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보기를

출22

2 밤에 도둑이 몰래 들어온 것을 알고서, 그를 때려서 죽였을 경우에는, 죽인 사람에게 살인죄가 없다.

3 그러나 해가 뜬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기면, 그에게 살인죄가 있다.


하나님께서는 출애굽기 22장에서 소유권 침해에 대한 말씀을 주십니다.

그 첫 번째가 도둑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도둑이 밤에 몰래 들어온 것을 알고, 그를 때려서 죽이면 죽인 사람에게는 살인죄가 없습니다.

그런데 해가 뜬 이후라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비록 상대방이 도둑이라 할지라도 그의 얼굴을 알아 볼 수 있을 때는 죽이면 살인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재산이 중요하고, 다른 사람들의 것을 몰래 가져가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는 데 그것은 사람의 생명입니다.

밤에 어두워 서로를 알아 볼 수 없을 때는 내 생명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을 죽일 수도 있었지만,

해가 떠서 상대를 알아 볼 수 있을 때는 도둑이지만 그 생명 또한 지켜져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다시 말해 도둑일지언정 ‘사람’으로 보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이 십계명을 범하다 걸린 것이라 해도 그는 먼저 사람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누군가를 사람으로 보려하지 않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자기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보다도 못하게 여기지는 않는지.

하나님께서는 이어서 하시는 말씀 속에서도 백성들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지라고 말씀하시면서도,

그 율법의 근간이 사람에 대한 믿음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요사이 유괴와 살인 등 극악한 범죄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범인이 잡힌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그 가족들이나 경찰에게나 견디기 힘든 시기를 보내게 합니다.

최근 잡힌 범인은 오락가락 진술을 번복하면서 사람들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약간의 아쉬움은 그 범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입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그를 사람으로 봐 주는 하나님의 마음이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가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지만 그도 역시 우리와 같은 존중받아야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이야기>

언제 아침이 시작되는가?


늦은 밤, 스승과 제자들이 화톳불을 둘러싸고 앉아 있었다. 이런 저런 잡담들을 나누다가,

문득 하늘에 빛나는 달과 별들을 바라보면서 모두들 침묵에 잠겼다.

한참 동안 이어진 침묵 끝에 스승이 입을 열었다.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되는 때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한 젊은이가 눈을 빛내며 대답했다.

"멀리 있는 짐승을 보고 그것이 개인지 양인지를 분별할 수 있으면,

그 때가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되는 때 아닐까요?”


"좋은 대답이군,"스승이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답은 아닐세.”

제자들은 잠시 의논한 끝에, 두 번째 젊은이가 대표로 말했다.

"빛이 나뭇잎에 내릴 때 그것이 소나무 잎인지 참나무 잎인지를 분별할 수 있으면

그 때가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이번에도 스승은 고개를 저으면서 조용히 말했다.

"훌륭한 대답이지만, 역시 내가 찾는 답이 아니네.”

제자들은 머리를 모으고 생각해보았지만 답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스승에게 간청했다.

"아무리 궁리해 봐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해주십시오."


스승은 제자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 눈을 들여다 볼 때 형제나 누이가 보이면 아침이 밝은 것이고,

형제도 누이도 보이지 않으면 아직 캄캄한 밤중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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