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7.~18. ABC트레킹 첫째날~둘째날

간드룩(1,940m)


몸살 기운이 있기는 했지만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버틸만 하다고 여겼다.

해가 지는 시간에 접어들면서 한기를 느꼈지만 그것도 기온이 낮은 탓인줄로만 알았다.

얼마나 힘겹게 올랐든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했고,부족하나마 온수도 나오고 

손에 잡힐듯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 등 히말라야 산맥의 봉우리들의 그 빼어난 풍광을 보고 있으니 뭐가 문제인가 싶었다. 

안나푸르나로 향하는 길에서 3대 뷰포인트 중 하나인 간드룩에 있는 것이니 더더욱.

뒤늦게 도착한 네팔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느라 폼잡는 모습도 알게모르게 크게 위안을 주었다.


저녁은 7시정도에 가능했다.

주방에서 한참이나 요리를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정작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은 나 혼자 뿐이었다.

단체 손님들은 객실에서 먹는 지, 아니면 자신들이 준비한 것을 먹는 지 알 수 없었다.

점심은 볶음밥 종류를 먹었으니, 첫 롯지에서의 식사는 네팔 전통 음식을 먹고싶었다.

한국사람이 먹기에도 무난하다는 그 달밧을 주문했다.

 


아마 간드룩에서 본 달밧이 가장 정갈하게 담겨서 나온 것 같다.

이후에 다시 먹지는 않았지만, 현지인들이 먹는 것을 보니 이렇게 깔끔하게 담겨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아무튼 처음 대면한 달밧!

닭고기가 들어있는 카레는 얼마나 자극적인지

한술 뜨고 혀를 찼던 마늘녹두죽이 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블로그들에서 먹을만 하다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입맛을 가진 것인지 궁급했다.

이후에도 한국사람들 중에 달밧을 주문해서 먹는 이들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독특한 카레 맛 때문에 다른 음식들까지도 먹지 못하는 경우는 봤다.

아무튼 몸상태처럼 입안 상태도 좋지 않아서 맛을 온전히 느끼지는 못했지만

한 번으로 족한 달밧과의 첫 만남을 갖고 간드룩에서 트레킹 첫날 밤을 보냈다.


한국의 겨울처럼 기온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실내 온도가 10도 이하로 떨어지는데 난방이 되지 않으니 더 춥게 느껴졌다.

좁은 침낭 안에서 불편한 잠을 자니, 상쾌한 아침을 맞기 어려웠다.

다행히 이른 시간부터 비추는 따듯한 햇빛 덕분에 찌뿌둥한 몸이 기지개를 켤 수 있었다.

몸도 덥혀주고, 마르지 않은 옷가지들을 순식간에 말려주었으니.

그리고 어제 저녁과는 또다른 자태로 맞아주는 히말라야가 있어 또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아~ 저기로 가고 있구나 싶어 그져 신기함에 한참을 멍하니 바라만 봤다.

 

 

안나푸르나 남봉

 

마차푸차레

 

 

아침으로 먹은 구릉빵. 안나푸르나 지역에 거주하는 구릉족의 전통 빵이라고 한다.

 

롯지의 꼬마인데, 사진보다 훨씬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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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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