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차, 오세브레이로에서 사모스 가는 길 32.4km(2) 

어, 저기 소가 넘어가네~


푸른 초장, 맑은 시내물 가로~



사모스 수도원Monasterio de Samos, 유럽에서 제일 오래된 수도원으로 6세기에 세워졌다고 한다.




수도원 부설 알베르게




높이 25m의 1000년 된 사이프러스 나무








알베르게 앞 오른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먹은 순례자 메뉴(오늘의 메뉴). 샐러드도 풍성하고 고기 맛도 좋았다.


사모스로 오는 길, 이제 30km를 넘게 걸으며 아무렇지도 않다. 사실은 어떻게 걸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목적지에 도착해 있다. 그저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미는 자동적인 반복이 연속해서 일어나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솔직히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지만 가야한다는 의지가 몸을 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앞으로 더 앞으로 나가니, 멈추어버린 몸이 멈추지 못하는 것이다. 한 발 한 발을 내 디딜 때마다 그 느낌을 몸으로 받으며 생생하게 걸어야 하는데, 발도 무릎도 골반도 스틱잡은 손과 팔도 마비되어 걷고 있는 거다. 그렇기에 몸의 마비에서 깨어나는 것이 순례의 또하나의 과제가 되는 것 같다. 걷고 있다고 해서 걷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함께 소통하며 걷는 것이 잘 걷는 것이 되겠다. 그래서 몸에 부치도록 긴 구간을 잡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의 몸의 상태를 봐가면서 나아갈 길을 잡아주어야 한다.
201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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