고 말하고 싶다. 혼자 여행하는 남자 동양인을 따듯하게 대해준 고마움에서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말을 잘 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이 사람을 대하는 따듯한 태도를 높이 사고 싶다. 결국 생각보다,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몸에 배어 있는 태도인 것 같다. 말 몇 마디 나누고 판단하기 보다 그와 함께하며 그가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 지, 특히 무시할 수도 있는 작은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 지로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이 사람도 슬로우보트를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함께 온 사람이다. 

들고 있는 악기는 스위스 것이지만 정확히 스위스 사람인지 프랑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이 사람은 태국 빠이에서도 봤고, 치앙마이에서 치앙콩 오는 그린버스도 함께 탔으니까 

최소한 네 번은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이다.

치앙마이에서도 봤다고 했더니 더 반가워하면서 CD에 사인도 해주었다(구입함).

악기를 연주하며 여행경비를 충당하는 것 같았다.

바구니에 담긴 CD는 우리 돈으로 8,000원 정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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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은 사원의 도시이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구도심의 곳곳에 사원들이 있고, 주황색 천을 걸친 승려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압권은 아침(보통 오전 6시 전후)에 이루어지는 탁밧(탁발)이다. 다른 곳(나라)에서는 혼자 혹은 둘이나 셋이서 오전 시간에 집집을 찾아다니는데, 이 곳에서는 돗자리 깔고 줄지어 공양하는 이들 앞을 승려들 역시 줄지어 지나가며 그릇에 먹을 것을 받아간다.

그 모습이 워낙 볼거리라 이제는 관광상품으로 변하여 투어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관광객들로 그 이른 시간이 북적인다. 심지어 관광객을 위해 돗자리 깔고 공양할 음식을 놓아두고 오라고 손짓하는 이들도 있고, 돌아다니며 공양할 음식을 판매하는 이들의 모습은 일상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환경은 그렇게 변하고, 변질되었다고 하더라도 승려들의 삶은 그대로의 '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신의 그릇 만큼만 받아 갈 뿐만 아니라, 받는 족족 곁에서 구걸하는 이들에게 내어 놓음으로 그릇이 넘치지 않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누어주면서도 전혀 생색을 내지 않는 '무심한' 표정 역시 보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우린 오늘도 우리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마음을 담아 서로를 무겁게 하고 있지 않나. 나는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고, 이내 길가에 걸터 앉아 스쳐 지나가는 이들의 흔적을 카메라가 아닌 가슴에 담고 있었다. 루앙프라방은 사원의 도시이고, 아침의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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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원을 유지보수하는 일을 승려들이 담당한다. 

그것이 그들의 수행하는 삶의 일부라고 한다.

어린 승려들이 지붕과 담을 보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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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작은 마을 박뱅은 어떤 여행 가이드북에도, 또 어떤 이의 블로그에도 그리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은, 아니 솔직히 다룰만한 소재가 없는 그런 곳이다. 여행을 시작하며 웬만한 도시의 숙소는 미리 예약을 하고 갔는데, 이 곳은 아예 이름 자체가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서 숙소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초보여행자로서 내심 걱정을 하고 갔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슬로보트에서 내리면서 바로 알 수 있었다.

그저 사람들이 가는 대로 따라가다가 적당한 위치에 있는, 저렴한 숙소를 잡고 하룻밤 묵어가면 된다. 더 있다가라고 잡지도 않을 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 마을의 시작점에서 끝까지 3분이 채 걸리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기 때문이다. 정말 훼이싸이에서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또 반대로 가는 슬로우 보트가 해가 떨어진 후 움직일 수 없어 하루 묵어가는 것으로 존재하는 마을이었다.

그런데 이 작은 마을 빡뱅이 이렇게 내 가슴을 설레이게 할 줄은 몰랐다. 너무도 작은 마을이고, 숙소는 더도 말고 딱 200밧(8,000원) 정도 수준이고, 식당은 하루 쉬어가는 나그네들에게 딱 맞는 허름한 인테리어와 소통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런 마을에 하루가 아니라 며칠 묵어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콩강을 타고 내려오다, 또 거슬러 오르다 쉬어간 수많은 나그네들의 온기 때문일까.  

빡뱅에서 느낀 따듯함은 이후에도 불쑥불쑥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아, 여행의 참 맛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부터 오는 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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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보트 티켓은 훼이싸이에서 탈 때, 

여행사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예약할 경우 950밧에서 1,000밧 사이이고, 

루앙프라방에서 탈 때는 1,200밧으로 좀 더 비싸다. 

내가 사기를 당한 것이 아니라면 거슬러 올라가는 배가 더 비싼 것이 아닐까 한다.

훼이싸이에서 루앙프라방을 오가는 슬로우보트의 의자가 편한 의자로 바뀌었다. 

폐차하는 승합차에서 모아온 의자들이다. 

승객의 수에 따라 의자의 수나 배열이 다른 보트를 탈 수 있다. 

아래 사진은 거의 만석 수준으로 꽉꽉 채워 놓았을 때의 의자 배열이다. 

다리긴 서양인들은 많이 불편할 듯 하다.


보트 뒤편에 간이 매점이 있는데 많이 비싸다고 보면 된다.

맥주나 스넥을 팔고, 먹을만한 컵라면도 있는데, 모두 태국 것들이다.



빡뱅 입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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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한 장 의지해 길을 나섰다. 

충분히 걸어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나 자신의 판단에 불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날도 덥고 발을 내 디딜 때마다 먼지만 날리고, 지나가는 사람도 오토바이도 없었다. 

발도 무거워지고, 신발 속으로 들어오는 작은 돌맹이들은 발다닥을 콕콕 찌르며 나를 비웃는 것 같았다. 

지도에서 본 그 길이 맞나? 아~ 나는 늘 이런다니까. 

방향감각에 대한 이 망할 자신감이 늘 화를 부른다고. 스스로 자책하며, 또 투덜거리며 길을 걷고 있을 때... 성큼성큼 나를 앞질러 가는 이가 있다. 

어! 하는 순간 '안녕!'하며 환한 미소로 인사한 그는 벌써 저만치 앞장서 있다. 

이 길이 맞나보다. 조금만 더 가면 될까? 하는 안도감이 몰려왔다.


앞선 사람의 존재, 그 얼마나 마음을 편하게 하는 지. 

그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지만, 나는 계속 그 길을 갈 수 있었다. 

이미 누군가 그 길을 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나는 늘 누군가의 발자취를 따라 왔는 지도 모른다. 

별 고민 없이 누군가 이미 걸어간, 또 걸어가고 있는 그 길을 걸어왔다. 

동시에 내 뒤를 걸을 누군가에겐 또 내가 앞 선 사람이 되겠지.

그럼...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나보다 앞 선 사람은 또 올바른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일까.

그 후 나를 앞서간 사람을 다시 보지 못했다. 두 시간을 헤메며 숲의 끝가지 갔지만 그는 없었다. 

뒤돌아 두 시간을 나오는 중간 중간 또다른 '나'를 만나며 나는 그 길의 끝에 대해 말하지 못했다. 

그들은 나를 앞선 사람으로 여기고 안도하며 그 길로 더 깊숙히 들어서고 있었다. 

그들도 나를 다시 보지 못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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