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5일차, 에스떼야Estella



에스떼야 입구에 있는 샘.









길이나 숙소에서 볼 때마다 ‘코리아노’를 외치며 반갑게 맞아준 스페인 아주머니를 에스떼야 시내에서 다시 만났다. 이 분은 특히 발에 물집이 많이 잡혀서 고생하며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눠서 더 기억에 남는다. 물집이 너무 심해 병원까지 다녀와서는 더 못 걷고 마드리드로 돌아간단다. 손짓발짓으로 의사의 말을 전하는데, 바늘로 물집을 쑤시면 위험하다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단다. 의사들은 다 그렇게 말할 것 같다. 까미노를 쉼 없이 계속 걸어야 하는 사람에겐 별다른 방법이 없지 않나. 또 바늘과 실로 물집을 잡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을 체험하니. 

물집이 잡히면 바늘에 실을 꿰어 물집을 통과시킨 후 실을 너무 길지 않게 앞뒤를 잘라 그대로 둔다. 실은 무명실이어야 물이 잘 타고 나온다고 한다. 그렇게 아침까지 끼워두고 있다가, 양말을 신을 때도 그냥 두면 걸으며 생기는 물이 계속 빠지고, 저녁에 양말을 벗어 보면 실은 이미 빠져나가 버리고 물집 부위 피부가 착 달라붙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대략 2~3일이면 물집은 잡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신발이 너무 꽉 맞지 않아야 하고, 끈 조절을 잘해야 한다. 특히 발의 볼이 넓은 사람은 운동화 앞 쪽에 좀 더 여유를 주는 것이 좋다. 아무튼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며 한 컷을 남겼다.

201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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