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차, 로스 아르꼬스에서 로그로뇨까지 27.8km



또레스 델 리오에 있는 팔각형 모양의 성묘 교회 -템플기사단과 예루살렘에 있는 성묘교회와 관련있는 교회



비아나, 스페인 전통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라 리오하 지방의 주도 로그로뇨


까미노 순례를 준비하면서 약간은 걱정과 함께 반대로 결의를 다졌던 부분이 '혼자 걷기'였다. 그러나 까미노는 혼자 걷는 길이 아니었다. 길은 역시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곳. 하루 이틀 그 이상 앞서거니 뒤서거니 인사를 주고받으면 걷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가며 마치 오랜 동료를 만나듯 따듯한 시선을 주고받게 된다. 한국사람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프랑스 사람, 스페인 사람, 독일 사람, 이태리 사람, 미국 사람... 

그러니 한국사람을 만나는 것은 말해 뭐할까? 특히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이들 간에는 묘한 동질감이 생기면서 가족같은 연대감마저 갖게 된다. 아마도 이것이 순례자를 위해 신이 준비한 안전장치가 아닐지. 왜냐면 까미노는 보통 초반 열흘이 이런저런 일들로 어려움을 겪는데, 이 때 힘이 되어주는 이들이 가까이 있게 되는 것이다. 
라 리오하La Rioja 지방의 첫 번째 도시(마을)이고 주도인 로그로뇨, 순례 시작 후 가장 많이 걸어 도착한 곳이고(27km), 처음으로 베드버그에 물린 자국을 발견했다. 그래서 더욱 함께하는 이들의 존재가 큰 위안이 되었던 곳이다. 베드버그에 당황하고 있을 때 진심어린 관심과 위로의 말들이 큰 힘이 되었다. 이후에도 위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가져온 귀한 약을 나눠주기도 했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이런 길벗들이 있었기에 끝까지 순례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201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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