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차, 산또 도밍고 Santo Domingo


문을 열기 전에 알베르게에 도착하면 도착한 순서대로 짐을 내려놓고 기다린다.


닫혀있던 문이 열리자 그 안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하루 순례체험을 하는 어린이들


쌍둥이 같은 자전거 순례자들.


열한번째 목적지는 산또 도밍고이다. 비교적 짧은 거리이기에 이른 시간에 도착했고, 시간 여유가 있어 도시를 이곳 저곳 살펴볼 수 있었다. 한국과 달리 유럽은 도시에 이름을 붙일 때 사람의 이름에서 따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곳 산또 도밍고 역시 과거 이 도시와 순례자들을 위한 삶을 살았던 이를 기려 그의 이름을 도시의 이름으로 삼았다고 한다.

지난 순례의 역사가 깊이 배인 산또 도밍고에서 또 '아바디아 시스떼르시엔세 누에스뜨라 세뇨라 데 라 아순시온'이라는 긴 이름의 유서깊은 수도원 부속 알베르게에서 하루 밤을 묵었다. 그 연륜만큼이나 옛스런 매력을 간직한 곳이다. 새로 꾸며 시설이 좋은 알베르게가 하나 더 있었지만, 꼭 이 곳에 묵어야한다며 찾아오는 이들이 있을 정도였다. 동행했던 아주머니는 긴 이름 때문에 짐이 같은 이름의 수도원으로 가버려 저녁 무렵까지 애를 태워야했지만, 이 역시도 고스란히 그리운 추억이다.

알베르게는 도시마다, 운영하는 이들에 따라 각양각색이지만 피곤한 몸 누일 수 있는 침대와 작은 샤워부스만 있으면 족하다. 삐걱거리는 이층침대도 눈감으면 이내 꿈나라로 안내하는 포근한 잠자리가 된다.

201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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