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2일차, 수비리Zubiri


수비리 공립 알베르게


알베르게 오스삐딸로의 아들


닫은 줄만 알았던 수퍼마켓, 5시 넘어 오픈!


순례 초반에는 하루 20km전후를 걷는다. 그러면 보통 12:30에서 1:40 사이에 목적지 알베르게에 도착한다. 두 시경 숙소에 짐을 풀고, 샤워하고 빨래해서 널고 나면 저녁 준비를 한다. 만약 숙소에 주방이 없으면 식당에 예약을 하거나, 예약이 필요 없을 경우 식사가 가능한 시간을 알아오면 된다. 주방이 있을 경우 붐비는 시간을 피하려고 좀 더 일찍 저녁 준비를 하게 되는데, 문제는 식료품 가게이다. 대개의 상점들이 오후 두 시부터 다섯 시까지 ‘씨에스타’로 문을 닫는 거다. 그러니 조금만 늦게 가면 문이 닫혀 있고, 또 정확히 다섯 시에 문을 열지 않는 곳도 종종 있다. 그러면 준비가 늦어지고, 혼잡한 주방에서 불 경쟁을 해야 한다.

이 씨에스타를 뻔히 알면서도 문 닫힌 상점 앞을 몇 번을 찾아갔었는지 모른다. 다른 것들은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는데, 이 씨에스타는 정말 익숙해지지도 않고, 계속 불편했다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돌이켜 보면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아니었을까. 하루 가운데 큰 쉼표를 두고 여유롭게 사는 스페인 사람들을 늘 서두르는 한국인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아주 살짝 그들이 부럽다.


한 가지, 알베르게 주방에서 식사준비를 할 때는 먼저 마트를 찾지 않고, 주방에 무엇이 있는 지를 확인한다. 어떤 종류의 조리기구가 있는 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고, 앞선 순례자들이 남기고 간 쌀이나 기타 식재료들을 점검하는 것이다. 그러면 구입할 것들이 줄고, 비용도 아낄 수 있다.

201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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