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를 보면 어른스러움이 많이 결여된 모습들을 본다.
묵직하게 사회를 넓게 품는 사람, 세력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의 어른스러움의 실종은 장남문화의 단절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장남의 문화란 책임감과 여유, 포용력 등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 대가족으로 살며 여러 대가 함께 살았을 때 형들이 그런 역할을 감당했다.
작은 아들은 작은 아들로 살지만, 그 작은 아들의 장남은 큰 아버지를 보면서 장남의 역할을 배운다.
그래서 장남의 문화는 단절되지 않고 가정에 사회에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핵가족화되면서 작은 아들의 집에서 자라는 장남은 더이상 장남의 역할을 배울 곳이 없다.
그래서 차남인, 막내인 아버지의 약간 느슨한 책임감, 조급함, 이기적인 태도를 배우게 된다.
이로 인해 사회는 점점 빠르게 개인주의화된다. 

물론 모든 장남 문화가 다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좀 더 통큰 사고, 넓게 품는 가슴은 이 시대에 더 없이 소중한 덕목이 아닐까.

오늘 노회를 했다.
노회 중 우리 교단을 장자교단, 우리 노회를 장자노회라고 부르는 것을 여러번 들었다.
그렇다면 장자답게 책임있고, 통큰 마음과 헌신적인 모습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지금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인 '금권선거'에 대한 단호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여러 목사 장로님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용단을 내렸다.
총회에 노회총대를 보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총대로 뽑히는 순간 금권선거에 빠져들고, 그렇게 총회에 가봐야 할 수 있는 일이 크지 않기에
아예 총대를 파송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뽑지도 않기로 한 것이다.
물론 그 정도로 되겠느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몇몇 목사님들의 충정어린 호소는 가슴 뭉쿨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진작에 이런 결의를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아 들지만,
그래도 뭔가 변화와 개혁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다는 것에 고무적인 하루였다.

장남이든 아니든, 장자든 그렇지 않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어르스러움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정말 이 사회가 너무 가벼워졌다.
대통령도 형이 국회의원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 중에 형님으로 모셨던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지
너무 가볍게 호들갑 떨듯히 일하는 것 같고, 언론은 진중한 고민이 없이 흥미만을 좇아 다니며
사람들의 정신을 산만하게 하고 있는 것이 오늘 한국의 자화상이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누가 뭐라고 했다고 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벌집을 만들어 버린다.
좀 기다려 줄 줄도 알고, 이해하려는 넓은 마음 더더욱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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