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캄보디아 하면 앙코르왓(더 정확히 말하면 앙코를 유적. 앙코르왓은 가장 널리 알려진 사원 하나만을 가리킴)이고, 앙코르왓은 씨엠립이라는 캄보디아의 세번째 도시를 중심으로 돌아 볼 수 있다. 돌아 본다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씨엠립을 가려는 계획을 세울 땐 출발 전부터 이 돌아보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뭐 단체로 여행사를 끼고 가게 된다면 그런 준비를 할 필요는 없다. 여행사에서 준비한 에어콘 나오는 시원하고 편안한 버스를 이용할테니 말이다. 

자, 이제부터 하고싶은 얘기는 사실 이 편안한 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너무도 편안히 다녀오셨고, 또 그렇게 가려고 하시는 분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서...


씨엠립을 다녀온 이들에게 씨엠립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뭐였냐고 물으면, 아마도 '뚝뚝'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거다. 길 양 옆으로 뚝뚝이와 그 기사들이 죽치고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다 못해 자기의 뚝뚝을 좀 이용해 달라고 애원을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한 이야기는 말미에 하고, 우선 하려고 하는 얘기는 앙코르 유적 탐방(관광)을 이 뚝뚝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뚝뚝은 오토바이의 뒤에 마주보고 앉은 수 있는 의자가 있는 마차(?) 같은 것을 달아서 만든 이동 수단이다. 내 생각엔 최대 인원이 4명인데, 더 타고 다니는 것도 본 적 있다.


거의 일주일을 함께 했던 따비의 뒷 모습


뚝뚝을 이용하면 좋은 점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일단 뚝뚝을 이용해 돌아다니면 탁트인 시원함을 경험하게 된다. 캄보디아가 연중 기온이 높아 덥지만 달리는 뚝뚝 위에서는 그 더위를 비껴갈 수 있다. 바람이 온 몸을 휘감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또 뚝뚝을 타고 이동하면 주변 풍광은 물론 지나쳐 가게되는 작은 유적들, 그리고 현지 사람들의 삶의 현장들을 더 가깝게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 역시 뚝뚝을 이용해 이동하는 다른 관광객들과 눈을 마주칠 수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관광객이나 현지인 청소년들과도 웃음으로 인사를 나눌 수도 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는 전혀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 뚝뚝 위에서는 매 순간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뚝뚝을 이용하라고 강력하게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유독 한국 사람들만(물론 다른 나라도 간혹 있긴 하다. 그리고 중국사람들도 좀 있다.) 더 단체로 커다란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눈에 띄어 어쉬움이 더 컸다.


그럼 아마 가이드 이야기를 할 거 같다. 그런 많은 유적들을 돌아보려면 가이드의 안내와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냐고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처음 간 곳에서 가이드가 해 주는 그 장황한 설명, 솔찍히 조금만 지나면 다 잊어버린다. 그리고 여러명이 서서 설명을 들으면 잘 듣지도 않게 되고, 앙코르왓 회랑에 모여 길을 막고 서서 설명을 듣는 것이 또 얼마나 민폐가 되는 지 모른다. 그 부분 주의가 필요하다. 


난 이 부분에 대해서 공부하고 가라고 충고하고 싶다. 꼭 역사책은 아니더라도 가이드북 좋은 것 구하면 웬만한 가이드 몇 명 보다 낫고, 더 정확한 설명을 담고 있기도 하다. 가이드 설명 듣다보면 극적인 효과를 위해 과장을 하거나 아예 근거 없는 얘기를 하는 것도 보게 된다. 그러니 가기 전에 공부(예습)하고, 현장에 가서는 그것을 확인하며 감격하는 것이 최상인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앙코르와트 내비게이션](정숙영, 그리고책)이 그래도 좋은 가이드 북인거 같다(본인 이 책과 아무 상관 없음ㅋㅋ). 이거면 예습도 탐방계획 세우기도 충분히 가능하다.


만약 준비만 잘 되어 있다면, 한국말 잘하는 뚝뚝 기사를 찾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어디어디' 하며 스케줄 전달만 할 수 있으면 누구든 상관이 없는 거다. 그래도 못 미더울 땐 한국말을 잘하는 뚝뚝 기사를 한국에서부터 섭외하고 가면 된다. 인터넷에 '태사랑' 홈페이지를 검색해 들어가서 캄보디아 섹션을 찾으면 뚝뚝 기사들에 대한 이용후기들이 올라와 있는 게시판이 있다. 거기서 마음에 드는 기사를 골라 카톡으로 연락을 하면 바로 답을 얻을 수 있다. 참 좋은 세상이다. 그러면 현지에 있는 어느 여행사 연결 한 거 보다 안심하고 첫발을 내 디딜 수 있다.


여기서 뚝뚝을 이용할 때 또 하나의 장점이 나왔다. 바로 스케줄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 그날 그날 가고 싶은 곳을 정할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은 뚝뚝 기사와 논의도 할 수 있다. 참,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뚝뚝 기사는 뚝뚝이 갈 수 있는 곳에만 갈 수 있다. 뚝뚝을 두고 유적 안으로 함께 들어갈 수는 없다. 그러니 뚝뚝을 이용할 때는 만날 시간과 장소를 약속하고 들어가야 한다. 같이 다닐 수 있는 방법은 뚝뚝 기사 입장권을 끊어주면 되는데... 알다시피 입장료가 비싸기도 하지만, 예습을 잘 했으니 그럴 필요도 없다. 


그리고 또 장점이 하나 더 있는데, 뚝뚝을 이용하면 현지인 한 명은 확실히 친해질 수 있다. 한국말을 잘 하는 기사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인사만 주고 받고 여행과 관련된 정보만 교환하지만, 마칠 때 즈음에는 나라 돌아가는 얘기, 자녀 얘기, 인생 얘기 등 심도있는 대화도 나누게 된다. 이 부분 유적, 환경, 문화 등등과 어울려 여행의 깊이를 더하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돌아와서도 가끔 카톡으로 안부를 물기도 하고, 다른 여행자들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물론 모든 일이 그렇지만, 뚝뚝 기사 중에 이런저런 요구를 하고, 여행자를 불편하게 하는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건 어떤 일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니, 잘 알아보는 것은 필수이겠다. 태사랑도 괜찮고, 아래 사진을 빌려온 사이트에 가도 뚝뚝 이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있다.


(뚝뚝을 찍은 사진이 없어서 ttearth.com에서 빌려온 사진)

블로그 이미지

dols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