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5-16. 카트만두


숙소를 정하는 기준은 단 하나, 따듯한 물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아고다를 통해서 이용후기를 검색해 적당한 가격의 숙소를 찾았다.

가격은 1,800루피이고, 따듯한 물이 나오는 싱글룸이었다.

그러나 비용을 지불하고 올라와 짐을 풀면서 알게 됐다.

따듯한 물은 나오지만, 숙소가 너무 춥다는 것을.

숙소 자체에 난방을 위한 설비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거다. 할 수 없는 일...

그래도 콸콸 나오는 따듯한 물에 위안 삼으며, 아니 감사하며 네팔에서의 첫날 지친 몸에 쉼의 시간을 가졌다.

어쨌든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았던 따듯한 물 하나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깊이 깨달았다.

이후에도 핫워터를 얼마나 외쳤는 지 모른다.


그렇게 추운 숙소에서 이불과 씨름하고는 포카라로 가기위해 일찍 숙소를 나섰다.

Kanti Path(타멜 인근 도로)에서 오전 7시에 포카라로 가는 투어리스트 버스들이 출발한다.

비수기라서 예약은 하지 않았지만, 좋은 자리에 앉아서 가려고 6:30에 맞춰서 나갔다.

끝이 보이지 않게(과장) 도로에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버스를 지날 때마다 눈길을 주고, 붙잡으려고 하지만 소신껏 버스를 고른다.

아무래도 비교적 외관이 깔끔한 버스를 골라 흥정을 하고 올라탔다.

타고 보니 내부는 거기서 거기 같다.

여행사가 아닌 직접 지불을 해서인지 좀 더 친절하게 자리로 안내해 주는 것 같다.

아마도 내 착각일 수 있겠지만, 그랬을 거 같다. 700루피나 줬으니 그랬어야 했다!


낮설지만 낯설지 않은 풍경들. 동남아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그런 친숙한 모습들이 눈길을 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길이다. 

한 나라 수도의 길이 어떻게 이리 엉망일 수 있을까.

공사 중인 것인지, 방치된 것인지를 알 수 없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그러니 흙먼지가 끊일 수가 없는 거다.

이렇게 도로같지 않은 도로를 무사히(!) 달리는 기사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오른쪽 자리를 배정받고, 시종 창밖을 주시하며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열심히 모든 광경을 담아보겠다고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
'한 쪽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간다.
아, 그렇구나 아무리 내가 모든 것을 보겠다고 눈을 크게 떠도 결국엔 한쪽만 본 것일 뿐이다.
한쪽만 보고서 마치 전부 본 것처럼 떠들어 댈 것이 아닌가.
그래서 겸손히 반만 봤다고 얘기하기로 했다.
아니, 아주 조금 보고왔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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