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돌아오는 절기설교를 준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 '뭐 이 시기에 그 본문에 그 말씀이겠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올 해도 변함없이 사순절이 시작되었고, 돌아오는 주일이 두 번째 주일이다.
지금 어린이부는 매일 성경읽기를 하고 있고, 주 중에 읽는 본문 중에서 주일 본문을 정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에 정해진 본문은 마태복음 20:29-34의 말씀이다.
그런데 2월 마지막 주 설교 본문과 내용상 겹치는 부분이 있다.
두 소경의 치유 사건이다.
다른 복음서는 고침 받은 소경은 한 명인데 마태는 꼭 두 명이다.
가다라(거라사)의 광인도 두 명이었다.
마태가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썼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증인이 두 명이 되어야 한다는 율법에 좀 더 충실하려 했던 것 같다.
신 19:15 사람의 모든 악에 관하여 또한 모든 죄에 관하여는 한 증인으로만 정할 것이 아니요 두 증인의 입으로나 또는 세 증인의 입으로 그 사건을 확정할 것이며
이 전통에 의해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송하실 때도 두 명씩 보내셨다고 다른 복음서(막6, 눅10)도 전하고 있다.
연관을 지어 본다면 두 명의 전통은 정탐꾼 열두 명에서 실패를 경험한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탐꾼을 두 명을 보내는 것에서부터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예수님께 눈을 뜨게 해 달라는 소경이 두 번 등장하는데
9장에서의 사건과 20장에서의 사건을 어떻게 다른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을까?
그 포인트는 예수님께 있는 것 같다.
소경들이야 9장이나 20장이나 고쳐 달라는 것에 목을 매는 입장이니 말이다.

장소적으로도 9장은 가버나움 인근이었고, 20장은 여리고였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고 계실 때이다.
이미 예루살렘에 올라가 고난을 받고 죽으실 것이라는 수난예고를 세 차례나 하신 다음이었다.
그러니 예수님의 마음가짐의 그 비장함을 빼놓고 이 사건을 읽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정말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계실 때,
어쩌면 주변에 사람들은 많았지만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뿐이었으니 혼자 외롭고 쓸쓸하다 못해
참담한 심정까지 느끼셨을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그 예수님을 향해 또 소경 둘이 소리를 지른다.
불쌍히 여겨 달라고...
이놈의 인생들은 참 어디까지 예수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예수님께서 지금은 그럴 정신이 아니니 돌아가라고 하셔도 됐을 법한데
예수님은 너무도 친절하게 그들을 향해 서셨고, "무엇을 해 주기를 원하느냐?"고 질문을 하셨다.

특히 교회에서 교사로서 어린이들을 상대할 때,
교사를 하겠다는 것이 대단한 결단이고, 그러하기에 교회학교 부서에 있는 것 그 존재 자체로 귀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내가 여기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고 큰 선택을 한 것인데, 나에게 이거해라 저거 해라 할 수 있어? 그리고 이 어린놈들은 그것도 몰라주고 불평하고 귀찮게 하는 거야?'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이 가끔씩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이 왜 나를 몰라주느냐는 식의 생각 말이다.
우리도 그러할 진데 우리 예수님은 어떠셨을까?
'이 무지한 인간들이 죽음 앞에 고통당하는 나를 몰라주고 또 뭘 더 해 달라고 한단 말인가?'라고 불평을 하실 수도 있는 일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예수님은 그런 인간들을 그들의 말처럼 불쌍히 여기셨던 것 같다.
초지일관 어떤 상황에서도 예수님은 인간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온전케 해 주시고 싶은 마음을 잃지 않으셨다.
그래서 우리가 사순절에 묵상해야 할 예수님의 마음이 이 마음이 아닐까.
예수님께서 당신을 내어주면서도 우리들을 걱정하고 불쌍히 여기셨던 그 마음, 
그런 여정을 걸으시며 겪으신 고통스러운 심정을 느끼고,
그 길로의 초대에 대한 응답하는 삶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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