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처음 쓸 때는 버스정류장에 서서 내가 기다리는 버스 위치를 검색해 보며 어디쯤 오고 있는 지를 아는 것에 뿌듯해 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엔 폰을 꺼내서 검색해 보려고 하다가 멈추어 버린다. 귀찮아서이기도 하지만 뭐 꼭 그걸 검색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다. 그냥 기다려도 오고, 추적을 해 본다고 해서 더 빨리 오는 것도 아니니 의미 없는 소비적 행동같아서이다. 
그 시간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의 끝자락을 잡아서 이런 글 하나 더 쓸 수 있는 소재를 만들어 보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엔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요금제를 바꿔야 할 판이다. 꼭 필요할 때만 살짝 터치할 뿐.
이제 초고속 인터넷은 보편화 되고, 핸드폰도 그냥 핸드폰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우리의 정서는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에 영혼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더이상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 전하는 것을 보고 듣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글을 쓰더라도 잠시 지나가는 감정을 단문으로 아주 짧게 그리고 무책임하게 쏟아놓을 뿐이다.

오늘 새벽에 담임목사님께서 주신 말씀 가운데 너무도 적절한 구절이 있었다. "속도를 낸다고 빨리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우리의 삶이 빨라졌다고들 하지만, 정작 자신을 진실되이 돌아보는 데도 느려졌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 역시 느려지고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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