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차, 아르수아에서 몬테 도 고소 가는 길 35.2km




산띠아고 전 20km 표지석



옥수수 창고 오레오. 1893년이라고 씌여 있다. 


수제 햄버거. 서너번 허기를 채우는데 신세를 진 것 같다. 

콜라는 서너 번이 아니라 수차례, 어떨 때는 하루에 두 번도 갈증과 에너지 충전을 위해 흡입했다.


몬테 도 고소에 있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다녀갔다는 기념비이다. 

순례자들이 이 언덕에 서서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 대성당의 탑들을 볼수 있는 즐거움을 주었다고 하여 '즐거움의 산' 몬테monte(산) 도 고소gozo(즐거움)라고 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소의 알베르게는 정~말 크고 깨끗해서 인상적이었다.

산띠아고 꼼뽀스뗄라를 4km 남겨두고 묵어가기에 최상의 공간이다.



사리아에서부터 걸어온 스위스 아가씨 둘과 함께 방을 썼다.


막연하게 까미노를 생각했었다. 그리고 내가 그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의심했었다. 솔찍히 순례를 시작하고 며칠을 지나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벌써 29일차가 되었고, 예정대로라면 내일,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에 입성하게 된다. 여전히 이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무슨 힘이 나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걷도록 한 것일까. 그런데 답은 아주 간단하다.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작할 수만 있다면 끝까지 갈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것 같다. 시작할 수만 있으면 나머지는 그것으로 인해 완수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그러니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그 이후 계속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쉽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첫발을 내디디기 위해 얼마나 동분서주 했나. 그리고 처음 이틀을 수일처럼 여기며 마음 졸이지 않았나. 그리고는 막바지에 이른 것이다. 마지막 27, 28일차가 무척 힘겨웠지만 이젠 그런 모든 고통도 넘어서는 감격의 순간으로 성큼 다가가고 있다. 
201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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