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차, 비야프랑까에서 오세브레이로 가는 길 30.4km(1) 




내리막이 얼마나 급한지 아래에 있는 마을 뜨라바델로Trabadelo가 바로 발 밑에 있는 것처럼 눈에 들어온다.



까미노에서 심심치 않게 지팡이와 가리비를 파는 집들을 볼 수 있다.




말을 이용하려면 연락하라는 안내문이 오세브레이로까지 힘든 구간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까미노 최악의 내리막을 만났다. 비아프랑까를 벗어나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우측 오르막을 오르는 까미노가 있다. 어두운 시간에 몇 안 되는 순례자들이 오르다 결국엔 앞뒤에 아무도 없는 산 길을 걷게 되었다. 이 길이 맞는지 반신반의하면서 걷다가 저 만치 멀리서 내가 걸어온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곤 안도하며 가던 길을 제촉했다. 그런데 안심은 얼마 가지 않아 분심으로 바뀌었다. 까미노 최악의 내리막을 만난 것이다. 전체적으로 긴 구간은 아니었지만, 무릎의 고통을 참아내는데 한계를 느끼며 미끄러지듯이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내리막은 가혹하다. 인생도 그렇겠지... 내리막에서 중심을 잃으면 몸도 마음도 상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럴 때일수록 더 함께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잡고 있는 지팡이를 더 꽉 붙잡고, 다음 목적지를 위안 삼아 힘을 내야한다.
201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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