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일차, 산띠아고에서 네그레이라 가는 길 21km




예쁘게 서 있는 가로수는 다름아닌 아카시아 나무다.


다시 피니스테라까지 77.668km.








배나온 알베르게 주인과 침낭을 말아드린 스페인 할머니 순례자.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를 앞두고서 며칠 간은 거의 30km이상을 걸었다. 그런 하드한 걷기에 익숙해진 몸이었는데, 보너스 순례 첫 날 21km를 걷고는 넉다운이 되었다. 왜 그런 것일까? 해답은 마음에 있었다. 일단 1차 목적지에 도착한 감격에 마음이 헤이해진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는 출발하며 걷는 길의 거리에 몸을 맞추었던 것이다. 30km를 상정하고 걸으면 그에 맞게 몸이 움직이고, 20km를 계획하고 걸으면 거기에 몸이 맞추어지는 것이다. 또 짧은 거리라고 무시하는 마음이 있어서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 까미노는 몸의 순례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마음의 순례길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마음으로 걷는 길, 마음으로 이겨내야 하는 길이 까미노이다.

2013.10.11.

블로그 이미지

dols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