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차, 벨로라도에서 아헤스 가는 길27.7km(1) 


일찍 길을 나서기 때문에 이른 아침 해가 뜨는 멋진 장면은 순례자의 뒤를 따른다.  


또산또스Tosantos 바위의 성모 마리아 예배당


비얌비스띠아Villambistia



바게트 빵과 필라델피아 치즈면 점심이 된다는 레베카와 식당에서 먹어야 한다는 그녀의 친구! 

다시 만나 반가움을 웃음으로 드러낸다. 


산 펠리세스 유적지...그 앞에 순례자의 텐트가 있다.



까미노에서 만난 거의 유일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온 순례자, Little Mary!

한 번 길을 가르쳐준 후 볼 때마다 my friend!하며 인사해준 인상적인 사람이었다.


끄레덴씨알(순례자 여권)을 받을 때 적어내는 종이에 까미노를 걷는 이유를 표시하는 칸이 있다. 종교, 영성, 문화, 스포츠, 기타. 이 네 가지 이유 외에도 더 많은 이유들을 가진 이들이 까미노를 걷는다. 저렴하게 유럽여행을 하기위해, 심지어 살을 빼려고 온 이도 있었다. 개중에는 친구가 갔다 오라고 해서 왔다고 했다. 그렇게 다양한 이유로 까미노를 걷는 이들을 순례자라고 한다. 처음에는 순수하지 않은 이유로 온 사람들이 길을 오염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동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과 달리 까미노는 이유를 묻지 않는 것 같았다. 앞세운 이유가 뭐든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대로 묵묵히 품어주었다.  
다만 스페인 사람들의 시선, 특히 대도시에서 순례자를 보는 눈은 솔직했다. 줄줄이 들어서는 순례자들에게 거의 관심이 없어 보였다. 이젠 순례자가 아니어도 그 도시는 돌아가고, 순례자들이 예전처럼 종교적이고 영적인 이유만으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서양인들이 한국 사람을 보면서 굉장히 궁금해 한다. 중국도 일본도 아닌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어찌 이리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것이냐고. 그들에겐 한국은 그리 잘사는 나라로 보이지 않고 더구나 기독교 국가도 아닌 것으로 알기 때문에 당연한 의문일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까미노를 소재로 한 책들이 많이 나왔고, 붐을 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주지만 쉽사리 의혹이 풀리지 않는다는 눈치다. 그들이 어떻게 보든, 뭐 어떠랴. 한 해에 한국인 약 2,500명이 까미노를 걷는다는데, 그 가운데 절반이라도 깊은 사색의 기회를 얻고 간다면 그 얼마나 우리나라에 좋은 보탬이 되는 것인가.

201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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