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1일차, 프랑스 생장에서 스페인 론세스바예스 가는 길 24.8km


출발하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서양인 순례자들의 모습.

처음엔 여느 여행지에서 만났던 이들처럼 지나쳐 가는 사람들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들은 까미노 내내 정다운 길벗이 되어 주었다. 

같은 날 출발하며 얼굴을 익힌 이들은 더욱 친근한 사이가 되었다.


생장을 벗어나며 목격한 무지개, 이로부터 까미노에서 총 다섯개의 무지개를 보았다.



생장에서 8km 지점에 있는 오리손 알베르게(순례자 숙소). 

첫 날 피레네 산맥을 넘으며 무리하지 않으려면 이 곳에서 하루 묵어가는 것도 좋다. 

그러나 두세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 

처음에는 이게 뭘까 하고 보다가 국경이라는 것을 알고는 기념촬영도 하고 재미있어 했다. 

반면 서양인들은 뭘 그리 놀라냐는 시선으로 쳐다보며 지나간다. 

우리 같은 섬나라 사람의 심정을 너희들이 알랴!


까미노 걷기에 대한 거의 모든 요소는 생장에서 론세스바예스로 가는 첫날, 피레네 산맥을 넘으며 판가름이 난다. 준비물 중 계속 가져가야 할 것과 버려도 되는 것은 물론 몸의 약한 부분도 분명하게 알게 된다. 첫날이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출발해서 완만한 길을 오르지만, 그 길로 1,200미터 이상을 오르는 것이라는 사실을 몸이 확실히 체감하기 때문이다.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 짐과 몸이 확실하게 다이어트를 하게 된다. 특히 무릎 통증은 이후 순례를 계속 할 수 있을지 의심하게 할 만큼 심각했다. 순례를 위한 준비 중에서도 몸을 만드는 부분을 너무 소홀히 했다는 증거였다.

다른 준비물, 예를 들어 빨래비누 같은 것들은 없으면 없는 대로 지낼 수 있지만, 몸이 받쳐주지 않는 것은 가장 중요한 준비물을 빼놓고 온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몸에 딱 맞는 배낭, 트레킹화, 등산용 스틱이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고, 필요할 지 확신 없이 챙겨온 무릎보호대는 단연 필수 아이템으로 등급업 되었다.

201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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