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도 에어컨들은 열심히 돌아간다.
낮의 기온이 높기 때문에 더위를 면하기 위해선 에어컨을 틀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더위를 면하려고 하는 것일까?
일하기 위해서다.
일을 잘 하려면 시원한 온도를 유지해 줘야 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좀 엉뚱한 생각이긴 하지만, 왜 더운 날에 할 수 없는 일을 시원하게 만들어가면서 해야 할까?
어쩌면 더우면 그 더위에 맞게 쉬던지, 잠을 자던지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억지로 전력을 써가며 에어컨을 돌려 시원하게 만들어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일까?

하나님께서 지구를 만드시고 각 지역마다 그 지역에 맞는 기후를 주셨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그에 맞는 일을 하면서 살면 된다.
아마도 과거 농업을 주로 할 때는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그 지역과 상관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
긴 시간 자연과 동떨어져 살면서 생산력을 높여서 만들어 내는 것들이
전혀 자신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그런 것들이 실제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 지고
그것을 소비시키기 위해 과대 광고를 하고
과소비를 시켜서는 또다시 부를 창출해 축적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어쩌면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과다하게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혹사하고 있다.
대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이는 마치 노예와 같은 삶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높이를 부르짖으며 전진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삶의 진정한 가치는 잃어버리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비친 자신을 전부로 여기고 있다.
이처럼 종속된 삶이니 노예라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니다.

에어컨 얘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지만
우리들이 스스로를 위해 만들고 필요하다고 생각해 가지고 있는 것들
과연 그것들이 정말 우리를 위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싶어서다.
어찌 에어컨 뿐만 그럴까?
자동차도 그렇고, 냉장고도 그렇다.
멀리 갈 수 있는 이동수단이 생겨서 편리하지만 그것으로 잃어 가는 가치는 얼마며
소위 저장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인해 우리 몸은 자연과 더 멀어졌다.
그래서 작은 변화만 있어도 우리 몸은 취약성을 곧바로 드러내는 것 아닌가.
면역력 저하는 어쩌면 저장 기술의 발달과도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른다.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길러낸 농산물을 두고두고 먹으며 몸을 채우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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