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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른 날보다 좀 일찍 일어났다.
닭들을 닭장에서 꺼내고 바닥에 왕겨를 깔아주고, 더러워진 물그릇도 닦고 맑은 물을 넣어 주었다.
소리와 토리가 함께 사용하는 물그릇에 낀 물때도 깨끗이 닦고 새 물을 담아 주었다.
그리고 모아놓은 개똥을 들고서는 누구를(?, 어디에) 줄까 잠깐 고민하다가 살구나무 주변에 뿌렸다.
내년에 더 맛있는 살구를 더 많이 달아달라는 마음을 가지고...

처음에는 살구나무나 호두나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감나무 정도 생각하고 거름도 구입했었는데,
살구도 따고, 호두도 따고 보니 이제는 이 나무들도 소중해졌다.
무엇인가 얻고 보니 귀해 보인다.
참, 뭔가 받아야만 특별한 눈으로 바라보는 나의 한계란...

뭔가를 받기 전에 상대의 소중함을 먼저 알아볼 수는 없는 것인지.
조만간 감나무가 특별해 보이게 될 것 같다.

2005.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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