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4일차, 뿌엔떼 라 레이나Puente la reina


로스 빠뜨레스 레빠라도레스(교회에서 운영) 알베르게.

알려지기로는 이 곳 봉사자(오스삐딸로)가 동양 여성들을 대상으로 마사지를 해준다고 하면서 추행을 한다고 했다.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니 내가 갔을 때 있었던 그가 그였다. 지금도 있겠지...


스페인(유럽이 그런 것 같다)에서 과일을 살 때, 특히 이런 동네 가게에서는 주인이 주는 것을 받아온다.

내가 하나 하나 들어보고 고르는 것도, 또 좋은 것으로 바꿔 달라고도 하지 않는다. 

바꿔달라고 해봤는데 표정이 확 바뀌었고, 다시 준 것도 아무거다 집어서 준 것이었다. ㅋㅋ

한국과 다른 점인데, 결국 상인과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거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손님이 좋은 것만 골라가면 좋지 않은 것만 남아서 상인은 손해를 보게 된다.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함께 가져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들었다 놨다 하며 얄밉게 좋은 것만 골라가는 우리네 습성을 반성하게 한다.




작은 마을의 이름 '뿌엔떼 라 레이나'의 뜻이 '왕비의 다리'로 이 다리로부터 기인한다. 

왕비가 순례자들에게 비싼 요금을 받는 뱃사공들의 횡포를 가슴아프게 여겨 만들었다고 한다.


며칠 전부터 오른쪽 새끼발가락에 생긴 물집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물집이 잡힌 발가락만 아픈 것이 아니라 걸음걸이가 온전하지 않으니 몸 전체가 흔들거리고, 다리의 다른 부위까지 아파온다. 한 곳의 통증이 몸 전체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다. 균형이 깨진다는 것은 또 다른 고통이 옴을 뜻한다. 

불균형은 아픈 것으로만 오는 것이 아니다. 배낭에 짐을 꾸릴 때도 일어난다. 한 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짐을 잘 집어넣고, 배낭끈도 양쪽 길이를 같도록 잘 조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균형이 깨져서 한 쪽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게 된다. 
균형의 문제는 비단 물리적인 몸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음이나 정서에서도 일어난다. 한쪽으로 너무 쏠려버리면 더 이상 정상적인 생각을 하고 일을 처리하지도 못하게 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지만 정서의 불균형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괴롭게 만들게 된다. 그래서 순례자가 매일 균형 있게 짐을 꾸리듯, 매일 마음을 살피며 치우쳐 있지 않은 지 돌아봐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어찌 사람의 몸과 마음만 그럴까. 사회 역시 관심이 한 쪽으로만 쏠리거나, 한 부분이 소외되고 고통 한다면 이도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고, 결국 건강하지 못한 사회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도자는 늘 부족한 곳, 소외되는 곳을 돌아봐야 하고, 또 반면에 너무 부와 권력이 한 쪽으로 집중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어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201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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